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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땡아!뚱땡아-38

하이수 |2005.11.10 08:42
조회 380 |추천 0

 다음까페 : 하이수의 하나지기

 

 

 

 

 

 

 

 

 

 

 

 

 

 

38편

 

 

 

 

 

 


 

“야, 야! 일어나봐!”

 

 

 

 

 

내 품으로 고꾸라진 베이비를 일으키려 온갖 애를 썼지만, 몇 초도 되지 않아서 다시 내 품으로 고꾸라질 뿐이었다.

 

혼자 발버둥치기도 십여분..

 

숨까지 가쁘다.

 

..망할 놈! 술을 얼마나 쳐마셨길래!..

 

슬그머니 눈을 내리까니, 베이비의 곧게 뻗은 검은 머리카락이 보였다.

 

..그리고 머리는 또 왜 핀거야? 파마 때가 훨씬 귀엽더니만..

 

이런저런 베이비에 대한 잡생각을 하는 나의 콧 속으로 희미하게 스며드는 냄새.

 

베이비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샴푸 냄새 비슷한 향기? 라고 해야 할까?

 

이젠 대놓고 베이비의 머리카락을 한움큼 쥐어서 가까이 코를 대고 숨을 들이켰다.

 

 

 

 

 

 

“흐으으으으음~~!”

 

 

 

 

 

 

무슨 냄새라고 딱히 꼬집을 순 없지만 나는 한번도 맡아보지 못한, 처음 맡아보는 특이한 꽃 냄새 같았다.

 

베이비를 조심스레, 있는 힘껏 벽 쪽으로 밀었다.

 

 

 

 

 

 

“......?”

 

 

 

 

 

 

어라?

 

왠일로 내 생각대로 얌전히 벽에 기대어 잠에 취해 있는 베이비.

 

턱을 괴고 베이비의 얼굴을 물끄러미 봤다.

 

..가만! 생각해보니까 이 놈은 술만 먹음 왜 꼭 내 앞에서 자냐!..

 

아무리 봐도 곱디 고운 이 얼굴.

 

여자애들이 꺄악!꺄악! 소리지르면서 따라다니고도 얼굴 말이다.

 

그 잘난 얼굴이 지금 내 앞에서 자고 있다.

 

요리 뜯어보고 저리 뜯어봐도 천사같은 이 얼굴 어디에서 그렇게 심술이 나오는 걸까!!

 

..가만, 찾았다!

 

갸름한 줄만 알았던 날렵한 턱선.

 

가만히 보니 그 예술적인 턱선의 정상에 살짝이 숨어져 있는 포동포동한 살이 보였다!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역시 애 아니랄까봐..

 

분명 젖살이 분명했다.

 

갸름한 저 볼딱지에 붙어 있는 젖살이라니!

 

굉장한 것을 찾아낸 느낌이다!

 

 

 

 

 

 

“이 놈, 아까 내 볼 늘여뜨렸지!! 너도 한번 당해봐라!”

 

 

 

 

 

 

베이비가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자고 있는 베이비의 양볼을 쭈욱 잡아당겼다.

 

 

 

 

 

"이 놈의 심술보따리 같으니라고오~!!"

 

 

 

 

 

 

쫀득쫀득 내 손에 짜악 달라붙는 게, 늘어지기는 어쩜 그리 쫀득하게 늘어지는지..

 

볼살도 무지하게 연했다.

 

..이거 꽤 재밌는데?..

 

주물럭주물럭도 해봤다.

 

쫀득쫀득만 한 줄 알았더니, 몰캉몰캉 여간 재밌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허억~!!

 

너무 세게 주물렀나보다.

 

정신 못차리고 자던 베이비의 두 눈이 말똥말똥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어..어... 그러니까.. 볼에 뭐가 묻어있더라..”

 

 

 

 

 

 

“놔.”

 

 

 

 

 

 

 

“진짜라니까!”

 

 

 

 

 

“재수 없는 나뚱.”

 

 

 

 

 

 

표정 변화 없이 대뜸 말을 내뱉는 베이비.

 

재수 없는.. 뭐?

 

 

 

 

 

 

“뭐? 너 방금 재수랬어? 나 재수 없다는 말이냐구!”

 

 

 

 

 

 

비틀비틀거리며 바닥에서 일어나는 베이비.

 

 

 

 

 

“야!”

 

 

 

 

 

일어나자마자 다시 비틀하는 베이비를 나도 모르게 부축했다.

 

베이비는 그런 내 손을 매정하게 치워버렸다.

 

 

 

 

 

 

“재수 없는 나뚱.”

 

 

 

 

 

 

이번엔 정확히 들었다.

 

도대체 나뚱이 뭐야?

 

 

 

 

 

“나 너한테 한 것도 없는데 왜 내가 재수가 없냐!!

 

그리고 나뚱은 또 무슨 욕이야! 새로 나온 신세대 욕이냐구!”

 

 

 

 

 

 

천천히 걸어가던 베이비가 다시 나에게 왔다.

 

그 모습에 괜시리 쫄은 나.

 

 

 

 

 

“왜..왜 그래!!”

 

 

 

 

 

 

“나뚱.. 나쁜 뚱땡이. 다신 너 안본다.”

 

 

 

 

 

 

라더니 이층으로 올라가버렸다.

 

비틀비틀 잘도 말이다.

 

그런데 뭐...나쁜 뚱땡이? 도대체..도대체 내가 뭘 어쨌다고!!

 

내가 왜 나쁘냐고! 다신 날 안봐? 쳇!! 내가 언제 보자고 했어!

 

지 혼자 난리 쳐놓고!

 

씩씩대며 나도 내 방으로 들어와 버렸다.

 

집 안으로 들어오자 그제서야 쿵닥거리던 심장이 잔잔해지면서 몸의 피곤함이 몰려왔다.

 

그리고 그렇게 바로 쓰러져서 잠이 들었다.

 

나쁜 베이비..생각하면서 말이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길래 나쁜 뚱땡이인지..

 

그리고...그리고 정말 다신 날 안보는 건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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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큰 소음 소리에 잠에서 벌떡 깼다.

 

문을 열어제치니, 눈부신 햇살이 내 눈을 제대로 못 뜨게 했다.

 

조심스레 대문 쪽으로 걸어가자 이층에서 무언가를 짊어지고 나오는 베이비가 보였다.

 

가만히 보니 이불이었다.

 

 

 

 

 

 

“야, 너 지금 뭐하는 거야?”

 

 

 

 

 

날 밝은 데서 보니 베이비의 바뀐 헤어 스타일은 굉장히 신선했다.

 

베이비가 아닌 것 같았다.

 

너무..너무 차가워 보여서 접근하기 어려워!!..

 

베이비는 힐끔 날 쳐다보니 무시하고 이불을 들고 나가버렸다.

 

나는 그 뒤를 따라 나갔다.

 

베이비는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재활용 코너에다가 이불을 던져버리는 것이었다.

 

세상에! 저 아까운 걸! 산지 얼마도 안됐는데!

 

베이비가 던져 버린 이불을 냅다 주워들고 베이비의 뒤를 쫓아갔다.

 

 

 

 

 

 

“야, 너 무슨 짓이야! 그걸 왜 버려!!”

 

 

 

 

 

 

다시 대문으로 들어가려는 베이비의 앞을 막아섰다.

 

이놈의 이불, 꽤나 무거웠다!

 

 

 

 

 

 

“나뚱, 나와라.”

 

 

 

 

 

 

“뭐하는 거냐고!”

 

 

 

 

 

“다신 너 안본댔지.”

 

 

 

 

 

 

처음 들어보는 베이비의 싸늘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엉거주춤 물러섰다.

 

몰랐는데..정말 몰랐는데 베이비가 이렇게 차갑게 생긴 놈인지 몰랐다!

 

항상 베이빈 내 앞에서 쌩글쌩글 웃고 있었으니까..

 

나는 알 리가 없었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는 거지?

 

베이비는 나를 지나쳐 이층으로 올라가더니 방에 그나마 몇 개 있던 물품들을 모조리 쓸어서 내려오는 것 같았다.

 

모조리 재활용 코너에 쏟아내더니, 내가 안고 있던 이불까지 다시 뺏어서 다시 재활용 코너에 던져버렸다.

 

저 못된 심술 같으니라구!

 

버려진 자신의 물건들을 잠시 바라보던 베이비,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나뚱, 잘 살아라. 다신...보지 말자.”

 

 

 

 

 

 

그렇게 말한 베이비는 미련 없이 골목길을 내려가 버렸다.

 

다신 보지 말자는 베이비의 목소리는 얼음이었다.

 

내가 처음 느껴보는 얼음..

 

나는 멍하니 서 있었다.

 

마음이.....마음이 허전했다.

 

내가..내가 도대체 뭘 잘못한 거지?

 

지금부터...지금 이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정말 베이비를 못 볼까?

 

갑자기 두려웠다.

 

뭐가 두려운지는 몰랐지만, 너무 두렵고 겁이 났다.

 

..이화봉! 흔들리지 마! 겁내지 마! 두려워하지 마! 그럴 필요 없잖아!..

 

힘차게 내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했다.

 

...차라리 방금 그 일이 꿈이었음 좋겠다.

 

나를 보며 말했던 베이비의 예쁜 눈동자가, 차갑게 빛났던 눈동자가 자꾸만 어른거렸다.

 

 

 

 

 

 

 

-쿵쿵쿵-

 

 

-쿵쿵쿵-

 

 

 

 

 

 

 

안그래도 허술한 내 문짝 누군가 부수려고 작정을 하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들었던 잠에서 깨어 벌떡 일어났다.

 

 

 

 

 

“화봉아! 화봉아!”

 

 

 

 

 

 

문을 벌컥 여니 활짝 웃고 있는 태미가 보였다.

 

 

 

 

 

 

“좋은 아침! 약속한 대로 죽 가지고 왔어! 어때?

 

나같이 약속 잘 지키는 친구 두니까 무지 좋지! 이거 받아!”

 

 

 

 

 

 

“어? 어 고마워...”

 

 

 

 

 

 

..그래, 이화봉. 베이비는 너한테 아무것도 아니었잖아. 이화봉 너한텐 태미만 있으면 되는 거잖아..

 

 

 

 

 

 

“너 이거 꼭 챙겨먹어야 해, 알았지?

 

맘 같아선 너 다 먹는 거 보고 가고 싶은데 나 오늘 아침에 무지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거 우리 엄마가 직접 끓인 전복죽이다!

 

밥 한톨 남기지 말고 먹어, 알았어?”

 

 

 

 

 

 

“알았어. 꼭 다 먹을께.”

 

 

 

 

 

 

“너 나 없어도 밥 좀 잘 챙겨먹어. 그 덩치에 영양 실조라고 하면 남들이 웃는다구!! 알았어?

 

앞으로 또 영양실조에다가 쓰러지기까지 하면 죽을 줄 알아! 나 간다!”

 

 

 

 

 

 

태미 목소리.. 다시 한번 느끼는 건데 정말 크다!

 

태미는 전생에 여장부임이 분명할 것이다!

 

씩씩하게 사라지는 태미의 뒷모습을 지켜본 후 나는 방바닥에 조심스레 태미가 가져온 죽을 내려놨다.

 

그 때 다시 벌컥 열리는 방문 사이로 무언가가 쏘옥 튀어나왔다.

 

 

 

 

 

 

“......?”

 

 

 

 

 

 

베이비의 자그마한 머리통이었다.

 

그렇게 차갑던 아까의 모습은 어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뭐가 그리 좋은지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너 뭐야! 다신 보지 말자며!”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은근히 반가웠다.

 

 

 

 

 

 

“뚱땡이 너....”

 

 

 

 

 

 

뻘쭘하게 웃고 있는 저 심술쟁이 베이비가 미워 마땅할 텐데, 왜 이렇게 저 모습이 지금도 내 눈엔 귀엽게 비추어지는 걸까!

 

 

 

 

 

 

“나뚱이라며!”

 

 

 

 

 

 

“어제......많이 아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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