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밤새 고문 아닌 고문을 당했던 희지는 차마 계약 약혼녀라고 말할 수 없었다.
버벅 거리며 약혼자라고 말한 정욱 말에 대한 해명...
정욱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고...
호구조사...
나이 어리고 젊고 유능한 그지만 싸가지가 없다며 조만간 헤어질 것이라고 고문당하는 중간 중간에 몇 번을 말 해도 들은 척도 않으시는 부모님...
그런 남자 또 언제 만나겠냐며 또 사람들 저마다 장단점이 있다며 장점은 더욱 이뻐라 하고 단점은 커버해 주며 잘 사귀어 보라며 적응 밀어주시려는 부모님...
더욱 골치 아파져 버린 상황에 희지는 한숨이 저절로 난다.
오늘 저녁에 정식으로 인사를 하러 오는 정욱...
생각만 해도 몸에 뚫린 곳은 다 막혀버리는 것만 같다.
‘정말 말도 안...돼~~~’
정욱에게 잡혀 밥하고 빨래하고 또 못하면 못한다고 구박 받는 상상에 고개를 마구 흔드는데...
그 모습을 김변은 차갑게 지나쳐 변호사실로 획~~~ 들어가 버린다.
‘어제 약속을 어겨서 화가 났나? 아닐 거야... 지금껏 한번도 회사에서 얼굴 한번 찡그린 적 없었는데... 쉽게 화 내지 않는데... 그럼 왜 그러지...???’
예전 같으면 썰렁한 농담이라도 던지고 들어갔을 그가... '잘못 본 건가...??'
자신의 방에 들어간 김변은 책상위에 희지가 적어 둔 작은 쪽지를 읽고 손으로 으깨듯 꽉 쥐어 구긴다.
이대로 포기 할 수 없는 마음...
미안한 마음에 희지는 커피 두 잔을 들고 변호사실 문을 똑똑 노크한다.
“네”
반갑지 않다는 듯 까칠한 답변이 들린다.
김변의 목소리를 들으니 더욱 마안한 마음 어쩔 줄 몰라 하며 조심히 문을 열며 웃으며 말을 거는 희지....
“^^ 변호사님... 어제 제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죄송해요. 제가 비싼 저녁...”
‘그 놈 만나는 게 급한 일이야’
김변은 재판 서류 한 장 한 장을 넘기다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됐어요. 나가 보세요.”
찬바람이 쌩쌩 분다.
“^^;; 화 많이 나셨어요. 정말 죄...”
“네... 알았으니... 나가세요.”
희지의 말을 자르며 말하는 김변의 차가운 목소리에 너무 놀라 더 이상 말을 이을 수 없다.
“네...”
나가 버린 희지...
보려고 펼친 서류를 구겨 찢어 버린다.
더 이상 이대도 있을 수 없었던 김변은 문을 열고 희지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기며 밖으로 나간다.
직장 동료들이 삼삼오오 저마다 소곤소곤 대는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들이닥친 김변 행동에 놀라며 그대로 끌려 나가는 희지...
비상계단 앞에 세워 잡았던 손목은 놓지 않고 상기된 얼굴을 식히듯 숨을 몰아쉰다.
희지도 김변 따라 크게 숨을 고르자 손목이 조여 옴을 느껴 남은 손으로 김변 손을 슬.... 밀친다.
김변은 그대로 잡고 있던 희지 손목을 살며시 놓을 듯 하다 다시 힘을 주어 잡아 그녀를 벽으로 밀치며... “아....” 희지의 놀란 눈을 바라본다.
“기다렸어 네가 날 조금이라도 봐 주길... 알아 봐 주길... 빌어먹을...”
“미...미안해요. 기다리게 해서... 그게...”
“그 말이 아니잖아. 너 바보야.”
커지는 김변 목소리에 아무런 말 못하는 눈길을 피하는 희지...
“나 너 좋아해.”
생각도 못한 김변에 말에 놀란 눈은 더 커지고 다물고 있던 입을 벌린다.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 몰랐다고 말 하지마. 아니 몰랐었더라도 좋아. 이제부터 내 맘 너에게 있어. 알아줘. 내 맘 봐 달라고...”
“벼.... 벼.. 변호사님!”
“어제 집 앞에서 널 봤어. 그 놈 옆에 있는 널... 그냥 지켜만 보고 있지 않아.”
그 말을 끝으로 아무 말 않고 그냥 희지를 자신의 눈에 담을 듯 바라보는 김변...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비상구 문으로 나가 버리는 김변...
혼자 남은 희지는 단 몇 분 사이에 날벼락 맞은 것 같은 기분이다.
‘변호사가... 변호사가... 날 좋아해... 날 좋아해...’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말이 희지 머리 속에서 맴맴 돈다.
...
..
.
<희지 집>
“준아~~ 부침개 가루 사와라.”
“엄마... 나 환자야. 환자... 또 잊었어.”
“환자... 좋아하네. 이누무시끼...”
희준을 향해 날아 차기를 하는 엄마!!!
“아... 알았어. 돈은...”
“언능 안가. 네 누나 올해엔 꼭 보내야지.”
투덜대며 나가는 희준...
‘우리 지야... 올해는 기필코... 보내야지. 정욱이라고... 그 놈 괜찮은 것 같단 말이야. 우리 지야가 엄마 닮아서 매력 있지. 아~~~암..... ’
양념 버무리던 손을 부끄러운 듯 입으로 가져가다 매운 맛에 재채기를 한다. ‘에~~~취!!’
...
..
.
먼저 약혼자라며 밝히고... 정식으로 찾아뵙겠다고 한 정욱...
이렇게 까지 하는 자기 자신도 놀라는 정욱은 어이가 없어 하지만 즐거운 마음 숨길 수 없다.
갈 준비에 꽃단장이 한참이다.
...
..
.
정욱과 함께 집에 도착한 희지...
가는 도중에 어제 부모님께 계약이란 말 하지 않았다고 말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어린 부탁을 한다.
건성건성 대답한 정욱에게 희지는 문 앞에서 다시 한번 다짐을 받는다.
알았다며 문이나 열라며 툴툴대는 정욱..
문을 열어
“엄마... 저 왔어요.”
부엌에서 뛰어 나오시는 어머니, 거실에서 tv를 보다 고개만 돌리는 부자...
“어서 와요.”
“그간... 안녕 하셨습니까.”
어제 저녁과 같은 꾸벅~~~ 각 인사를 하는 정욱...
희지는 피식~~~ 웃음이 난다.
들고 있던 꽃바구니를 내려놓고...
“들어와요. 어서..”
“잠시만...” 하며 차로 뛰어 가는 정욱...
과일 바구니와 한우 갈비짝을 들고 온다.
또 전복세트... 옥돔세트... 인삼세트... 가지가지다.
몇 번을 차로 집으로 왔다갔다 나르는 정욱 입에서 1층인 게 다행이란 말이 흘러나오는 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짓는 희지...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비타민 영양제 세트...
이제 다 나른 듯 거실로 발을 들인다.
조금 놀란 희지와 가족들... 희지 어머니는 딸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싫지 않다.
“이 많은 걸 다... 다음엔 이러지 말아요.”
“어떤 걸 좋아하시는지 몰라서...”
정욱은 자신의 머리를 몇 번 쓰다듬는다.
“한 가지 빠진 것 같아요.”
희지 동생 희준이 삐죽 말을 꺼낸다.
“뭐가...??”
모르겠다며 물어 보는 정욱...
“뼈다구... 소 꼬리뼈라든가.. 우족... 내 팔엔 뼈 국물 푹 끓여 먹으면 금방 붙은 다 던데...”
“뭐야... 남은 팔도 부러뜨리고 내가 뼈다구 사 줄까? 동생아~~~”
희지가 희준에게 다가가 팔을 뒤로 튼다.
“아... 누나.. 누나... 농담이야. 바리바리 사 들고 오셔서 그냥 아~~”
잡은 팔을 놓아 주며 눈을 돌려 정욱에게 가족들을 소개한다.
개인택시하시는 아버지, 어제 본 어머니, 철없는 동생 희준...
“밥 먹으면서 차차 얘기 합시다. 여보 밥 줘요.”
“네... 준아 상피라.”
“엄마... 또” 깁스를 한 손을 들어 보이며 “환자거든요.”
“아... 그래. 지야... 아니 지야는 엄마 좀 돕고 여보... 상 펴요.”
정욱은 멀뚱... 멀뚱... 동생 희준과 소파에 앉아 있고... 다들 부산하다.
5분쯤 지났을까...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들...
“어서 들어요. 맛은... 내가 장담하지.”
하며 희지 아버지가 먼저 숟가락을 들어 국을 뜬다.
‘이런 게 집 밥이란 건가... ’
정욱이 국을 뜨려는 그때... 초인종이 울린다.
“누구지...?” 하며 희지 어머니가 문을 연다.
“편안 하셨어요. 어머니...”
인사를 건네는 건 김변이다.
다들 놀랐지만 더욱 놀란 건 희지다.
“어머니께서 언제든 오라고 하셔서... 집 밥이 그리워서요. 어머니”
“그래요... 그래... 들어와요.”
“네...” 하며 정욱과 희지 사이로 털썩 앉는다.
정욱은 기분 나쁜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하지만 김변은 아랑곳 하지 않고 너스레를 떤다.
“희지씨... 나 손으로 먹어?”
웃으며 말을 건다. 놀라서 얼었던 희지는 김변이 손을 흔들어 정신을 차려...
“아... 네...”
얼른 부엌으로 뛰어가 수저를 가져 다 준다.
“고마워~~ ^^”
“네... 많이 드세요.”
‘나한테는 많이 먹으라고 안 터니...’ 질투가 나는 정욱...
숟가락으로 밥을 크게 한 주먹 퍼 입 안으로 쑤셔 넣는다.
“희준은 팔 괜찮아?”
“네... 덕분에 괜찮아요. 형님!”
“내가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했지.”
하며 희지는 동생 머리를 사정없이 뚝! 내려친다.
“아... 알았어. 내가 동네북이라니까...”
볼이 터지라 밥을 쑤셔 넣는 정욱에게 희지 어머니 천천히 먹으라며 등을 툭툭 쳐 준다.
“읍... 네. 너무 맛있네요. 아버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솜씨가 좋으십니다.”
“뭘 이 정도야.”
좋아하는 희지 어머니...
김변은 좋아하시는 어머니 모습에 국을 얼른 비우며...
“국이 참 시원합니다. 어머니... 한 그릇 더 주세요. 어머니...”
“그래요... 가리지 않고 잘 먹어 주니 좋네.”
김변 말끝에 꼬박꼬박 어머니라 붙이는 게 거슬리는 정욱... 질세라 정욱도 열심히 어머니... 어머니... 한다.
국그릇에 남은 건더기를 얼른 입으로 후르르.... 들여보내며 정욱도...
“어머니 저도 한 그릇 더 주세요.”
“그래.. 그래요. 천천히 많이 먹어요.”
또 김변과 정욱은 음식 하나하나 평을 하기 시작한다.
이건 새콤달콤하니 좋고...
저건 상큼하니 좋고...
국물은 예술이라는 둥... 둘은 질세라 앞 다투며 얘기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희지는 어이가 없다.
다른 가족들은 웃음 나는 걸 참는 중이다.
김변도 희지를 좋아하는 것 같아 희지 어머니는 올해 우리 딸에게 복이 터진 거라며 마냥 좋아한다.
‘둘 다 좋은데... 어쩌나... 호호~~~’
그때 정욱의 양복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린다.
“죄송합니다.”
전화를 받는다.
“형... 어디야...”
“왜”
“준우형 다음달에 귀국인줄 알았는데... 지금 할아버지 만나고 있어.”
“뭐야~ 너 뭘 알아 본거야.”
조금 신경질 적인 말투다.
다들 밥 먹다 놀라 정욱을 바라보자 정욱은 죄송하다며 고개를 몇 번 숙이며 부엌으로 걸어간다.
“작은 아버지는...?”
“준우형만 먼저 나온 거 같아.”
“그리고... 형... 남선기한테 2.5% 더 들어갔어.”
“그럼 지금까지 5.5%거야. 대체 누가 파는 거야.”
신경질 난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는다.
“형...”
“나 대구야. 지금 갈게.”
휴대폰을 끊고 정욱은 거실에 둔 옷을 챙긴다.
정욱 전화가 신경 쓰이는 희지...
“왜요? 가려구요??”
“네.. 회사에 일이 생겨서...”
정욱은 희지 부모님께 정중히 인사를 하며...
“처음 초대해 주셨는데... 죄송합니다. 다음에 또 찾아뵙겠습니다.”
“회사에 일이 생기면 가야지.”
부모님께선 신경 쓰지 말고 회사 일처리 잘 하라며 또 어깨를 두드리며 편하게 해 주시는 어머니 모습이 희지가 어머닐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나오지 마세요. 그럼 가 보겠습니다.”
“또 와요.”
문 앞에서 인사를 하는 가족과 나가는 정욱을 따라 나서는 희지...
김변은 따라 나가는 희지를 팔을 뻗어 잡는다.
희지가 뒤 돌아 자신을 잡은 주인공을 본다.
빤히 쳐다보다 잡은 손을 때어 내며 정욱을 배웅한다.
“회사에 무슨 일 있어요?”
“아니... 별일 아닐 거요.”
진짜 별일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정욱...
하지만 더욱 불길한 생각은 가시 질 않는다.
“들어가서 식사해요. 그리고 다음주에 종친 모임 있으니 그때 봅시다.”
웃어 보인다.
“조심해서 가세요.”
고개를 끄떡이며 차를 출발 시킨다.
집으로 들어와 밥 먹으려고 앉았다.
웃으며 갔지만... 전화 통화로 정욱 얼굴이 어두웠던 게 신경 쓰이는 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