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급히 조언이 필요함!!!

못난이 |2005.11.24 05:06
조회 10,999 |추천 0

 남친 잠수에 관한 글이 오늘의 톡에 선정됐네요..

실은 저도 지금 이 문제로 굉장히 고통받고 있는 여자거든요..

 

제 남친도 자주 그러진 않지만, 3년 만나면서 이번이 다섯 번째 잠수인데

매번 제가 답답해서 사과하고 전화 수십 통 하고, 메일 쓰고, 문자 날리고

별별 GR을 하면 그제서야 사나흘 만에 연락 오고 그랬거든요..

 

이번에도 정말 별로 큰 문제로 싸운 건 아닌데 (술먹고 전화 안 한 문제로 제가 떽떽거렸어요)

남친 잠수를 타 버리네요..

 

그리고 지금 약 20일이 다 되어가요..

 

헤어지잔 뜻이면 그렇게 말을 하라고 해도 다 씹고 (문자고 전화고 메일이고 다 씹어요)

혼자 있고 싶다 그러고

남의 전화 번호로 전화하면 차갑게 "나중에 얘기하자 끊는다."하고 끊어버리구요.

울어도 소용없구, 애교떨면서 '잘할께 자기야.. 그만해.. 나 힘들어..'

이렇게 문자 넣어도 막무가내고요.

'너 자꾸 이러면 나 정말 힘들어서 너 떠난다.' 이래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구요.ㅆㅂ

 

2주 넘어서면서는 속으로 '참자, 참자'하면서도 하루를 못 넘기겠더라고요.

하루 내버려둬놓고는 그 담날 아침 눈뜨면.. 오늘 쯤은 풀고 받으려나 싶어서

전화를 걸어보고 그럼 또 제 번호 확인하고 끊어버리고 수신거부 걸고

아주 미칠 지경... ㅡㅁㅡ;

 

저는 이제 여기 올라와 있는 글과 리플들 며칠간 읽으면서 점차 안정되어 가고 있고요.

정말 도 아니면 모라고 생각하고 저도 처절한 잠수를 시작할 결심을 굳건히 세웠습니다!!!!

 

내년 가을에 결혼까지 약속하고 사귄 사인데

이딴 일로 헤어질 사람이면 빨리 정리하는 게 낫겠죠.

계속 만나더라도 잠수 타는 못된 버릇은 결혼 전에 확실히 고쳐야겠고요..

 

근데 3주 가까이 잠수 타는 건 좀 길죠? (오늘로 17일 째)

제 남친 당최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여러분이 제 남친 생각을 한번 읽어 주시겠어요? 특히 남성분들

(특히 잠수 타는 데 일가견이 있으신 남성분들이면 더 좋고요..^^)

 

제 남친 지금 어떤 식으로 하냐면요..

 

1. 일단 전화는 수신거부 상태로 해 놓고, 절대 안 받는다. 모든 메일, 문자 다 씹는다.

  (다른 전화는 다 받는 것 같음.. 나쁜 쉐이...ㅠ.ㅠ)

 

2. 약 20일 간 죽어라 전화하고 문자 넣고 발악한 결과 딱 두 통의 문자가 왔는데

  하나는 "혼자 있고 싶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는 "혼자 있게 내버려 둬라 제발. 우리 이런 시간 한 번도 없었잖아." 였어요.

 

3. 제가 이런 식으로 고통 주지 말고 차라리 정 떨어진 거면 헤어지자고 말하라고,

  그게 3년 사귄 사람에 대한 예의 아니냐고 하면 씹어버립니다.

  즉, 그렇게 잠수 타면서 헤어지잔 말은 절대 안 하네요.

 

4. 잠수 기간 중 아무것도 모르시는 저희 엄마가 예비 사위 입으라고 스웨터를 떠서 부쳐주셨는데,

  (지금 남친은 직장 때문에 경기도에 있어요)

   얼마전 주말에 남친이 그 옷을 입고 고향에 내려갔더라네요.. (남친 어머님이 얘기해 주셔서 확실)

 

5. 남친 어머님께는 이 문제에 대해 상의드리고, 제가 충분히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말씀드렸고요.

  남친 부모님께서는 제 편이십니다. 저랑 남친 헤어지는 것도 원치 않으시고....

  자주 제게 전화 하셔서 남친 전화가 왔는지 물어보시고,

  아직도 전화 안 왔다고 하면 "내가 전화해서 하라고 하꾸마. 내가 혼내주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ㅠ.ㅠ

  그러면서 아들놈이 제가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니라고, 그러면 그 옷 입고 내려왔겠냐 하시면서,

  헤어지잔 생각은 하지 말라 하시네요. 제가 화나면 남친한테 좀 버릇없이 구는 경향이 있어 그 성     격 죽일려고, 버릇 뜯어놓을려고 그러는 거지 저랑 헤어질 생각은 없는 것 같다고 믿으라 하시네요.

 

6. 싸우지 않을 때의 제 남친은 떨어져 있어도 하루 세 번 이상은 전화하고, 애교도 나름대로 부리고, 사랑해.. 이런 표현도 문자로 가끔씩 하고, 만날 땐 회사에서 나오는 상품권 같은 거 챙겨서 항상 저 갖다주고 이러던 사람이었습니다. (아주 세심하지도, 아주 무뚝뚝하지도 않은 재미없는 경상도 남)

 

  위의 정황으로 봐선 제 생각엔 이 남자 저랑 확실히 끊을 자신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모르는 거잖아요... 뭘 그리 오래 생각을 해야 하는 건지 원...

 

  아 참, 딴 여자가 생긴 것 같진 않구요.. 자만이 아니라

  남친 부모님이 남친에게 "딴 아가씨 생겼나? 서울에? 그래서 이러나?" 이렇게 물어보니까

  그런 거 아니라고 짜증을 내면서 내가 알아서 하니까 가만히 놔두라고 그랬답니다... 남친이

  그리고 일단 남친 지금 모 대기업 다니는데 일이 너무 바쁘고 피곤해서

  사실 여자 만나고 다닐 시간적 여유는 거의 없고요.. (아침 8시 출근, 밤 10시는 기본, 어떨 땐 12시

  토요일도 근무하고, 일요일엔 잠으로 소일, 유일한 낙은 회사사람들과의 술자리... 지도 남자라 술집

  가면 여자도 보고 하겠지만, 그런데 쉽게 혹할 성격은 못 됨.. 술집 여자 좀 우습게 보는 스탈)

 

 사실 딴 여자가 생겼을 거란 생각은 저 안 합니다. 싸우기 이틀 전만 해도 퇴근하면서 "바쁘고 힘들지만 니 생각하면서 힘낼께. 잘자" 이렇게 문자 넣어줬었거든요...

 

자.... 이제 제 얘기는 얼추 끝났고요.. 저는 내일부터 1주~2주 정도는 잠수를 타서 남친에게 이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스스로 느낄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저에겐 최초의 시도이고요.. 상당히 떨리고 걱정이 됩니다.. 마음 한켠에선 이러다 영영 놓치는 거 아냐? 싶은 마음도 들지만, 정말 이 버릇 안 고치면 나중에 후회하고 맘고생할 일이 더 두렵거든요...

 

 여지까지는 한번도 그러질 못했지만, 남친에게 생각할 시간도 주고,

 또 저의 소중함을 깨달을 시간적 여유를 주고 싶습니다..

 제 생각이 현명한 판단인지 조언 좀 해 주세요.

 

-----------------------------------------------------------------------------------

 어제 남친에게 소포를 보냈어요.. 제 심경을 정리한 편지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요...

 읽어보고 제 마음 조금이라도 헤아려서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가 얘기해달라고 조르기 전에,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사과하고 아픈 마음 감싸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ㅠ.ㅠ

 

 리플들 모두 감사하고요.. 헤어지라 하시는 말씀들이 대세인데,

 그래도 전 아직 남친 사랑하기 때문에 여러분들 걱정은 고맙지만 마음이 아프네요...

 정말 그럴까.. 정말 이 남자 이기적인 남자일까.. 아닐거야, 아닐거야.. 자꾸 합리화를 하려 드네요..

 이번 고비만 넘기면 둘다 서로 잘 해서 행복하게 영원히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발목을 잡네요...

 저는 정말 못난 여자인가봐요..

 

 그제는 하도 답답해서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친구는 그래도 헤어질 생각까진 하지 말라 해요..

그러나 남친이 잘못 하고 있는 것은 맞으니 돌아왔을 때 일단 받아주고, 대화를 진지하게 해 보라네요.. 대화를 받아준다면 모르겠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얼굴로 돌아오면 전 어떻게 해야 하죠?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남친 진심을 볼 수 없으니, 제 마음을 까발려 보여줄 수 없으니

 정말 답답하고 안타까워요..

 

 편지에는 남친이 잠수를 타는 이유를 묻고 제가 지금 어떤 상황이라는 것과,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보라는 얘기를 썼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걸 강조했고요.

 수요일에 그 소포를 부쳤는데, 일요일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으면 제 마음대로 생각해 버리고 모든 걸 정리하겠다고 말했어요..

 

 저도 잘못한 것이 많아요.. 어떻게 생각해보면, 저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피곤한 스타일의 여자가 맞을 거예요.. 그치만, 여자들이 그러는 건 남친을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사랑하는 남자가 아닌 사람에게 여자는 무관심해지죠...

 

 지야 술을 먹고 알콜 중독자가 되든 말든, 돈을 펑펑 써 제껴 알거지가 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죠..

하지만 여자 친구는 그러지 않잖아요.. 남친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니까, 잔소리도 하게 되고, 나쁜 건 고치려고 드는 거잖아요.. 왜 남자들은 그걸 이해 못 해주는 걸까요.. 그 당시는 귀찮고 짜증날 수도 있겠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하면 사랑없이는 그렇게 못하는 건데 왜 그 마음을 모를까요...

 

 이번에 싸운 계기도 정말 별 거 아니었어요.. 남친이 술자리가 많아요.. 평일에도 자주 술자리를 가져요.. 술을 좋아하죠.. 주사가 심하거나 술 없인 못 살거나 그렇진 않지만, 제가 아는 어떤 남자들보다 술자릴 자주 가져요..

 다음날 8시 출근인데도 전날 3시 4시까지 마시는 때도 있고.... 꼭 술자리 중간에나 들어갈 때 전화하라고 신신당부를 해도 곧잘 잊어버리고...

 제 입장에선 남친 건강도 걱정이 되고, 제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 같아 너무 짜증이 났던 거예요..

 

 평소에 제 남친은 무뚝뚝하고 세심하게 배려 못 해주고, 게으른 면이 있어 그렇지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특별한 이벤트 같은 거 할 줄 모르는 사람이구, 매너가 좋거나 기사도 정신이 강한 사람은 아니지만

 자주 서운함을 안겨주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절 사랑해준 사람이에요..

 

 절 위해 죽을 수 있다거나 무조건 절 위한다거나 비싼 선물을 아끼지 않고 턱턱 사준다거나 제가 아프다고 할 때 거기서 이까지 달려와 줄 수 있거나 그럴 수 있는 남자는 아니지만,

꼭 그런 게 사랑일까요?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요..

 전 그런 거 다 이해해요... 서운하면 짜증은 낼지언정 마음으로는 다 이해해요...

 

 그는 많이 피곤하거나 바쁠 땐 때로 절 잊어버릴 수도 있는 보통 사람이고,

 가끔은 저처럼 우리 사이가  권태롭기도 할 테고..

 제가 요리할 때 도와줄 생각 안 하고 리모콘만 눌러댈 때도 있고,

 자다가 전화받으면 나중에 할께 한마디만 하고 뚜뚜뚜.... 제 맘 섭섭하게 하는 그런 남자지만..

 그런 것 따위로 헤어져야겠단 생각 해 본 적은 없어요.. 남친이 제 몸종은 아닐테니까요.. 수퍼맨은 아닐테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3주씩 절 마음에서 지운 채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정말 받아들이기가 힘드네요..

 저는 자기 직전까지 베갯잇을 적시고, 눈 뜨자마자 전화기를 들여다보게 되는데....

 생각 안 하려면 미친 듯이 딴 일을 해야 하고, 멍하니 티비를 보다가도 괜시리 눈가가 촉촉해지는데..

 친구를 만나 답답한 마음에 남친을 도마에 올리고 씹어대도

 돌아서면 마음 한 구석에 '보고싶다..' 한 마디가 떠오르는데...

 그는 그렇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니 전 불행한 여자인 것 같네요..

 

 여자라서 너무 힘든 하루에요... 마음 여리고 상처 잘 받고, 잘 못 잊어버리는 여자라서...

 나한테 상처 준 남자, 잊어버리지 못하고, 사랑 버리지 못하는 여자라서...

 그래서 너무 힘들어요...

 

 제 글 읽는 남자분들 중, 혹시 제 남친처럼 여친과 싸우면 잠수 타버리시는 분들 계시다면 그러지 마세요.. 여자분도 마찬가지고요..

 평소에 아무리 100번 잘 했어도, 이런 걸로 준 상처는 상대방 마음에 영원히 남는답니다...

 

 나중에 그, 또는 그녀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고 돌아가려 할 때는

 그 사람은 상처가 곪고 썩다 못해 문드러진 채 당신에게서 도망치려 할테니..

 그런 일 만들지 마세요...

 

 헤어질 때에도 

사랑했다고 한 번이라도 말했던 사람에게는

 비록 정당한 이유가 있어 헤어질 경우에라도 꼭 예의를 갖춰서 이별해 주세요..

 아무리 몇 년 씩 만나 무릎 나온 츄리닝처럼 편해진 남친, 여친이라도

 편해진 만큼 소중하단 걸 가끔씩 마음에 새겨주세요..

 길에서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는 당신이

 왜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에게 그런 몹쓸 짓을 하는지

 조금만 반성해 주세요..

 길가에 쭈그리고 동냥하고 있는 거지에게는 동정심을 느끼는 당신이

 왜 당신 곁에서 당신을 지켜주려 애쓰는 사랑하는 사람 마음이 찢어지고 있는 건 보지 못하는지..

 왜 멀리 있는 남의 여자나 다른 남자에겐 눈길을 돌리면서

 당신을 사랑하고 있는 그 한 사람에겐 다정한 눈짓을 보내지 못하는지...

 조금만 생각해 주세요.. 

 

 일요일이 되기 전에 꼭 남친 전화가 왔으면 좋겠네요...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