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의 권리 1
---다시 생각해 봐
나 역시 내 자신을 잃었어.
내가 바라는 대로의 네 모습이길 바랬어.
그런다고 뭐가 더 좋아지나?
넌 화가 나고 혼란스러워하고 내면에서 울분이 솟아 나와야 돼!
한번이라도 누굴 사랑해본 적 없어?
나는 내 결백과 젊음을 걸고 맹세한다.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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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지민은 아이디소프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인터뷰는 개발자회의 스타일이었다. 보통 게임이 본격적으로 계약되기 전까지 게임기획자들은 개발자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한다든지 등의 세밀한 내용을 보여주지 않기 때문이다.
지민은 심장이 쿵쿵거렸다. 태양은 강렬한 빛을 감추며 어둠 속으로 빻갛게 숨어들었고, 태양과 어둠의 교차가 만드는 명암의 조화 또한 회사 회의실 유리창까지 파고들어 지민의 심장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그것을 쏘아보듯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개발팀의 팀장이 말했다.
“ 시나리오는 완벽해요.
1인칭 시점의 게임이네요?”
“ 네!”
“ 좋아요.
구조적으로는 디즈니랜드의 테마파크와도 비교할 수 있고요.”
팀장의 관점은 예리했다. 과히 30대 초반의 나이에 자기 캐리어를 대담하게 쌓아가는 남자다웠다. 팀장의 말대로 지민의 게임은 기획안만 보아도 명확했다. 게임은 게이머가 디즈니랜드의 테마파크처럼 게임에 입장하는 순간에는 수많은 사람 중의 하나로 밖에 인식되지 않지만 일단 게임에 들어가면 놀이기구를 타는 사람이 기구의 주인공이 되는 것처럼 게임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그래픽은 좀 더 강렬한 느낌을 주기위해 2D로 디자인되었습니다.”
지민은 잠시 쉬었다 다시 말을 이었다.
“중요한건 죽느냐 사느냐입니다.
게임의 본질은 바로 그것입니다. 멋들어지게 위너가 되는 것!
난 게이머들이 멋들어진 위너게 되게하는 게임을 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치 게이머들 모두가 우리가 읽어온 고전의 영웅들과 같이!”
“ 감각이 흥미롭네요. 신바람 나는 아이디어에 시너지효과가 팍팍 예측되는군요!
잠깐 브레이크 타임을 가질까요?”
(E)“ 휴!”
지민은 회의 중 팀원의 누군가의 브레이크 타임 신호에 따라 깊은 숨을 내쉬며 회의실 밖으로 나왔다. 항상 이런 식일까? 이 계통 사람들은 갑자기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고, 만나고 나면 후다닥 이렇게 이야기가 한없이 진행되니 말이다.
“ 아직도 이런 음악 들어요?”
“ ?”
팀원 중 브레이크 타임을 알리던 팀원이었다. 팀원은 지민을 향해 걸어왔고 깊은 호흡을 하며 MP3플레이어를 귀에 꽂던 지민은 플레이어를 스탑 시켰다.
그러자 회의실이 덩그라니 꽂힌 높다란 건물을 향해 강렬한 느낌의 도심의 불빛들이 길게 들어오며 그림자가 비스듬히 들어오기 시작했고 지민은 그 불빛에 눈을 깜빡하며 귀에 꽂던 이어폰도 뺐다.
“ 네! 메탈리카, 유투?
긴장할 땐, 더 음악이 고파요.”
팀원인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배 한 개비를 만지작거렸다.
담배는 햄릿이었다. 지민은 왠지 이 남자와 뭔가 통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도 20대 중반까지는 그랬지요.
근데, 요즘은 그런 거 안 들어요.”
지민은 그의 말에 웃음을 팍 터뜨렸다.
“ 그럼, 핑클 들으시나요?”
남자는 그냥 찡긋했다.
“ 고등학교 때까진 만화도 니나잘해 같은 거 좋아했었어요.”
“ 요즘은?”
지민도 멋들어지게 찡긋했다.
“ 요즘은 순정만화가 좋아요.”
멋들어지게 찡긋하다간 그와 함께 흐드러지게 웃었다. 도심의 불빛들이 뿡뿡대는 차량의 움직임들과 함께 높다란 건물을 향해 다시 한번 요동쳤다. 그러자 모든 것이 그 빛에 어지러울 정도로 지민에게 움직였고 지민은 회의실 밖 복도의 난간을 잡았다.
느낌이 차가왔다.
“ 참!”
차가운 복도 난간의 느낌에 지민은 아차 하는 생각이 스쳤다.
지금은 바로 리아와 함께 가기로 한 파티가 한창인 시간. 리아가 뿔이 나도 단단히 날 시간이었다.
지민은 핸드폰 폴더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