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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예감 - 제 7 장 - 내 생애 가장 위험한 일주일 [21]

유즈나 |2005.12.21 19:44
조회 502 |추천 0

 


6

 

 

 


“안 돼!”

 

 결의에 찬 고함을 치며 두 눈을 번쩍 떴다. 밝은 아침 햇살이 예기치 않게 나의 눈을 공격했다. 그러나 햇살의 눈부심보다 당혹스러운 것은 바로 지금의 상황이다.

 

 “헉,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난감하게도 내가 잠이 깬 장소는 바로 승우의 품안이었다. 바로 코앞에 깊은 잠에 빠져 든 승우의 얼굴이 있다. 그의 숨결이 내 뺨을 간질인다.

 

 승우가 잠을 깰까봐 조심스러우면서도 허둥대며 그의 품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고 도망치듯 화장실로 뛰어들었다. 화장실 거울에 토마토 빛이 된 내 얼굴이 비춰 보인다.

 

 “뭐,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분명 나의 마지막 기억은……이상한 충동에 빠져 승우의 얼굴을 향해 다가가던 것이었다. 그리고……그리고……아악,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필름이 끊긴 것이다. 왜 하필 결정적인 상황에서 필름이 끊기냐고! 그 다음에 어떤 상황이 펼쳐졌던 걸까? 설마……아니야, 아닐 거야. 내가 늑대가 되어 승우의 입술을 덮치다니, 아무리 술에 취한 나라도 그런 일을 저지를 리 없어! 그냥 나 역시 쓰러져 잠이 든 게 분명해! 아침이 올 때까지 그렇게 술과 잠에 취해 부둥켜안고 잔 게 다일거야!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거울 속의 내 입술을 관찰한다.

 

 “이것 봐. 사고 친 입술 같지는 않잖아? 붓지도 않고, 평소와 다를 바 없다고.”

 

 하지만 입맞춤 좀 한다고 해서 입술이 어떻게 달라 보일까? 뭐 외국영화에서처럼 거친 입맞춤을 한다면 부어오를 것도 같지만, 설마 무경험자인 내가 그런 격렬한 짓을 했을 것 같지는 않다. 나의 상상은 자꾸만 어제 끊긴 기억의 뒷부분을 여러 가지 스타일로 재현해 보고 있다. 그리고 내 얼굴은 점점 더 붉은빛이 짙어져 간다.

 

 “악! 상상 그만! 아무 일도 없었을 거라니까!”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건 아니다. 따지고 보면 남자와 동침을 한 셈이잖아? 25년을 순결하게 살아온 나의 육체가 밤새도록 남자를 끌어안고 자다니…….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심스레 귀를 기울여 보니 화장실 밖은 아직 고요함만 흐르고 있다. 여전히 승우는 죽은 듯이 자고 있는 모양이다. 승우는 밤새도록 그렇게 깨지 않고 잔걸까? 지난밤의 일은 아무 것도 모르는 체?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님! 이 일은 부디 아무도 모르는 저 만의 비밀로 남게 해주세요. 제 무덤까지 갖고 갈 일입니다!”

 

 화장실 변기 앞에 무릎 꿇고 손 모으며 기도를 했다. 누가 본다면 참 우스운 꼴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내게는 그만큼 절박했다. 만약 승우가 안다면 앞으로 낯 뜨거워서 녀석의 얼굴을 어떻게 본단 말인가! 승우가 모른다고 해도 당장 얼굴 대할 일이 끔찍스럽다. 표정 관리가 제대로 될지 모르겠네.

 

 “아, 어제는 정말 내가 미쳤지, 미쳤어. 하여간 술이 원수라니까. 필름 끊기는 것도 이러다 습관 되겠어.”

 

 차가운 물로 달아오른 얼굴을 식혔다. 그러나 좀처럼 화장실을 나설 용기가 나지 않는다. 이래서야 어떻게 앞으로 며칠 동안 이곳에서 지내지? 에잇, 내가 누구냐! 용감한 이아영, 무조건 배짱으로 나가보는 거다! 문손잡이를 잡고 과감하게 열려는 순간, 초인종 벨 소리가 들렸다. 괜히 화들짝 놀란 나는 문손잡이를 붙잡고 엉거주춤 자세로 얼어붙어 버렸다. 용감한 이아영이 이 무슨 우스꽝스러운 자태인지…….

 

 ‘깜짝이야, 이 시간에 누구지?’

 

 엉거주춤한 자세 그대로, 화장실 문틈으로 바깥을 엿봤다. 승우가 부스스하게 일어나 문을 열러 나가는 게 보인다. 곧 문 여는 소리가 들렸지만, 화장실에서는 현관 쪽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누가 왔는지 알 수 없다. 한참이나 침묵이 흘러서 답답함에 화장실을 박차고 나가려는 순간, 승우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나는 또 기겁하고 만다.

 

 “여기는 왜 오셨어요? 내가 어떻게 살든, 상관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도대체 누구기에 승우가 저렇게 화난 목소리로 말하는 거지? 녀석이 저렇게 언성을 높이는 건 처음 봤다. 눈이 몰릴 정도로 열심히 밖을 살피니, 드디어 집안으로 성큼성큼 들어오는 손님의 모습이 눈에 띈다. 손님의 정체는 한눈에도 비싸 보이는 의상을 온몸에 휘감은 중년의 여인이었다. 대체 누구지?

 

 “말버릇하고는……그게 부모한테 할 소리니?”

 

 여인의 목소리 역시 날카롭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데……부모라고? 승우의 어머니는 승우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다고 했는데? 곧 승우의 반박이 칼날처럼 이어진다.

 

 “누가요? 우리 어머니는 오래 전에 무덤에 들어가셨는데요.”

 

 “철부지 어린애도 아니고, 그런 우스꽝스러운 투정은 그만 둬라. 나라고 여기 좋아서 온 줄 아니? 네 아버지가 하도 신경 좀 쓰라고 잔소리를 하니까 할 수 없이…….”

 

 “네, 이제야 솔직하게 말씀하시는군요. 말도 안 되는 엄마 노릇은 집어 치우고 진작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셨어야죠.”

 

 저 여자는 승우의 새엄마인건가? 새엄마가 있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하지만 살벌한 분위기를 보아하니, 기분 좋게 소개할 만한 사이는 아닌 것 같다. 중년 여인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집안을 둘러본다. 어제 술을 마시고 곯아떨어진 탓에 집안 꼴이 엉망임은 굳이 내 눈으로 확인 안 해도 알 수 있다. 삼겹살 불판이며 지저분하게 널린 그릇들과 술병……. 하필이면 이런 날 들이닥칠 게 뭐람?

 

 “집안 꼴하고는……. 도대체 왜 이러고 사는 거니? 사춘기 어린애도 아니고, 아직도 반항하는 거야? 이제 좀 철이 들 때도 됐잖아. 언제까지 그 놈의 게임 나부랭이에 매달려 있을 생각이니? 아버지 연세도 있으시고, 이제 네가 사업 물려받을 준비를 해야 하잖아?”

 

 “난 아버지 사업 따위에는 관심 없습니다. 그런 건 두 분이 알아서 하시죠. 오히려 반가운 소리 아닌가요? 아버지의 후계자인 저의 존재가 예전부터 눈에 거슬렸잖아요. 나만 없으면 아버지 재산을 당신 손으로 주무를 수 있을 텐데요. 예전부터 내가 눈엣가시였지요?”

 

 갑자기 채찍소리 같은 마찰음이 집안 가득 울려 퍼지자, 나는 흠칫 몸을 떨었다. 승우의 뺨에 새겨진 붉은 손자국을, 멀리서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 누가 들으면 나쁜 계모가 애를 어떻게 하기라도 한 줄 알겠구나.”

 

 금방이라도 깨어질 것 같은 위태로운 공기.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 같은 분위기를 난데없는 핸드폰 벨 소리가 방해한다. 바로 내 트레이닝 바지 주머니에서 나는 소리였다. 허둥지둥 전화를 받아 대충 용건만 듣고 끊었지만, 더 이상 화장실에 숨어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미 바깥에 있는 두 사람에게 화장실에 숨어 있는 나의 존재를 들켰으니……. 멋쩍은 표정으로 화장실을 나가 두 사람 앞에 섰다. 정말 어색한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날카로운 두 사람의 시선이 화살처럼 온몸에 꽂혀 왔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라도 해야 하는 건가? 그러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가 입을 열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승우의 새엄마인 중년 여인이 눈을 가늘게 뜨고 경멸스러운 어조로 먼저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쟤는 또 누구니? 하긴, 설명을 안 해도 알만 하구나.”

 

 그녀는 중년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러나 가는 입매에 드러나는 냉혹한 느낌이 그 아름다움을 반감시키고 있었다. 또한 그 메마른 목소리 역시 호감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 냉혹한 눈이 나를 위 아래로 훑자, 더더욱 내 몸은 위축되는 듯 했다. 하긴 자다 깬 승우의 모습에 나의 흐트러진 모습까지 봤을 때……누구라도 오해할 만하지. 그녀는 더 이상 나를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외면한 채, 승우를 향해 말했다.

 

 “그래, 이런 천박한 생활을 하느라 집에 들어올 수 없다는 거니? 어린애 장난 같은 게임이나 만들고, 이런 근본도 모르는 계집애랑 놀아나려고?”

 

 승우의 몸에 불끈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심상치 않은 눈빛이 무언가 사고라도 칠 것 같아서, 나는 그를 내 몸으로 막아서며 선수를 쳤다.

 

 “아줌마, 아줌마가 어린애 장난이라고 말하는 게임 산업이 국내 시장 규모만 12000억이 넘는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거 알고 계세요? 게다가 매년 3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산업이라고요! 아무리 무식이 힘이라고는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말을 하다니……창피한 줄 아셔야죠. 더구나 승우는 그 경쟁력 강한 미국에서도 성공한 게임 개발자인데, 자부심을 갖아도 부족하다는 걸 모르시다니……정말 불쌍한 분이시군요!”

 

 야, 내가 생각해도 청산유수처럼 줄줄 잘도 말했다. 승우에게 들은 수박겉핥기식 지식이 이런 식으로 활용되는구나. 그러나 나의 웅변이 그녀에게는 별로 감동적이지 않았나보다.

 

 “아니, 이 천박한 계집애가……내가 누군 줄 알고…….”

 

 뭐야? 천박? 가뜩이나 승우의 따귀를 때린 것 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치솟는데, 저 아줌마가 기름을 들이붓네? 못 참아! 나도 한 성질 하는 애라고!

 

 “제가 천박한 애인지는 몰라도 분명 이 집에 있을만한 사람이고, 아줌마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집주인이 반기지 않는 불청객이라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알겠네요. 자, 빨리 나가주세요. 아줌마 말마따나 천박한 계집애랑 한 자리에 앉아 자기 품위 떨어뜨리지 말고, 어서 돌아가세요!”

 

 나는 이렇게 말하며 그녀를 집 밖으로 내몰기 시작했다. 강제로 내몰린 그녀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나에 대해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지만, 젊고 분노한 나의 기운에 당할 수는 없었다. 결국 집 밖으로 내쫓긴 그녀는 씩씩거리며 문을 한번 걷어차고 떠나갔다.

 

 그녀가 사라지고 화가 가라앉자, 그제 서야 걱정이 됐다. 어른한테 내가 너무 했나? 내 일도 아닌데 너무 주제넘게 나선 건 아닐까? 하여간 이 욱하는 성격이 문제라니까. 낄 때 안 낄 때 가리지 못하고, 다 저질러 놓은 후에야 이렇게 후회하는 이 뭣 같은 성격. 승우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잘못한 거야?”

 

 굳은 표정의 승우를 보며 불안해하는데, 갑자기 승우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한다.

 

 “너 공부 열심히 했구나? 아주 청산유수던데?”

 

 “농담할 때가 아니야. 어른한테……내가 너무했지?”

 

 “괜찮아. 내 속이 다 시원하다. 그 여자, 평생에 그렇게 무시당한 건 처음일걸?”

 

 염려했던 바와 달리, 그는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아 보였다. 괜한 일에 참견한다고 욕먹을 각오도 하고 있었는데……휴우, 다행이다.

 

 “새엄마가 있단 말은 하지 않았잖아.”

 

 “그게 뭐 자랑하고 다닐 일이냐?”

 

 “그래도……웬만하면 사이좋게 지내지.”

 

 “그럴만한 사람이 아니야. 어려서부터 다정한 눈빛, 다정한 말 한 마디 한 적이 없는걸. 언제나 날 꺼려하고, 나의 존재를 부인하고 싶어 했던 사람이야. 그리고…….”

 

 승우의 표정이 다시 어두워진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마자 채 한 달도 안 되서 기다렸다는 듯이 집으로 들어온 그녀를, 그리고 아버지를 난 용서할 수 없어.”

 

 아, 또 그런 속사정이 있었구나. 엄마가 세상을 떠난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들어온 새엄마란 존재는 어린 마음에 분명 큰 상처가 됐으리라. 역시 남의 가정사에는 깊이 참견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저나 너한테는 참 흉한 꼴을 다 보였다. 미안해.”

 

 “네가 미안할 게 뭐 있냐? 그나저나 뺨은 괜찮아? 어머, 멍들었네.”

 

 나의 말에 승우는 거울을 흘낏 쳐다보았다. 그의 뺨에는 정말 선명한 멍 자국이 남아 있었다.

 

 “어, 정말이네? 하지만 이상한 걸? 뺨 맞은 건 반대쪽인데…….”

 

 앗, 그렇구나! 그러고 보니 새엄마에게 맞은 뺨은 이미 붉은 기도 완전히 가신 후였다. 그렇다면 저것은……어제 내가 꼬집어서 생긴 멍이로구나. 다시 지난밤의 기억이 떠오르며, 내 얼굴에 다시 핏기가 몰리기 시작한다. 당황한 나머지 목소리도 떨린다.

 

 “반동으로 맞은편에 멍이 생긴 거겠지. 저, 그……원심력과 회전축의 원리로 그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더라.”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말이 되는 소린가? 승우 역시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본다. 아, 얼굴아. 제발 그만 좀 빨개져라!

 

 다행히 승우는 아무런 의심 없이 중얼거린다.

 

 “전에는 이런 일 없었는데, 요즘은 술만 마시면 얼굴에 상처가 생기네. 자다가 어디 부딪힌 건지, 아니면 안 좋은 술버릇이라도 생긴 건지 모르겠어. 내가 어제 무슨 실수는 안했니?”

 

 “어, 그……나도 금방 자서 모른단 말이야! 내가 네 얼굴 상처까지 신경 써야 해?”

 

 “누가 뭐랬냐? 왜 괜히 성질을 부리고 그래?”

 

 너무 어색했나? 으으, 하지만 더 이상은 녀석과 얼굴을 맞대고 있을 수가 없다. 왜 자꾸 나의 시선이 녀석의 입술에 머물게 되는 것인지……. 어젯밤 벌어진 일에 대한 의문이 또 다시 고개를 쳐들면서 붉어지는 얼굴을 감추기 힘들어진다. 그래서 힘겹게 말을 꺼냈다.

 

 “네 새엄마는 둘째 치더라도……확실히 내가 여기 있는 게 모양새가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이제……돌아가야 할 것 같아.”

 

 “뭐? 집수리 끝날 때까지 여기 있기로 했잖아. 아직 일주일이 안됐는걸.”

 

 “아까 화장실에 있을 때, 집주인한테 온 전화였어. 수리 다 끝나서, 언제고 들어와도 괜찮대.”

 

 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진다. 내 착각인지는 몰라도 승우의 어깨가 조금 쳐진 것 같기도 하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승우는 대꾸했다.

 

 “그렇구나. 어차피 돌아갈 거였지……. 하지만 아직 의논할 것도 많은데…….”

 

 “그거야 만나서 얘기하면 되지. 솔직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이제 너 밥값 덜 들게 생겼잖아.”

 

 가벼운 농담을 덧붙여 보았지만 분위기는 전혀 회복될 생각을 안 한다. 승우의 어두운 표정은 무엇 때문일까? 아쉬움? 그 동안 함께 부딪히며 사는 동안 미운 정이라도 든 걸까? 내 가슴에 무겁게 내려앉은 착잡함은 또 무엇 때문이지?

 

 

 


 결국 곧바로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데려다주는 승우와 나 사이에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어색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집에 마침내 도착했을 때는 안도의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떨어지기 싫어 발버둥치는 멍멍이를 뒤로 하고, 승우는 금방 돌아갔다. 내게는 나를 못마땅한 듯 바라보는 멍멍이가 남아 있을 뿐.

 

 오랜만에 돌아온 집은 왜 이다지도 낯설까? 그 동안 쭉 생활했던 집이 아닌, 처음 와본 장소 같다. 어쩌면……변한 건 집이 아니라 내 기분일까?

 

 “에잇, 나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네. 수리 끝나고 너무 어수선해서 이상한 기분이 드나보다. 자, 청소 모드 돌입! 멍멍이, 너도 그렇게 뾰로통하게 있지 말고 어서 돕지 못해? 이제 호강은 끝났다고!”

 

 그래, 이 이상한 기분은 편하고 호화로운 승우네 집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야. 그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 리 있나? 자, 이제 씩씩하게 다시 내 생활에 적응해야지! 이 냉랭하게 느껴지는 곳을 다시 나와 멍멍이만의 멋진 보금자리로 만들어야지!

 

 


 의욕을 재장전하고 청소에 대한 사명으로 불타오르는 나의 손에……오늘도 그릇 3개와 탁상시계 한 개가 희생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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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재미있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기대하셨던 키스신이 없어 실망스러워하시는 건 아닌지...ㅋㅋㅋ

항상 댓글과 추천을 주시는 분들께는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따로 답글을 달지 않더라도, 여러분이 어떻게 읽고 계시는지 댓글을 달아 주시는 건 제게 큰 힘과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아 주셨으면 해요^^

추천과 댓글을 볼 때마다 글을 쓰는 보람을 느낀답니다.

앞으로도 쭈욱 제게 힘을 실어 주세요~

 

그럼 독자분들 모두...오늘도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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