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오리입니다... 처음 올린 글에 이렇게 많은 리플이 달려 제법 놀랐습니다... -_-;;
글을 쓸 때에는 저도 너무 화가 나서 표현이 과격하게 된 것 같은데요...
전... 버스나 지하철 탔을 때 노인분들께 양보 잘 해드립니다.
다만... 노골적으로 양보를 강요하며 욕하시거나, 제가 글에 쓴 것처럼 차례차례 줄 서서 타는데 새치기를 하시는 건 싫다는 거지요.
빨리 타던, 늦게 타던 마찬가지인데, 탄 후에 젊은사람들이 차 안에서 양보해드릴 텐데... 하고 말이죠.
노인이라는 이유로 잘못된 행동이 용납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참고로 연세가 76세이신 저희 할머니, 지하철 타셔도 새치기 한번 안하시고 양보 강요같은 것도 안하신답니다.)
여러 리플들 - 저를 지지하시는 분도 있고, 반대 의견인 분도 있고, 그냥 무조건 욕하시는 분도 있더라구요 - 보면서 저도 생각 많이 했답니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한 걸까, 앞으로는 마음의 여유(?)를 좀 가져봐야겠다... 등등... 밑에 동포님의 글을 읽으면서는... 정말 멋진 분이시다, 저런 분께는 백번이라도 양보해드리고 싶다, 본받고 싶다... 하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아참... 그런데 리플에 무조건 욕을 하시는 분들... 어떤 분은 제 싸이까지 와서 욕을 하시던데요(무엇이 무서운지 이름도 안 밝히셨더군요 ㅋㅋㅋ). 반대 의견이 있으시다면 예의를 갖춰서 말씀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언어능력이 딸리시나요?? 아니면 아직 초딩이시라서 잘 모르시나요??
온라인에서건, 오프라인에서건 서로 지켜야 할 예의라는 게 있답니다. 역지사지라고... 제가 님 싸이에 가서 무작정 욕해놓으면 님은 참 유쾌하시겠습니다...???
(제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그런 님들의 노후가 심히 걱정됩니다. 제 글에 등장하신 일부 노인분들의 뒤를 이을 것 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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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때는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이브였습니다(그래봐야 어제지만...^^)
늑대목도리 내지는 여우목도리를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모를까... 허나 무적의 솔로부대 소속인 저는, 절친한 친구 한모양(역시 같은 솔로부대 소속이죠...^^)과 함께 가까운 곳으로 기차여행이나 떠나기로 했답니다 ㅠㅠ 언젠가는 탈영하리라 꿈꾸며... ㅠㅠ
기차역(청량리역)으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고요... 몇번 갈아 탔는데...
오후 1시 25분, 2호선 성수(聖水)역!!!! 문제의 사건이 발생하였다죠... 두둥~
저와 한모양은 신설동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제일 앞에 줄을 서 있었구요, 저희 뒤에는 아주머니 한분이 계셨던 걸로 기억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열차가 들어오더군요. 막 차를 타려고 하는데...
순식간에!!! 난데없이!!! 아까는 보이지도 않던 할머니 너댓 분이 나타나셔서!!!(하늘에서 내려왔나?? 땅에서 솟았나?? -_-??)
저와 한모양과 아주머니를 제치고는 문을 향해 돌진하시는 것이었습니다... ㅇ_ㅇ
체구는 저희보다도 작으시고... 두터운 잠바 차림에 빵빵한 가방까지 메고 계시던 그분들... 어떻게 그리 순식간에 나타나셔서 새치기를 하실 수 있었을까요...
언뜻 돌아보니 뒤의 아주머니께서도 황당해하시더군요...!!! 잠시 멍해있던 저와 한모양이 먼저 차를 타려고(당연하죠!! 우리가 먼저 줄을 서 있었는데) 하는데 더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더라구요... -_-;;
또 언제 나타났는지 나이 지긋하신(?) 영감님 한 분이 막 저와 한모양을 향해 훈계(?)를 하시는 겁니다.
"어디 어른이 타려고 하시는데 애들이 먼저 타려고 난리야... 뒤에 어른이 타려고 하시는데 양보를 해야 할 거 아니야... 어른한테 양보를 해야지... 어디 애들이 감히 먼저 타려고..." -> 대강 이런 말을 하시더라구요??
열혈여아-_-인 전 참지 못하고 대꾸했죠... -_-;; "저희가 먼저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그 영감님 아까의 말을 되풀이하시더군요... "먼저 기다리고 있었어도 그렇지. 어른이 타려고 하는데, 어른이, 어른이, 어른이.....애들이 양보를 해야 할 거 아니야. 애들이 양보를..." 그러면서 저희보다 먼저 슬쩍 타시던데요???
더 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그랬다간 역내에서 크게 싸움날 것 같고, 주변사람들 구경거리 제공만 해줄 것 같고, 모처럼의 여행 기분을 망칠 것 같아서 그냥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할머니 너댓분과 영감님이 타신 후에야 저와 한모양은 지하철을 탔습니다.
저와 한모양이 도대체 뭘 잘못했습니까??? 유치원과 초등학교 때부터 배운 공중도덕대로, 줄 서서 기다렸다가 승차한 것... 그것뿐인데??? 언제 지하철은 나이많은 순서대로 승차한다고 바뀌었는지, 지하철공사에 문의라도 해 봐야 하는 걸까요... -_-;; 이런 일... 저와 한모양만 당한 특수한 경우인가요??? 다른 님들은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정말이지 지하철 탄 이래 최대 황당 & 당혹스럽더군요.
(다행히도 그 후에 이어진 기차여행은 재미있었어요... 청평역까지 갔었는데요, 정말...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작은 기차역의 풍경이 그렇게 멋진 줄 처음 알았어요!!! 파란 하늘아래 끝도 없이 뻗은 선로들... 겨울 오후의 찬 공기...^^;;)
끝으로... 아까 그 영감님과 할머니들에게 미처 못한 말을 하고프군요... 대다수 건전한 님들은 읽지않으셔도 괜찮습니다... -_-;;
영감님... 먼저 어른다운 행동(기본적인 공중도덕 지키기!!)을 하시고 어른 대접을 받기를 기대하시는 게 맞지 않습니까?? 양보는 지하철 안에서 얼마든지 해 드릴테니(자리 양보...) 그렇게 새치기 안하셔도 되거든요?? 정말... 나이만 무작정 먹는다고 영감님이 그렇게 부르짖으시던 "어른"이 되는게 아니라는 걸 느끼네요... 나이는 도대체 어디로 드신건지... 고마워요... 인생공부 시켜주셔서... ^^;;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저랑 한모양은 애들이 아니거든요?? 낼모레 스무살이고 스물한살이랍니다...-_-++
할머니들... 정말이지 할머니들의 그 순간이동(위에도 써놨음 -_-;;)하는 능력은, 현대 과학으로도 풀수 없는 미스테리인 것 같고요...아까 그 영감님과 함께... 저와 한모양에게 반면교사 역할을 훌륭히 해 주셔서 정말이지 감사합니다... -_-++ 저와 한모양은 절대!!! 늙어서 할머니들과 영감님처럼 행동하지 않기로 굳게 다짐했거든요!!!
몇시간 남은 크리스마스이지만 모두모두 Merry Christmas입니다...^^ 저와 한모양처럼 황당한 일 없이 행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