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한동안 이불 속에서 흐느끼는 수아를 지켜보던 석진은 천천히 이불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나가서 이야기 하지. 부모님께 이미 허락을 다 받아놨어. 어서 짐 챙겨. 다른 이야기는 다 나가서 하고.. 일단은 내말들어.. 수아야..”
수아가 벌떡 일어나 말했다.
“지금 당신을 믿으라구요? 천만에요! 한달만에 나타난 당신을 믿으라구요? 당신을요?
하.. 천만에요 난 절대 그렇게 못해요. 흑흑.. 내가 지금 왜 우는지 나도 잘은 모르지만요.
이보세요 장석진씨. 나를 당신 마음대로 하려고 하지....읍읍...흠...“
언제나 수아는 입을 막아야 조용 했다. 아니 어쩌면 수아가 쫑알거리기를 기다렸을 지도 몰랐다. 그 핑계로 이 방에 들어 올 때부터 자신을 유혹 했던 이 복숭아 향을 다 잡아 삼켜 버리고 싶은 마음에..
머리가 텅빈 느낌.. 아득해 진다. 머리가 멍 해지면서 생각 잡념들이 사라지는 느낌.
이 남자를 밀어 내야 한다 하면서도 이 남자의 혀가 자신의 잇몸 사이 사이를 치아를 쓸고 지나 갈 때마다 수아는 몸을 떨었다. 간혈적인 신음이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하아 하아... 하아..”
석진은 이 복숭아 향내를 참기가 어려웠었다. 그리웠었다. 얼마나 그리워 했는지 한달동안 그녀 생각에 고통 받던 자신의 심신을 위로 해 주고 싶었다. 입술을 떼자 자신의 목덜미에서 숨을 고르느라 가르랑 거리는 그녀의 숨소리가 어미 품에 잠을 자는 새끼 사자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의 더운 입김이 그의 성욕을 또 자극 한다. 초 인내적인 힘으로 그녀를 살짝 떨어뜨린 석진은 말을 했다.
“수아야 이러다 부모님 올라 오시겠다. 우리 나가서 이야기 하자. 앞으로 싸울 시간도 많고 해명 할 시간도 많아. 나가자. 내려와. 나 나가서 어머님 아버님께 말씀 드릴께.”
석진은 수아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혼잣말을 하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석진의 문닫는 소리에 정신이 든 수아는 생각 했다. 그래 까짓 꺼 어떻게 되는 해보자.
하고도 후회 하고 안하고도 후회 한다는 데 그냥 까짓껏 해보자. 해보자구 최수아. 어쩜 너도 은근히 바랬 을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마음이 가는대로 해보자. 마음이 가는대로..
자신을 다잡고 있는데 방문이 열렸다. 송여사였다.
“아야 언능 챙겨라 장서방 나갔다. 시상에 저런 물건 다시 또 없다. 니가 알아서 잘 혀라.
엄마는 이제 암말 안할란다. 또 내가 밀어 부쳐 가꼬 혼사 했다는 말도 듣기 싫고 니가 뭔 맘에 남자가 실은 것인가는 나는 모리것다 만은 니 맴이 가는 대로 해라.엄마가 살아본께 그렇더라. 웃고만 살아도 시월이 총알 같이 흘러 가는디 찡그리고는 살지 말아야제.“
수아는 옷가지를 챙기며 송여사의 말에 대답했다.
“엄마 나 이번에 해결 하고 오고 싶은 일들이 있어요. 걱정 마시구.. 석진씨랑 같이 가는 거니까 안심 하세요. 허튼짓 할 사람 아니에요. 나를 찾아 오고 싶어요.”
“나는 차라리 장서방이 니를 확 덥쳐 부렀으믄... 아니다. 이것이 애미가 되야가꼬 할 소리가 아니다 언능 준비 혀라”
부리나케 방을 빠져 나가는 송여사를 보며 수아는 미소를 지었다. 방을 빠져 나가며 송여사는 생각 했다. 수아 이것아 니가 그런 생각을 혔다는 것 부터가 달라져 가고 있는 거이다.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송여사는 유유히 계단을 내려갔다.
석진이 시동을 켜고 차에 올랐다.
“어머님 아버님 도착해서 전화 드리겠습니다. 염려 마십시오”
석진은 골목을 미끄럽게 빠져 나가면서 아무 말 없이 수아에게 수면 안대를 줬다.
수아 또한 아무 말 없이 수면안대를 쓰고 잠을 청하려다 벌떡 일어났다.
“이봐요 장석진씨 왜 이렇게 제멋대로 에요? 회사 사장은 그렇게 멋대로 굴어도 되는 건가 보죠? 내가 당신 회사 비서쯤으로 생각 하고 있는 거에요? 엄마 계셔서 아무 말 안하고 따라 나온 건데. 도대체 당신 뭐에요?”
석진이 피식 웃으며 대답 했다
“당신을 마음대로 끌고 나와도 되구.. 내가 당신에게 키스 한건 왜 말안 하지?
왜 느낌이 좋았나 보지? 쿠쿡”
키스... 헉.. 흠..흠.. 수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고이면서 입이 벌어지는 것을 느꼈다. 않되 최 수아 정신 차리자. 응? 힘차게 돌이 질을 친 수아는 이내 다시 잠에 빠졌다.
오랜만의 운전이라 그런지 눈이 빡빡했다. 좀 쉬었다 가려고 갓길에 차를 세웠다.
고개를 돌려 수아를 보니 새삼 모르고 자고 있었다.
“하여간 잠 하나는 끝내주게 자요 치...”
괜한 투정을 부리고픈 석진은 베시시 웃으며 수아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완전 장석진이
이게 뭐냐~~ 미친놈처럼 웃기나 하고.. 그래도 좋았다. 그래도 그녀가 내 옆에서 쌔근거리는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으스러지도록 끌어안아
주고 싶었다. 꿈에서 무슨 이야기라도 하는 듯 입술을 쭈삣 거렸다. 석진은 손을 뻗어 그녀의 갸름하다 못해 말라서 까칠한 그녀의 얼굴을 슬며시 쓰다듬었다.
“무서운 꿈꾸지 말구 꿈에서도 외롭지마. 내가 옆에 있잖아.”
별장은 미리 관리인한테 연락을 해 두어서 인지 미리 정리가 되어있는 듯 했다.
2층으로 올라가 수아가 쓸 방을 정해주고 내려오는데 관리인 한집사 부부가 점심 준비를 끝냈다고 나오라는 말을 전했다.
고요 하다 못해 적막이 흐르는 식사 였다.
구수한 된장찌개를 한번 떠먹은 수아는 수저를 이내 내려놓았다.
“왜 그만 먹어 더먹어야지 오는 내내 아무것도 안먹고 잠만 잤잖아”
석진이 눈을 마주치지도 않은 채 이야기 했다. 수아는 무슨 말인가 하려 했지만 이내
말았다.
“더 먹으면 체할 것 같아서요. 마저 식사해요”
수아는 밖으로 나왔다. 역시 공기가 너무 상쾌했다. 햇빛은 강하지만 공기의 신선함이 피부로 느껴졌다.
집앞에 있는 커다란 호수의 잔잔한 고요함에 빠져 있을 무렵 석진이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저벅 저벅 저벅..”
아스팔트나 도로 블록 위를 걸을 땐 몰랐던 그의 발소리가 수풀을 밟고 와서 그런지
다정하게 들려왔다. 수아는 도리질을 쳤다. 너무 아름다운 곳에 있다 보니 자신이 너무 감성적으로 변하는 듯 했다. 자신의 옆에 덜썩 앉는 석진을 고개 돌려 보고 싶지만
참았다. 이 사람 내가 쳐다보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웃을 꺼고... 그 모습이 이 햇빛에 비추어 혹시 멋지게 보일 지도 몰라.
석진은 수아 옆에 앉으며 생각 했다. 이 여자 이곳과 참 어울리는 여자다. 참 알수 없는 오묘함이 있는 여자다. 도심 한가운데 있을 땐 도심 속에 물들어 그 곳에서 영향을 미치고,
또 이렇게 자연에 와서는 자연과 한때 어우려져 너무 순수하게 보였다.
석진이 담배 한개피를 물며 수아에게 말했다.
“여기서 좋은 공기 마시고 며칠 쉬다 가지.”
이 남자가 도대체 보자보자 하니깐 하루에 담배 얼마나 피는 거야!! 담배가 얼마나 몸에 해로운데.. 생각이 거기까지 미친 수아는 석진을 훽 돌아 보았다. 그리구선 그가 물고 있는
담배를 휙 잡아 당겼다.
“앗 뜨거”
그녀가 벌떡 일어났다.
담배에 불을 붙였을 꺼란 생각은 미쳐 하지 못했던 그녀는 그만 손바닥에 담뱃불을
데이고 말았다.
“이 여자가 겁도 없이 불붙여 놓을 걸. 어디 봐”
석진도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그녀의 손을 휙 잡아 당겨선 손을 폈다.
손바닥에 빨간 점이 생기고 수포가 생기려 준비하는 것 같았다.
아프고 뜨거운 것도 잠시 석진이 계속 자신의 손을 잡고 주무르자 머쓱 해진 수아가 손을 쑥 빼며 말했다.
“그러게 누가 담배를 그렇게 피우래요?! 나 당신 때문에 간접흡연으로 빨리 죽고 싶지 않다구요. 담배 또 한 번 피우면 그땐... 그땐... 확~ 한 갑 입에 다 물려 버릴 꺼에요.”
외치듯 말을 하고는 몸을 돌려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멍하니 그녀를 쳐다보고 있던 석진은
이내 큰 소리로 웃었다.
“걱정이라... 걱정이지?”
석진은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으며 수아를 따라 집으로 들어갔다. 그사이 한집사가 약을 사다 수아의 손바닥 상처에 약을 발라 주고 있었다.
“어쩌다 이라고 돼부렀대유~ 이거 껍질 벗겨 지믄 않됭게 거즈로 손바닥좀 감아야 쓰것구만요”
석진이 그들에게 가까이 가며 물었다.
“병원은 안가도 되겠습니까?”
석진이 물었다. 한집사가 손사래를 치며 대답 했다.
“이 정도눈 병원 안가도 되아유. 내가 잘 칠 해놓았응게 아침 저녁으로 약만 잘 발라 주믄 되는 구만요. 아 사장님이 시수좀 시켜 주고 머리좀 갬겨 주면 되야유...”
거즈를 두세바퀴 돌린뒤 반창고를 붙여준 한집사는 이내 저녁 거리를 준비 한다며 밖으로 나갔다.
마주 앉은 수아와 석진.
두 사람 다 미동도 없고 대화도 없다. 수아는 꽤 불편 할꺼라 생각 했지만 이 시간이 무료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지만 서로 눈을 쳐다보진 못했다. 슬쩍 곁눈질로 보니 이제야 자신이 그의 얼굴이 자신의 눈에 들어왔다.
많이 상했다. 통통하진 않았지만 지금처럼 보기 나쁠 정도로 마르진 않았었는데.. 그의 얼굴을 힐끔힐끔 구석구석 쳐다 본 그녀는 입술에서 눈이 머물렀다. 갑자기 그와의 키스가 생각났다. 자신의 잠을 단번에 몰아 내버린 그의 입술. 이번 그의 키스를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아찔했다. 갑자기 그와의 키스가 떠오르자 자신도 모르게 입술이 벌어지며 자신의 몸의 모든 피가 얼굴로 몰리는 것 같이 화끈 거렸다. 내가 왜 이러지? 정신 차리자 정신.
석진이 그녀의 얼굴을 만지러 손을 뻗었다. 머리칼 몇가닥이 립글로즈를 바른 그녀의 입술에 붙어 있었다. 다친 손 쪽이여서 불편 할 것 같아 손을 뻗어 머리칼을 떼어내 주려 하자 수아가 놀라 몸을 뒤로 빼며 말 했다.
“난 이제 키스 안해요...헉?”
“..............무슨 말이야? 키스라니?”
석진이 그녀의 입술에서 머리카락을 떼어내 주며 그가 놀라 물었다. 수아가 벌떡 일어나 말했다.
“나..나 좀 잘께요”
석진은 당황 하듯 올라가 버리는 그녀를 보고 무슨 일인가 알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나다”
“어머니?”
석진이 놀라 물었다.
“그래 내가 네 애미 인줄은 알고 있다니? 어쩜 그리 애가 무심하다니? 중국에서 왔으면 왔다 그래야지. 한집사 한테 청평에서 물건 구할게 있어서 전화 했더니 글쎄 네가 와 있다 하지 뭐니? 어떤 여자랑 있다고 하더니.. 누구니? 세련이니?”
“아니오. 미리 연락 드렸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어머니. 수아에요. 수아가 안좋은 일을 좀 당해서 며칠 머리좀 식힐 까 하구요. 저도 중국에서 힘들었고 해서 겸사겸사 내려왔습니다.”
“어머? 수아? 수아가 왜? 무슨 일을 또 당했다니 응?”
석진은 순간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 싶었다.
“아니오 그냥 저희 둘이 그동안 안좋아서 바람좀 쐬이고 싶어서요. 걱정 마세요. 어머니
한 3~4일 후면 갑니다. 가서 자세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끊습니다“
자신이 뭐라고 말 할 새도 없이 전화가 끊겼다. 무정한 자식. 이래서 남자는 키우면 맛이 안난다고 했나보다. 그나저나 수아랑 같이 있다고? 수아 생각을 하니 또 얼굴에 스멀스멀 웃음이 올랐다. 어려서부터 워낙 사람을 잘 따르고 아줌마 아줌마 하며 자신을 따라다니곤 했었다. 어찌나 앙증맞고 예쁘던지. 자신이 몸만 건강 했어도 수아처럼 이쁜 딸을 꼭 낳고 싶었다. 그러나 자궁 쪽도 약하고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 석진이 하나 낳고 자연히 임신이 되지 않았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친구인 송여사에게 미리 다짐을 받아 놓았었다. 서로 사돈지간 하자고.. 그런데 석진이 미국에서 경영수업을 너무 오래 받다 보니 송 여사가 이러다 서른 줄에 자기 딸 앉히게 생겼다며 부랴부랴 결혼식을 서두르는 듯 했다. 아쉽긴 했지만 석진이 지금은 들어갈 수 없는 중요한 시기라는데 굳이 수아와 결혼 하란 말은 하지 않았다. 석진은 아직도 그때 왜 자신을 들어올라고 했는지 자세히는 몰랐다. 그저 두 분이 지내시기에 적적하니 들어오라는 정도로 생각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자신도 굳이 말을 하지 않았고.. 박여사는 지난날을 회상하다 문득 좋은 생각이라는 듯 송여사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 했다.
“여보세요?”
“응 나야”
“어 박여사 어쩐일이대?”
“수아 아팠다며?”
박여사가 조심 스레 말을 꺼낸다.
“어떻게 알았대? 누가 그려?”
“우리 석진이가 그러던걸? 아까 청평에 전화 걸 일이 있어서 전화 했더니 글쎄 한집사가
석진이 놈이랑 어떤 여자가 와 있다는 거야 그래서 놀라서 전화를 걸었더니 수아랑 있다고 하더라구.. 그말끝에 이야기가 잠깐 나왔어. 무슨 일 있어?“
“아니 일은 무슨. 치한을 좀 만났었나벼. 그래가꼬 우리 장서방이 청평인가로 바람쏘여 준다고 대고 갔제.”
송여사가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이번 주말에 우리가 거기 가서 분위기좀 보고 오면 어때? 둘이 허락받고 그런데 갈 정도면 어느정도 진전이 있는거 아닐까? 나 빨리 손주 보고 싶어~~호호”
“박여사야 니는 너무 김칫국부텀 먹는 경향이있다야 호호 그나저나 이번 주말? 우리
영감한테 이야기 한번 해 보고 아마 된다 할꺼여. 같이 가서 그것들 동태좀 보고 오자야.
우리가 언능 언능 해야제 그것들 보고 앉았을랑께 날새는줄 모른당께“
전화를 끊은 송여사는 영석이 있는 서재로 홍차를 들고 들어갔다.
석진에게 괜한 소리를 한 수아는 침대에 누워 자신의 입을 한없이 때리고 있었다. 미쳤지 최수아. 너 정신이 이상있는 거 아니야? 석진씨가 뭘 어쨌다고 니가 키스를 하네 마네 하는 거야. 웃겨웃겨. 수아는 벌떡 일어났다. 아니지!! 그러게 누가 담배를 그렇게 피워대래?
담배가 그렇게 몸에 나쁜 걸 모르나? 사장이면 뭐하냐고 자기 몸 관리 하나 못하면서.. 아니지. 그 사람 몸이 걱정 되는 게 아니라.. 내.. 내몸 말이야 내 옆에서 그렇게 담배를 피워 대니 간접흡연이 않되? 그리고 그 담배 핀 입으로 키스 할 땐 어떻구!! 헉~
수아는 누구에게 자신의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듯 다시 침대에 벌러덩 누워 얼굴을 이불로 가렸다. 아 몰라 몰라 몰라. 알 수가 없다 내가 왜 이러는지..
그쯤 석진은 낚시 가방을 메고 앞 강가로 나가 낚시를 하기 시작 했다.
내일 쯤 자신의 생각을 수아 에게 말할 생각 이었다.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사랑 하는 지를.. 수아 얼굴이 저렇게 상한 대는 적어도 자신이 어느 정도 영향은 미쳤을 꺼란 생각이 들자 둘 다 이렇게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이 아깝게 느껴지기 시작 했다. 어렸을 때부터 생각이 났다. 자신이 준 구슬 하며 자신이 수아를 업고 다니던 생각 하며..
역시 낚시만큼 자신의 철저한 혼자만의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드물다는 생각을 한 석진은 그물망에 잡힌 메기를 보고 흐믓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벌써 어둑어둑 해졌다. 얼른 가서 한 집사에게 부탁해 맛있는 매운탕을 수아와 둘이 먹고 싶었다. 아까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는데 저녁마저 그렇게 먹일 수는 없다 생각 하자 집으로 향하는 석진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집으로 돌아온 석진은 한집사에게 메기를 요리해 줄 것을 부탁을 하고는 아직 수아가
자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수아를 깨우러 올라갔다.
여기 청평 별장은 집 뒤로 난 조그마한 시골길이 지금 이 시간에 걷기에 딱 좋은 시간이었다. 매미소리 풀벌레 소리들이 장관을 이룰 것이었다.
[똑똑]
석진이 수아 방 앞에서 노크를 했다 대답이 없었다.
“도대체 이 여자는 노크에 대답하는 걸 들은 기억이 없군 쿡쿡”
문고리를 살며시 돌리며 들어갔다.
기다란 베게 위에 올려진 그녀의 손이 눈에 들어오자 마음이 아팠다. 침대에 앉아 자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슬며시 쓸었다. 그녀가 이내 눈을 떴다. 너무 놀라그런지 벌떡 일어나다 석진이 미쳐 피할 새도 없이 머리를 박았다.
“아”
“아야”
“하하하하하하하”
“뭐가 웃겨요? 풋.... 하하하”
그녀가 웃었다. 우리 수아가 웃는 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나 보다 웃는 걸 보니.
석진이 말했다.
“얼른 일어나 이렇게 꼼지락 거리다간 멋진 잔관을 놓칠수도 있다구..”
수아가 머리를 정리 하며 이야기 했다.
“이보세요 장석진씨 아무리 내가 지금 당신에게 신세지고 있다고 하지만 아무렇게나 내가 자고 있는 곳에 불쑥 들어와도 되는 거에요? 우리집에서도 이야기 하려 했는데 말이죠...?”
석진이 문을 열고 나가다 한마디 한다.
“어이 거기 입술이 탐스러운 아가씨. 자꾸 쫑알 거리면 또 당신 입술을 먹어 버리는 수가 있어 쿡쿡”
석진이 말을 마치고 수아에게 말아올린 미소를 지어주며 밖으로 갔다.
수아는 정리 하던 머리칼을 쥐어 뜯으며 발끈 했다.
“우와.. 저 변태 어쩜 저런 말을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하냐! 이 변태야 나뿐놈아!!!”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석진이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수아는 다시금 뾰루퉁 해져서는
퉁퉁거리며 석진의 뒤를 따랐다.
석진이 앞장을 섰고 그 뒤에 수아가 뒤에서 걸어가고 있다. 아까 뾰루뚱해 있었던 건 그새 다 잊었는지 수아가 석진에게 말했다.
“우와.. 노을이 너무 예뻐요. 하늘도 너무 예쁘고 풀 벌레들 소리도 너무 듣기 좋네요. 여기 오기 잘 한것같아요. 우와. 정말 좋다. 좋아.”
수아가 어린 아이 같이 좋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 석진은 마음이 흐믓했다. 감사했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자신이 사랑 하는 수아와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에. 신이 있다면 수아와
같이 지낼 수 있는 이 시간들에 대해서도 감사 하고 싶었다.
수아가 초롱 초롱 한 눈망울로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리고 있을 때 석진이 그녀를 끌어다 앉혔다.
“업어 줄까?”
“예? 나요? 미쳤어요? 내가 얼마나 무거운데.. 아마 석진씨 업다가 앞으로 처박힐 껄요”
수아가 신이 나서 재잘거린다.
“이런 말라깽이가 뭐가 무거워서.. 쿡쿡 예전에 우리 어렸을 때 정동진 가서 업어줬던 기억이 나서 말해본거야.”
석진의 말에 수아가 안타까움을 비추어 냈다.
“어.. 저기 나는 전에 말 했었죠? 어릴 때 기억 잘 못한 다고... 그래서... 음.. 미안해요”
힘없이 말하는 수아를 보며 석진은 괜히 이야기를 꺼냈구나 싶었다.
“그래? 그럼 기억을 못한다 이 말이지? 그럼 벌을 받아야지. 두가지중에 한 가지 택일 하기야? 하나는 나를 업고 집까지 갈 것 아니면 또 하나는 당신이 나에게 업힐 것 ”
유심히 이야기를 듣던 수아가 웃으며 이야기 했다.
“그런 말도 않되는 벌이 어딨어요. 벌이니깐 내가 석진씨 업어야 하는데 난 당신 때문에
담뱃불에 대어서 지금 밥도 못먹을 지경이라구요“
수아가 진짜로 석진을 업을 생각을 했는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하하하하하. 거봐 그럼 내게 업혀. 벌 안받으면 나 또 어떤 벌을 내릴지 몰라.
아마도 키스....“
수아가 벌덕 일어나며 말했다.
“알았어요 업혀요 업힌다고요. 맨날 한다는 소리가.. 변태 장씨!!”
수아에게 허락을 받은 석진은 그녀 앞에 쭈그리고 앉아 등을 내밀었다.
수아는 석진이 왜 이러는지 몰랐다 무거운데 왜 업는 다고 난린지.
수아를 업은 석진은 일어나면서 다리가 후들거리는 연기를 했다.
“어이 최씨 당신 살좀 빼야겠어. 어째 이리 무거워.”
“뭐라고요? 이 변태 장씨가 진짜! 내려요 내려 달라구요”
수아가 석진의 말을 듣고 석진의 등에서 발을 굴렀다. 그 발에 맞추어 석진이 이리 저리 휘청이면서 앞으로 나갔다.
수아는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석진의 등에 업혀 있는데.. 이상하게 가슴이 터질 것 같아 그의 등에서 자신의 가슴을 멀찌기 떨어드렸다. 혹시라도 자신의
심장의 반란을 그가 알아채지 못하게...
석진은 눈물이 나오려했다. 왜 눈물이 나려 하는지 몰랐다. 20년 가끼이 만에
자신의 사랑을 다시 업었다. 예전엔 그녈 업기가 무척 힘들었으나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수아를 한번 업은 것 뿐인데 자신의 그동안에 사랑에 대가를 보상 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또르륵]
기어이 눈물 한방울이 떨어졌다. 그 눈물 앞에 수아를 업고 다시금 맹세 했다.
다시는 그녀 곁을 떠나 그녀를 힘들게 하지 않겠다고. 평생 그녀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가겠다고.
산 너머로 해가 지며 하늘 주위에 빠알간 노을이 물들었다. 석진의 등에 업혀 있던
수아는 생각 했다.자신이 석진을 사랑 할지는 미지수지만 그에게 저 하늘처럼 물들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수아는 알지 못했다. 물들어 가는 게 사랑 이라는 것을 말이다. 수아를 업고 집으로 돌아가는 석진의 발걸음이 경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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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절이 않되네용~~
예전에 미리 쓰고 했을 땐 끊을 때가 확실 했었는데...
그냥 어제 쓴글 다 올립니다^^
오타...있어도 애교로 봐주시구요.
비가 오네요^^
옷 따듯하게 입으시공 감기 조심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