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이 너무재미없었군요. 2편부턴 만회해야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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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0 새벽(I) 창정 방안
얼마나 잤을까. 꿈을 꾸는지 땀을 흘리고 있는 창정. 어렴풋이 많은 검은 구두들이 달려 온다. 방문을 세게 두드리는 소리에 잠이 깬 창정.
오소리 (방밖에서)(E)형님! 오소립니다. 형님! (오소리가 피투성이가 돼서 문을 열고 들어오며)형님, 큰일 났습니다. 영팔이, 영팔이 놈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어서 피하십시오.
상체를 벌덕 일으키며 놀라는 창정.
창정 뭐? 벌써?!
그러나 이내, 창정은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있다가, 오소리의 재촉에 못 이겨 자리를 일으켜 뒷문으로 나간다. 아까 싸 둔 가방을 가지고 나가는 창정.
S#21 새벽(O) 창정 집 뒷문 앞
뒷길엔 구형소나타가 대기 중이고 창정 멈칫하자
오소리 큰형님, 어서요!
오소리가 재촉한다. 영팔 일당이 창정을 찾아 다가오는 소리가 가까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차에 타려던 창정, 무언가 생각이 난 듯
창정 수정인? 수정이도 같이 가야지?
오소리 형수님은 제가 이미 피신시켜 놓았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창정 (오소리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부탁한다?
오소리 ……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다.)
창정의 차 출발하고 곧바로 뒤이어 영팔이 패거리가 뒷문으로 나온다. 오소리가 막아보려 한다. 그 무리 중 썬그라스를 낀 영팔이가 앞으로 나와 떠난 창정의 차를 쳐다본다.
영팔 (썬그라스 벗으며) 죽여……!.
S#22 새벽(O) 도로
안개가 자욱한 새벽 길을 창정의 차가 달리고 있다.
S#23 새벽(O) 창정차안
창정의 긴장한 모습. 창정 차창 밖을 본다. 창정차의 헤드 라이트 불빛에‘고은 전통마을 5Km’ 표지판이 보인다. 창정이 이번엔 백미러를 보자 그 뒤를 좇는 두 대의 차(에쿠우스, 렉스턴)가 보인다.
S#24 새벽(I) 영팔 차안
창정을 쫓는 두 대중 뒤차에 타고 있던 영팔이 전화기를 든다.
S#25 새벽(I) 창정 차안
창정의 PDA폰이 울린다. ‘파리’라고 송신자가 보이고
창정 씨팔, 이 새벽에 웬 전화야? (하다 영팔 전화인걸 보고 받는다.)
영팔 (F)형님, 저 영팔입니다.
창정 이 새벽에 웬 전화질이야, 이 세끼야?
S#26 새벽(I) 영팔 차안
영팔 형님, 생쥐처럼 이렇게 도망치셔야 되겠습니까? 차를 멈추시지요. 목숨만은 살려드리지요, 제게 개처럼 무릎을 꿇으신다면 말이죠, 으하하하.
창정 (F) 이런 개새끼가 있나!
창정의 소리에 귀가 따가운 영팔.
S#27 새벽(I) 창정 차안
창정 너 같으면 세우겠냐, 이 씹 세끼야!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집어 던지는 창정.
S#28 새벽(I) 영팔 차안
영팔 (따가운 귀를 만지다 이내) 우쒸! 밟아!
S#29 새벽(O) 앞차
앞차의 썬 루프가 열리고 한 깍두기가 몸을 내밀어 총을 쏘기 시작한다.
S#30 새벽(I) 창정 차안
총소리에 목을 움츠리다가 다시 백미러를 보며,
창정 아니, 저 새끼들이 언제 총을 구입했지?
창정은 악셀레이터를 힘차게 밟는다.
S#31 새벽(O) 도로
차는 어느 새 절벽을 끼고 달리고 있다. 필사적으로 도망가는 창정, 계속 총을 쏘다 총알이 떨어진 깍두기가 썬 루프 밑으로가 다른 깍두기한테 총을 달란다. 운전자인 다른 깍두기가 자기 총을 꺼내 건네주는 순간 차는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덤프 트럭과 정면 충돌한다. 뒤이어 오던 영팔 차량이 간신히 피한다. 거리를 다시 좁힌 후, 영팔이 직접 차창 밖으로 조준을 한다. 이 때 갈래 길에서 9톤짜리 차량운반 트럭이 끼어들어 영팔차 앞을 막는다. 영팔, 중앙선을 넘어 트럭을 앞지르려 하지만 여의치 않다. 영팔 무언가 발견 한 듯,
영팔 (운전자에게) 속도 늦춰!
운전자 네?
영팔 속도 늦추란 말이야, 세끼야! (속력을 늦춘 후 트럭과의 거리가 확보되자) 다시 이빠이 밟아, 이빠이 밟아서 뛰어 넘어.
운전자 네? 저 트럭을요?
영팔 빨리 밟아, 이 세끼야!!
다시 속력을 낸다. 아무것도 실려있지 않은 차량운반트럭을 발판 삼아 뛰어 넘는다. 그러자 트럭 앞의 창정 차량 위를 덮치는 영팔차. 트럭은 갑자기 보이는 영팔 차량에 놀라 급히 핸들을 돌리다 가로 쓰러진다. 곧이어 썬그라스 낀 영팔이 연발식 총으로 차창을 열고 창정차 운전석을 향해 쏴댄다. 총알 세례에 몸을 숨기던 창정, 어깨에 총상을 입고, 영팔차는 창정차에서 내려오고, 영팔이 이번엔 창정차 바퀴를 조준해 쏘자 바퀴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펑크가 난다. 창정 차는 중심을 잃고, 급 커브 길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벼랑아래로 떨어진다. 떨어지는 충격으로 잠시 정신을 잃었던 창정이 깨어나 가방과 휴대폰을 챙겨 급히 차에서 내린다. 곧이어 차는 폭발한다. 폭발하는 차를 잠시 쳐다 보던 창정 재빨리 발길을 옮긴다.
S#32 새벽(O) 뚫어진 가드레일 옆 도로
영팔차가 급히 멈추고 영팔이 내린다. 벼랑쪽으로와 불타고 있는 창정차를 보며 웃는다. 이 때 영팔뒤로 다가오는 쌍칼. 영팔이 쌍칼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웃는다.
영팔 자, 가자
쌍칼 아닙니다, 형님. 큰 형님 시신은 묻어드려야지요. 찾아라!
쌍칼의 말에 3명의 깍두기가 총과 칼 등을 들고 밑으로 재빨리 내려간다.
S#33 낮(O) 숲 속
날은 밝았지만 숲 속은 그리 밝지 않다. 숲 속의 나뭇가지들에 옷이 찟기기도 한다. 이리저리 헤매던 창정의 눈에 멀리 고을이 하나가 보인다. 기쁨의 얼굴로 발길을 급히 옮기던 창정은 그만 발을 헛디뎌 벼랑 아래로 떨어지고 만다.
창정 아아악!
S#34 낮(O) 벌판
낭떠러지와 연결된 벌판. (아니면 그냥 풀들이 우거진 벌판도 좋다.) 창정이 상처투성이에 찢어진 옷 등 말이 아니다. 옆에는 창정의 가방이 있고...... 황소가 누워있는 창정의 얼굴을 사정없이 핥고 있다. 그 바람에 깨어나는 창정. 깨어나면 얼굴 위로 금동과 눈이 마주친다. 금동인 머리를 따고 있는, 12살 정도의, 옛 모습을 하고 있다.
창정 꼬마야 여기가 어디냐?
금동 ......
금동이 말이 없자 그냥 일어나 가방을 챙기려는 창정. 그러나 어깨, 다리 등을 다쳐 제대로 일어나지 못한다. 할 수 없이
창정 야, 꼬마야, 이 아저씨가 다쳐서 못 일어나니까, 얼른 가서 어른들 오시라고 해라. 이 아저씨 병원으로 좀 데려다 달란다고......
금동이 말이 없이 계속 창정을 쳐다보자,
창정 야 임마, 너 아저씨 다친 거 안보여? 어서 가 사람들 한 테 도움 좀 청하라고!
그러자 금동이가 대답대신 ‘씩’ 웃는다.
S#35 낮(O) 산 길
금동이 창정을 소 등에 태우고 고삐를 잡고 내려오고 있다.
창정 (계속 안절부절 못하며) 야, 나 안 내려놔? 꼬마야 나 소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단 말이야! 내려놔 줘, 어서 임마!
어리버리 소 등에 탄 창정이 겁에 질려 소리치지만 금동인 그대로 고삐를 끌고 아무 말 없이 간다.
S#36 낮(O) 고을 어귀
소 등에 타고 고을로 들어오는 창정. 포기했는지 엉거주춤 소 등에 딱 달라 붙어있다. 고을로 들어오면서 창정의 눈에 비친 것은 이조 시대의 가옥들과 죄다 상투에 쪽진 머리를 한 사람들이다. 조선시대 한복을 입고서...... 소를 타고 이상한 몰골을 하고 있는 창정을 피하거나 수군거리며 쳐다보는 사람들. 창정은 고을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이 부담스럽다.
창정 (중얼거리듯) 씨벌, 뭐 구경 났나? (이내 웃으며) 아하, 안녕, 안녕하세요? 굳모닝, 헤헤.
창정이 인사를 하는 등 애써 웃어 보이지만 사람들은 창정을 경계하며 이상스럽게 여긴다. 그들 속에 양반집 규수인 자영(=수정)과 그 몸종 향단(20대 초반)도 있다.
향단 아씨, 아씨! 저 소 등에 타고 있는 사람 좀 보세요. 생김새가 망측하기 그지 없습니다 요, 하이고.
무슨 생각에 잠겨있던 자영이 향단의 호들갑에 창정을 유심히 바라본다. 치마로 얼굴을 가려 눈과 코만 보인다. 눈을 뗄 줄 모르는 자영. 그러다 창정과 눈이 마주친다. 얼굴을 피한다.
향단 하이고, 아가씨 저 사람도 혹시 바다 건너온 코쟁이는 아닐까요? 생김새는 우리랑 비슷한 게 왜놈인가?
자영 왜 이리 호들갑이냐, 어서 가자.
길을 재촉하는 자영. 그러면서 창정을 한 번 더 쳐다본다.
창정 (아까 새벽 길에서 보았던 전통마을 표지판 생각 난 듯) 아아 그 동네구나! (뚫어지게 경계하듯 쳐다보는 사람들을 보다) 아닌가?
위태롭게 소 등에 타고 있다.
S#37 낮(O) 금동의 집 대문 앞
문이 빼 꼼이 열리고 머슴인 돌쇠(20대 중반)가 나온다.
돌쇠 아니, 도련님 어디 가셨다 이제야 오십니까 요? 마님께서 화가 많이
나셨습니다 요. (그러다 창정을 본다) 아니 이 쌍놈은 누구 라요, 냉큼
내리지 못하냐? 소 허리 병신 만든 일 있나? (창정을 우악스럽게 끌어 내린다.)
창정 아, 아악!
창정, 바닥에 패대기 치다시피 한다. 금동한테 도움의 눈초리를 보내지만, 금동은 소 고삐를 돌쇠한테 맡기고 아무 말없이 대문으로 들어간다.
창정 (돌쇠가 무서워 쳐다보다가) 야, 야, 같이가!
S#38 낮(O) 금동의 집 마당
정훈장 아들 효동(10세)이 안방에서 나오다 들어오는 금동을 본다. 창정은 절뚝거리며 뒤이어 온다. 효동은 급히 안방에다가,
효동 어머니, 금동이가 왔어요. (다시 금동 보며, ‘넌 죽었어’ 하는 표정으로 주먹 내민다)
영보당 이씨(40대 초반, 정훈장 부인)가 후다닥 나오며,
이씨 (마루 끝으로 와서) 네 이놈 이 시각까지 소를 끌고 어디에 가 있다 오는 게냐? 네 놈이 소를 끌고 가는 바람에 오늘 갈지 못 한 밭이 몇 마지기 인 줄 알기나 알느냐?
금동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때 금동의 어머니(30대 후반)가 부엌에서 뛰어 나온다.
금동엄마 아이고, 마님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제가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 매일 마님께 심려만 끼칩니다 요. (금동일 때리며) 이걸 어따 써, 이걸. 어서 사죄 드리지 못하니?
필요 이상으로 고개를 조아린다. 안방에서 정훈장(40대 중반)도 조용히 나와 선다.
이씨 아이고, 내 저 놈의 모자만 보면 속이 터져 못 살아, 어떻게 하루라도 소란을 안 떠는 날이 없노?
계속 이씨에게 조아리는 어머니가 못 마땅한 금동. 돌쇠가 들어와 선다.
정훈장 (두 모자 측은히 바라보다) 부인, 그만 하시오. 별탈 없이 들어왔으니 됐소.
이씨 되긴 뭐가 되요? 저 놈 때문에 우리 식구 땅 퍼먹게 생겼는데……
정훈장 어허, 부인! (하며 눈을 흘기자)
이씨 (구시렁대며 꼬리 내리다 창정을 본다) 근데 너 뒤에 터진 보릿자루 마냥 망측하게 생긴 저 놈은 또 누구냐?
창정 (들릴 듯 말듯) 뭐, 놈? 저 여편네가?
이씨 보아 하니 행색이 거지인 거 같은데...... (또 한 소리 하려다 정훈장 눈치 본 후)
금동어멈, 식은 밥이나 한 대접 퍼줘서 내보내라.
정훈장 …… (이씨 말하는 뒤로 방으로 들어 가려 한다)
창정 뭐, 거지? (앞으로 뛰어 나갈 태세다.)
금동 대감마님!
놀라 뒤돌아 보는 정훈장과 이씨 모자.
금동엄마 아니, 금동아, 왜 이러느냐?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금동 이 사람은 지금 몸이 성치 않습니다. 대감마님께서 가르치시길 배고픈 자, 병든 자, 무고한 자는 그냥 지나치지 말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씨 아니 저 놈이……
정훈장 (이씨 막으며) 흠, 좋다. 돌쇠야, 저 자를 사랑채로 안내하고 병을 돌봐라. 단 상처가 아물면 지체 없이 떠나야 하느니라, 험. (하고 방으로 들어간다.)
이씨 아, 아니, 영감 저 거지를…… (하며 정훈장 따라 안방으로 들어 간다)
창정 (F) 끝까지 거지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