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내내, 저번 직장에서의 체불급여 문제 등등으로 골치가 썩었던 탓에
지금의 회사는 그저 편한 마음으로, 욕심버리고 다니리라 어렵게 새출발을 했건만..
힘들게 추스려 놓은 마음이 또 널을 뛴다.
어제 퇴근길.
집 근처의 직장이라 걸어서 출퇴근을 하는 나에게 어스름해진 하늘을 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그 길은 때로는 위안이고 작은 행복이며 여유로운 휴식이기도 했다.
그런뎅,
여유롭게 걸음을 옮기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던 내게 검은색 그랜져 XG 한대가
돌진!까지는 아니고 실금실금 인도쪽으로 침범해 온다..
뭐냐고~~하는 눈빛으로 운전석을 보니 많이 먹어봐야 스물 다섯 이쪽저쪽인 처녀가
친구를 태우고서 운전대를 잡고있다.
크허~ 럭셔리한 그녀, 문을 열더니 " 죄송합니다만 초행인데다 워낙 길 찾기가 힘들어서요~"하며
내게 길을 묻고는 예의바르게 인사를 하고 부웅 떠나버림..
뭐 조근조근히 따져보지야 않았지만 몸에 두른 옷이며 액세서리, 차에 이르기까지
이십대 초반이 누리기에는 조금 사치스럴 정도다.. 아니 조금 많이 사치스럽다.
예전같았으면 부모 잘 만나서 호강하네 어쩌네, 저 나이에 저러고 다니는거 보니 머리는
비었을꺼라는둥 -ㅎㅎ 내가 가지지 못한것에 대한 비뚤어진 동경이었겠죠 ㅎ -
험담하기에 바빴을텐데 어제 그녀를 보니,,,,,,,
부럽더라. 그저 부럽더라..
그런 사람들을 욕하고 다소 헐뜯듯이 해야만 바른 생각을 하고있는 젊은이라 여겼던
시절도 내게는 있었는데, 자기차를 끌고 학교에 오는 사람에게 "학생이 꼭 저래야해?"라며
골빈넘 취급했던 떄가 내게도 있었는데.. 어제는 무조건 그녀가 부럽더라.
차라리 싸가지가 닭발같았거나 말하는 투가 쌍스러웠거나 했더라면
'쟤 아마 "나가요" 일꺼야..' 이렇게라도 위로해 보았을텐데,, 너무나 상냥하고 예의바른
그녀의 말투/ 몸가짐.. 참 뉘집 자제인지 가정교육도 자~~~알 받았구나.. 그런 냄새가 무진장
풍기는 그녀의 모든것을 보면서 내 자신이 한심하고 초라해 보였다..
낼모레면 계란한판.. 조그만 사무실에서 잡다한 일처리나 하고있는 내 모습이나
매달 집에 들어가는 이자,, 내가 책임져야 할 엄마,,
모든게 아드~~~ㄱ하고 우울해 지는 것이다..
이제 정말 바닥까지 간 모양이다. 욕하고 헐뜯을 여유나 자존심도 이제 내겐 없나보다.
나도 이제 갈데까지 갔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