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부싸움을 해보니~
한 때 도시에서 별 어려움 없이 살던 우리 부부는 내가 우리와는 아무
런 상관도 없는 정치 사건에 나섰다가 혼이 난 후에 우여곡절을 거쳐
시골에 가서 농사를 지으며 살자는 아내의 말에 따라 시골로 이사를
하였다.
처음 아내가 자기는 도시에서는 도무지 살 수 없으니 아이들 데리고
시골로 갈 테니 나는 알아서 하라고 하고는 아이들을 데리고 먼저 시
골로 내려갔다.
그 때는 모 대학 앞에서 장사를 하던 때라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시
골로 내려가고 나도 가게를 정리한 후 아이들도 보고 싶고 우선 몇 일
시골에 가소 쉬었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시골에서 몇 일 지내다보니 다시 번거로운 도시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그대로 시골에 눌러 앉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아내가 시골로 내려가게 된 것은 자신의 철학이나 신
념이 아니라 아내와 연결된 종교에서 가르침 때문이었다.
시골에서 생활은 몸은 힘이 들지만 마음은 편해서 불만이 없었다.
시골 생활은 일을 하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어 아내나 나나 참으로 많
이 그리고 열심히 일했다.
사실 나는 어릴 때부터 고생을 하고 어려운 가운데 자랐지만 고생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자란 아내는 농사일이라는 것이 힘들고 어렵지만
억척같이 일을 했으며 일에 대해 한번도 불평을 하거나 불만을 갖지
않았다.
열심히 사는 아내를 보며 능력이 없어서 고생을 시키는 것이 미안하기
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으며 한편으로는 고맙고 감사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골에서 고생하며 사는데 문제는 가끔 부딪혀 싸우는 것이다.
어릴 때 부모님은 말할 것도 없고 형들의 말에도 대꾸 한번 못하고 자
란 나는 한번 자기 주장을 하면 지지 않고 끝까지 우기는 아내가 쉽게
이해되지 않았으며 그러다 보면 의견이 부딪혀 서로 싸우고는 했다.
우리가 부부 싸움을 할 때 가장 고통스러웠던 일은 한쪽에서 무서워
어쩔 줄 모른 채 공포에 떨고 있는 어린아이들이었다.
그렇게 우리가 싸우는 것을 보며 한쪽에서 무서워 공포에 떨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내가 왜 이러는가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싸운다는 사실
이 화가 나 더 싸운느 어리석은 짓을 하고는 했다.
평소 아내에게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
서로가 다른 환경에서 보고 듣고 자란 두 사람이 결혼해 부부가 되어
살지만 자란 환경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늘 좋을 수만은 없
다.
그러므로 부부가 살면서 싸움은 안 할 수 없으며 때로는 부부 싸움이
부부 사이를 더욱 긴밀하고 사이 좋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부부가 싸움을 하는데도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부부 싸움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가 서로 주의할 것은 서로의 인격을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 다음 되도록 서로의 부모나 형제들을 흉보거나 허물을 들추지 않아
야 한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문제가 없을 수 없지만 그러나 비판을 하더라도
비난을 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말이 "아" 다르고 "어"다르기 때문에 말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절대 중요하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왜 이렇게 했느냐?"고 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하
는 것보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든지 "이렇게 하는 것 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며 내 생각을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상
대편의 의견을 물어보는 쪽으로 말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며 수
도 없이 말을 하고는 했지만 말을 할 때는 "그렇다"며 곧잘 수긍을 하
고 동의를 하면서도 실제로 행동으로 지켜지는 일이 많지 않았다.
우리 부부는 싸우기도 많이 싸웠으며 우리 부부만큼 많이 싸운 부부도
드물 것이다.
우리 부부 싸움은 꺼떡하면 서로 주먹다짐이 오가는 것이 보통이며 서
로 붙잡고 맨땅을 뒹굴며 싸웠다.
그렇게 싸우다보면 서로 멍이 들고 상처가 나서 고생을 하고는 했다.
성격이 차분한 나와는 달리 격정적인 아내는 흥분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았으며 내가 한 대 때리면 두 대 세 대를 때리고는 했으며 힘도 나
못지 않아서 한번도 내게 밀린 적이 없다.
아내와 싸움을 하다보면 "내가 지금 무엇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기
도 하고 "무엇 때문에 싸워야 하는가"하는 생각에 싸우면서도 내가 어
처구니가 없어 그만 싸우자고 하며 피하기라도 하면 아내는 끝까지 나
를 쫓아다니며 자기가 지쳐 그만 둘 때까지 끝이 없었다.
그리고는 이어서 푸념을 하면 또 끝이 없다.
만나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주저리주저리 꾀기 시작하면 밤을 새우
며 지쳐 잠이 들어야 끝이 나고는 했다.
부부 싸움을 하는데 한 사람이 피하는데도 죽자살자 하고 끝까지 쫓아
다니며 계속해서 싸움을 거는 데는 방법이 없다.
그렇게 지난 날 우리 부부는 시골에서 사는 동안 원도 끝도 없이 부부
싸움을 했다.
부부가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서로 싸우더라도 서로의 인격을 건드리거
나 서로의 부모와 형제들의 흉이나 허물을 끄집어내 상대방을 공격하
고 상대방이 피하는데도 끝까지 쫓아다니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짓은 진정으로 부부로서 살아가기를 바란다면 절대 해서는 안 된다.
아내와 싸우고 지친 아내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나를 만나서 남
들처럼 호강은 시켜주지 못하고 고생을 시키면서 왜 그랬을까 하고 생
각하면 마음이 언짢고 아파서 가슴을 앓으면서도 다시 대들며 지지 않
고 끝까지 덤비는 아내를 보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는 것은 내가 사람
이 되지 못한 때문일까?
사실 아내는 내게 아이들을 낳아준 것만으로도 평생을 고마워하고 감
사하며 아내를 위해 살아도 모자라는데.
후!
도대체 사람이라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것인지 어리석은 나로서는 아직도 알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