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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동서라는 사람은 다 그런지

아직도 |2006.02.09 09:12
조회 3,122 |추천 0

설날이었습니다.

동서가 김치 다 떨어져간다고 어머니한테 김치달라고 하니
어머님이“벌써 다 먹었냐. 너 줄 김치 우리도 없다. 올해는 큰애(큰 형님)이  많이 안 가져왔다”고
하십니다.

 

하긴 시집온제 12년째인데 해마다 큰 형님이 시어머님것까지 담가주시면

그걸 막내가 가져갑니다,

막내가 가져가는 것 알고 일부러 형님이 넉넉히 담가 보냈지만

막내가 큰 형님께 직접 갖다먹고 감사하다는 표를 하는게 맞을텐데도

고생은 큰 형님이 하고 생색은 시어머님이 냅니다

 

 나는 친정에서 1년 먹을 김치를 8통 가져다가 냉장고에 두고
다음해 김장 담글 때까지 두고 먹는다고 하면서 한통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럼 그러라면서 택배로 보내라고 합니다.

 


그러면 당연히 “  형님 ,택배비는 착불로 보내세요”해야되는 거 아닙니까
안됬는지 잠시후 택배비는 약 4천원정도 할거라면서 그걸로 그만입니다.
4천원이든 4만원이든  수혜자가 부담하는게 원칙아닌가요.
김치한통을 동서네로 택배로 부친다....이걸로 결론이 났습니다.

 

 

내가 친정언니들과 날을 정해서 친정에 모여 김치를 담근다했더니
“형님은 김장담그거나  일하는 것 좋아하나봐요, 나는 그런 일하는게 싫어요”라고 하며
앞으로도 자기손으로는 김장담글 일이 없을 거라는 말입니다

 

설 다음날 큰 형님네로 갔습니다.
동서가 큰 형님한테 김장김치 택배로 보내면 얼마나 드냐고 묻습니다.
형님이 “약 1만원 한다”고 합니다.
택배비가 생각보다 비싸다느니 이런 말도 없었고 난 옆에서 듣기만 했습니다.

 

 

식기건조기를 큰 형님이 새로 장만하였더군요. 동서는 건조능력이 뒤진다느니 중소기업제품은 질이 떨어지느니 평을 하면서  역시나 늘 하던데로 “나는 고무장갑 없으면 단 한번의 설거지에도 손에 습진이 생긴다”면서 옆에서 입으로 설거지 다했습니다

 

집에 왔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바빠서 6일 아침에야 김장봉투 2장을 사서 김치 한 통을 옮겨담았습니다.
남이야 뭐라든 내 입맛엔 제법 맛있는 총각김치도 6킬로정도 한봉투 담았습니다.
청국장 가루와 냉동한 생청국장 두 덩어리를 냄새 안나게 밀봉하여 챙겼습니다.
박스에 넣어서 청테잎으로 봉하려 하는데 남편이 아침 출근을 재촉하였습니다.

 


차에 올라 휴대폰으로 막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주소를 적어야했기에....

 

그런데 막내가 하는 말이
“ 큰 형님이 그러는데 택배비가 만원이라니 너무 비싸서 택배로 보내지 마세요.
배보다 배꼽이 더크면 누가 택배로 김치 받아먹어요.
아버님제사가 4월이니 그때까지 잘 보관해두었다가 그때 가져오세요.
가져올때 다른 맛있는 반찬도 다 가져오세요 호호호“

 

그럼 큰 형님네서 택배비 1만원이란 말 들었을때 나한테 택배로 보내지 말라고 하던가
자기집에 도착해서라도 말했어야지 ..

 


게다가 배보다 배꼽이라니요.
허리 꼬부라지고 눈도 침침한  80노인이 밤새워 마늘까고 파 다듬고 기초재료 다듬어서 담가온 김장입니다.택배비1만원에 내 늙은 친정엄마의 김치가 비교되다니요.

 

아무튼 그럼 알았다하고집에 와서 김치통에 도로 담아 넣어두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김치판매가격을 샅샅이 뒤져보았습니다.

 


중국산김치는 10킬로에 싼 것은 2만원대입니다.
하선정이니 종가니 하는 메이커는 반포기1킬로에 5~6천원대입니다.
내가 보내려고 했던 김치는 7포기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 하선정이 얼마나 솜씨가 좋은지 모르나
거기에 비추어서 배추 7포기면 배꼽인  택배비보단 더 할 것같더군요.

 

 

또 생각이 나네요

설날에 육전을 빚으려고 두부를 짜주머니에 넣고 짰습니다.
정갈하게 빨아서 건조된 헝겊주머니에 두부를 넣고 짜는데
어머님이 와서 보시며  야채 많이넣으면 물이 생기고
너무 적으면 뻣뻣하니 알아서 적당히 해라 하십니다.

 


이미 많다 싶을 정도로 야채를 썰어 놓았기에 두부의 수분을 최대한 제거하는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조금 끙끙댔더니 그게 보기에 안스러웠던지


“어머니 다음부터는 두부를 짠두부로 사세요. ”


 “그게 뭐다냐?”


“짠 두부예요. 똥그랑땡 전용 짠두부 몰라요?”


 “어디서 판다냐?”


“ 두부파는데서 팔지 어디서 팔아요”


 “ 난 여태 짠 두부 못 봤다”


“ 두부파는데 가서 물어보세요. 없는데가 어딨다고”

 

옆에서 두부짜던 나는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두부짜는일이 뭐 어려우며 뭐 자주 있는일이며
뭐 그리 시댁에서 두부짜보았다고 저러나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내가 우리 친정이 가난해서 남들보다 더 고생한거가 있다면 주로 밭일과 시장에 내다팔 채소 다듬는 일이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추억삼아 몇 번했더니


설에는 “형님 외할머니는 왜 형님 어머니를 그런데로 시집을 보냈데요.
잘 알아보고 고생 안하는데로 보내는 게 딸가진 부모들이 하는 일아닌가요?“ 이럽니다.

 

 

 자기갖춘것보다 훌륭한 남편을 만나서 그런 생각도  할수 있겠다 싶었지만 그 얼마나 공격당하기 좋은 말입니까


네 딸은 얼마나 좋은데로 시집보내나 보자든지 그래서 너희 언니는 약혼까지 했다가 파혼하여  새로 결혼했냐든지(물론 이혼이나 파혼이 흠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속좁게  나도 트집을 잡아본겁니다)

 

시동생이랑 요즘에 대화가 많이 줄었다고 나한테도 하더니 큰 형님한테도 하소연 합니다.
큰 형님은 늘 그럽니다
“젊었을 땐 그러다가도 나이들면 부부밖에 없으니 너무 상심하지마라”

 

 

보통이라면 말을 내뱉기전에  한번  걸러서 보낼 줄을 알아야하는데
잠시의 재고도 없이 내뱉어버리는 말에
겨우 이틀동안 얼굴본 나도 참 안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날마다 옆에 있는 사람은 오죽할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나역시 속좁게 남편 흉보고 그게 잘하는 건 줄알도 더 떠들던때가 있었습니다.
또는 어머님이 그렇게 키워놓아서 그렇다고 책임지라는 듯이  어머님께 일러바치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휴대폰에서 들려오던 그 아침의 전화목소리가 귓가에 들려
마음이 편칠  않네요

 

다시 만나면 많지도 않은 동서이니 반가울테고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게 되면서도 지금은 마음이 편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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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수0
베플얼짱이|2006.02.09 10:06
헉~~님 동서는 받는데 익숙한 사람같네요....4월에 절대로 김치주지 마세요...동서가 달라고 하면.."그 김치가 얼마나 맛난지..내친구에게 말했더니 친구가 꼭 착불로 부쳐달라고..않그럼 화낸다고 해서 부쳤지...친구가 넘 고맙다고 며칠전에 울 애들 봄옷을 부쳐왔네~~" 절대로 김치주시지 마세요...동네 경로당에 갖다드리면 인사라도 듣는데.....원~~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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