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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의 로맨스 >> - 17

마녀본색 |2006.02.14 08:59
조회 997 |추천 0

 

 #4장. < 사랑 그것이 남긴 기억에 대해서... > - 1

 

태봉과 미우의 사이는 미우가 화해를 청하기 전보다 악화된 듯 했다.

그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태봉의 눈 주위와. 해인의 이마가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직원들과의 사이는 괜찮아졌다.


“미우씨.. 주말에 뭐, 특별히 하는거 있어?”


“아뇨... 왜요?”


“그럼.. 울 회사에서, 친목 산악회 있는데, 안 들어올래? 운동도 되고, 다른 사람들하고도 친할 수 있고... 어때?”


“음... 좋아요.. 원래, 운동하는거 좋아하거든요..”


“그래? 잘됬네! 이번 주에. 가까운 산 등반 있으니까.. 일요일 아침 8시까지 회사로 와..”


“네,, 알았어요...”


미우는 같은 부서 선배의 권유로, 산악회에 들어가기로 했다.

미우의 말대로, 원래, 운동도 좋아라 하고, 그녀의 생각대로, 많은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는, 써클활동 만큼 좋은 것이 없는건 확실하니까..

미우는 좋아진 기분으로 활짝 웃으며, 사무실로 들어섰다. 조금씩, 생활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한사람과의 냉전 같은건 이미 안중에도 없어진 상태였다. 미우의 입장에서는...당연한 응징이였으니 말이다..

창가에서 커피잔을 들고 있던 태봉의 눈에 절대로, 고와 보일수가 없었다.


‘뭐가 좋다고 헤실거리는지... 전미우... 저걸, 어떻게 혼내주지?’


미우는 자리에 앉다가, 살벌한 눈길로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태봉과 눈이 마주치고는 살짝 눈꼬리에 힘을 줘서 째리고는 모니터로 눈길을 돌렸다. 그 모습에. 태봉의 눈에서는 불이 날 지경이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할수 없지 않은가? 이제까지 저 여자와 부딪혀 좋은 꼴이 없었으니, 제대로 된 계획 없이는 건드려봐야 좋을 건 없었으니말이다..



첫 등산하기로 약속한날. 미우는 새벽부터 부산을 떨었다.

등산복을 챙겨입고는, 보온물병에 얼음물을 챙기고, 두껍지 않게, 그러나 자외선을 차단할만큼 의 옅은 화장을 하고. 일찍 집을 나섰다. 문을 열고 나가자, 늘 가끔 같은 시간대에 열리던 태봉의 집 문을 한번 째리고는 발랄한 발걸음으로, 회사로 향했다.

워낙 미우가 일찍 서둘러서인지, 모이기로 한 장소엔 아직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미우는 대충 앉을 만한 자리에 걸터 앉아서, MP3를 꺼내, 귀에 꽂았다.

눈부신 아침 했살과, 왠일인지 오늘따가 상쾌한 바람이 미우의 후각을 자극했고, 귓가에선, 비틀즈의 음악이 울렸다. ‘HEY, JUDE' 이곳으로 와서 처음으로 맞는 상쾌한 일요일이였지만... 그런 상쾌함은 얼마가지 않아 산산히... 조각이 날 조짐이 보였다.

사람들이 어느정도 모이고, 미우가 인사를 하고 출발하기로 한 버스에 올라탈 때 쯤... 낮익은... 그러나, 그리 반갑지 않은 얼굴이 불숙 나타났다.


“태봉씨,, 오늘따라 좀 늦었네?”


“오늘 좀 늦잠을 자서요.. 그래도 많이 늦진 않았죠?”


“어, 그래,,, 자..그럼 다 온것 같으니까.. 출발합시다...”


써클 회장인 듯한 중년의 아저씨가 말을 하자, 버스는 부드럽게 도로위로 올라갔다.

태봉은 뒷자리로 옮겨 들어오다가. 미우를 발견하고는 어쩜 미우와 한치도 다르지 않은 표정을 하고는 빈자리를 찾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빈자리가, 미우 옆자리 밖에 없었다. 태봉은 하는수없이. 미우의 옆자리로 앉으며, 최대한 옷깃조차 닿지 않으려했다. 먼저 태봉을 발견하고, 창밖을 응시하고 있던 미우는 태봉이 자신의 옆에 앉자, 아침의 상쾌한 기분은 온대간대 없이 발끈했다.


“아니, 왜? 하필이면, 여기 앉아요? 다른데 앉아요!”


“쳇! 빈자리가,, 여기밖에 없네요... 누군 앉고 싶어서 앉은 줄 알아요?”


미우는 태봉의 말이 정말인지. 벌떡 일어나 빈자리를 확인하려 하다가, 머리는 선반에 부딪혀서 다시 앉아 머리를 감싸쥐었다. 뜻하지 않게 좋은 볼거리를 목격한 태봉은 필요이상으로 크게 웃었다.


“ㅋㅋㅋ, 차가 움직일 때는 위험하니까... 가만히.. 앉아계세요.. ”


“뭐욧!!!”


가뜩이나 구겨진 기분에, 머리를 박은 아픔과 창피함이 겹쳤는데, 태봉의 빈정거림에 발끈해서 따지려고 했지만, 이 써클에 들어오길 권유했던, 대리의 말에 맥이 끊기고 말았다.


“두사람. 나와서 까지 싸우기야? 그만들 좀 해! 자! 받아... 먼저 요기부터 하자구..”


대리는 김밥과, 음료수를 내밀었다.

미우는 그것을 받아들고는, 창쪽으로 틀어앉아 말없이 김밥을 먹기시작했다.

뭐, 먹는거라고는 하지만, 왠지 옆에 앉은 태봉은 미우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김밥안의 단무지를 요란하게 씹어대는 소리를 듣고는, 자신이 씹히는 것 같은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한 시간 가량 달린 버스는, 등산객이 꽤 보이는 산 아래 멈춰섰고, 모두가 차에서 내려, 지급되는 생수와 오이를 받아들고는 등반을 시작했다.

한여름의 날씨라, 몇 걸음 옮기지 않아서, 모두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다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별로 힘들이지 않고 오르기 시작했지만.

두어달 가량, 운동량이 별로 없었던 미우는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지쳤다. 그래도, 별 내색없이. 열심히 사람들의 보조에 맞추었다. 얼굴에서 맺히던 땀은 벌써, 등줄기를 타고 흘러 등산조끼안에 입은 티셔츠가 촉촉이 젖어들었다. 한 시간 가량을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다 겨우 평지에 가까운 길이 나타나자, 미우는 잠시 곁에 있는 나무를 잡고, 숨을 골라내었다. 선두그룹에 든 사람들은 벌써, 미우가 보이지 않는 곳까지 올라갔지만... 미우는 무리해서, 따라잡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꽤 높이 올라왔는지.. 선선한 산바람이 미우의 젖은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고, 숨을 고르던 미우는 잠깐의 상쾌한 기분을 느끼고는 다시 열심히 걸음을 옮겼다. 다시 한참을 올라가다보니, 일행들이 군데군데 놓여진 바위에 걸터앉아 미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 쉬는 시간이에요?”


“미우씨가 안보여서. 기다리고 있었지..”


“헤헤.. 여기 내려와서는 운동을 거의 안했거든요.. 그래서, 좀..”


“괜찮아.. 숨 좀 고르면서 가지 뭐...”


물 한 모금.. 오이 한입 베어 먹고는 다시금 미우를 비롯한 일행들은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바위만 무성한 산이 나왔다. 군데군데, 로프와, 계단으로 이어진.. 꽤 험한 산이.. 미우는 숨을 한번 고르고.. 천천히 일행을 따라. 로프를 타고 내려왔다. 그냥 오르막을 걸어오를 때보다, 더 힘이 들었지만.. 주의 기울여, 천천히... 그리고, 곧바로, 조금 높은 바윗길이 나타났고, 그곳은 혼자 오르기가 힘든 길이였다.

차례차례 앞선 사람들의 도움으로 올랐고, 드디어 미우차례가 돼서 미우가 손을 뻗었을 때... 위에서 손을 내민 사람은 태봉이였다. 일순간. 벌레씹은 미우의 얼굴 못지않게. 태봉도, 어쩔수 없이 손을 내민 분위기가 역력했다.

태봉은 위에서 미우를 내려다보며, 저 화상이 손을 잡고 돋음질을 하는 순간, 손을 놓아버릴 상상과 함께, 열심히 팔을 뻗고 있었지만, 그런 태봉을 아예 무시한 듯, 미우는 제 힘으로 올라오려고, 끙끙거리고 있었다. 태봉과 미우의  자존심 싸움에, 미우뒤에 있던 사람들과, 태봉의 앞에 올라갔던 사람들이. 보다못해, 한마디씩 불평을 터트릴 때 쯤 미우는 하는 수 없이 태봉의 손을 잡고 바위를 기어올라갔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열심히 손을 닦아댔고, 그 모습을 태봉은 자신의 시퍼런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아우~ 저게 진짜.. 난뭐, 지 손 잡아서 좋은 줄 아나.’


태봉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미우의 옆을 앞지르면서, 미우보란 듯이. 목에 감았던 스카프를 풀어 미우보다 열심히 손을 닦으며 지나갔다. 그리고... 그때부터, 앞서거니 뒷서거니, 태봉과 미우의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서로가 서로의 뒤에 가는걸 순간 참을수 없었던 기분에, 점점 걸음은 빨라졌고... 정상에 도착했을땐... 이미 일행들이 보이지 않았다.

둘이 가장 선두에서 도착했다. 먼저 올라서려던 태봉을 질러서. 미우가 먼저 오르자, 태봉은 잠시 비틀거리며 넘어질뻔했다. 그리고, 미우의 뒷통수를 아주.. 너무나.. 어의 없는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런 태봉은 안중에도 없던 미우는 숨이 끊어질 것처럼 차올랐지만, 그대로, 저 재수없는 태봉에게 뒤처지지 않았다는 생각에 희열을 느끼며, 벼랑 가까이로가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음미했다.


“아~~ 시원하다...”


날아오르는 듯 한 포즈로 가슴을 내밀고, 크게 쉼호흡을 하며, 미우는 신체의 모든 리듬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 리듬의 상승곡선의 맥을 끊는 목소리가 있었으니...


“진짜.. 못참겠네.. 야! 전미우!”


미우는 숨을 들이쉬다 그 산바람에 사례가 걸린 듯, [컥]거리며 숨을 멈췄다가. 방금 자신의 청각을 자극해온 쪽으로 돌아보았다.  그곳엔, 태봉이 붉게 상기된 얼굴로 미우를 노려보고 있었다.


“뭐? 야! 전미우? 지금 말 다했어요?”


“그래, 다 했다. 나보다 나이도 어린게.. 어디서 안 질려구 사사건건 시비야? 시비가?”


“뭐....뭐...”


미우는 자신의 척추를 타고 올라오며, 어깨와, 뒷목 근육을 뻣뻣하게 만들며,,, 심지어 뒷골까지 당기켜 기어 올라오는 혈압을 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내가! 참을려고 했는데! 너! 그만해라! 철없어 보여서 내가 어지간 하면 참을려고 했는데, 이런데서 그렇게 사람을 밀치고 올라가면, 다칠 수도 있잖아.. 니 성질에 내가 굴러 떨어져 죽었으면 좋겠어?”


“씨... 그쪽이 나보다 나이가 많으면 얼마나 많다고, 반말이에요? 그리고 왜 반갑지도 않게 내 옆에 있냐구요!! 그러니까!!”


“내가 할말이네,, 왜? 반갑지도 않게 따라와?”


“씨.. 너 있는 줄 알았으면, 나도 안왔어. 정말 재수 없는게 누군데?!”


“뭐? 재수없... 너?!! 엇다대고 반말이야?”


“왜? 너두 반말들으니까 기분나쁘지? 니가 먼저 반말했잖아!! 차태봉 이! 울트라 캡숑 왕재수야!”


순간 태봉은 미우의 말에 화를 내기보다는 2,3초간 어의 없이 미우를 보다가 크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어쩜 저 나이에 저렇게 유치한 멘트를 구사하는건지... 저런 말은. 요즘 십대들도 안쓰는 말일텐데.. 갑작스런 태봉의 웃음에 황당하고, 당황한건 미우였다.


“사람 염장 질러놓고? 웃음이 나오니? 야! 차태봉!!!”


태봉은 한참을 웃어제끼다가는. 미우에게 몇 걸음 다가와서는 미우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나이 스믈일곱이나 먹은 여자 입에서 나올 말치고는 상당히 유치하네.. 미안하다.. 네 정신연령이 이정돈지도 모르고, 내가 잠깐 같이 놀뻔했네...너 때문에, 내 정신연령까지 깍기느니.. 내가 참는다.”


태봉은 말을 마치자 마자, 적당한 자리로가 앉아서는 생수를 꺼내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리고, 그저 그동안 좋지 않은 감정만 쌓였어서 그런지, 자신이 전에없이 유치했었다는 것을 깨닭았다.

또, 새삼, 저 ‘전미우’라는 여자가. 꽤 귀엽다고 생각이 드는 중이였다.



더운 등반이 끝이 나고, 모두 산에서 내려왔을 때는 오후 2시쯤 되는 시간이였다.

가정이 있었던 사람들도, 오후늦게 약속이 잡힌 사람들도 꽤 있는터라, 점심은 휴개소에서 간단히 때우기로 하고 모두가 버스에 몸을 실었다.

미우는 잽싸게, 대리의 옆에 붙어서는 혹시, 태봉과 함께 앉게 될 수 있는 모든 근거를 배제시키고, 버스에 올라탔다. 다행이 태봉은 제일 뒷자석에, 그 또래의 사람들과 어울려 있었고, 미우는 MP3를 귀에 꽂은채, 휴개소에 도착할 때까지 가만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짧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 미우의 꿈..


그야말로 청명한 교정엔, 여러 인종의 학생들이 유쾌한 표정으로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엔, 미우도 있었다. 지금보다 훨씬 앳된, 긴 생머리는 칭칭감아올려, 머리에 난 혹처럼 묶었고, 그녀의 품속엔 두꺼운 서적들이 잔뜩 안겨있었다.

좀 전 수업을 마치고 나와, 수업내용과 다음 일과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며, 교정안의 큰 나무 뒤쪽에 앉았다. 그리고, 갑자기, 미우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 퍼졌다.

다음 일정이란... 최근에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와의 저녁 약속이였다.

다음 수업만 마치면, 집으로 돌아가 열심히 뭘 입을지, 가벼운 화장을 할지를 분주히 고민하고, 준비해야겠지..

미우는 얼굴에 잔뜩 퍼진 미소를 어느정도 정리하고, 자신이 들고있는 책중 가장 두꺼운 “세익스피어”문학집을 집어들었다. 그리고, 한창, 소설 안으로 빠져들려고 할 때 쯤...

낯익은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자~ 내가 말했지, 금방이라고, 그런 애들이 원래, 매너만 깍듯하면 금방 넘어온다니까..얼른, 돈들 내놔!”


“아~ 아깝네, 치, 남자한테는 관심도 없는 척 도도하더니, 별거 아니네, 자 옛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내기 금액을 좀 쎄게 할걸... 어쨌든. 이 돈으로, 오늘 저녁에 바에나 갈까?”


미우의 표정은 충격으로 굳어졌다.

분명, 자신의 남자친구의 목소리였고, 그리고, 저 말은....

하지만, 미우의 표정인 굳든 말든, 지금 미우가 보이지 않는 놈들이 알리 없었다;.

그리고, 그때, 도도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되! 오늘 저녁약속 잊었어? 고고한 줄 알았던 얼음공주님께서 기다리는 식당으로, 나와 함께 행차해야잖아?”



미우는 잠깐의 충격에 이어, 부르르떨며, 들고있던 ‘세익스피어’문학집을 들고 천천히 일어섰다.

아마 미우의 표정을 해석하자면. ‘죽을려고 환장하지 않고서야, 저것들이.......’이런 표정으로..

미우는 조용히 걸음을 옮겨 나무의 반대쪽으로 걸어갔다.

갑작스런 그녀의 등장에, 방금까지 낄낄거리던 녀석들의 입은 순식간에. 그 입놀림을 멈추고, 미우를 쳐다보았다.

미우의 한쪽 입술이 사악하게 비틀어졌다.


“뭐라고? 날 두고 내기한거야?”


난생처음보는 살벌한 기운으로 한명씩 차례차례 쳐다보았다.

그리고, 방금 도도한 목소리의 주인공이였던 여자에게 머물러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훑어보고는 천천히, 남자친구(?) 아니! 그랬다고 잠깐 착각한 녀석을 주시하며 빠르게 다가갔다.


“야.. 왜.. 왜이래?”


미우의 등장에 놀란 그들은 미처 미우의 손에 들려진 ‘두꺼운 책=무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 뒤....


“이런, 개자식!!!“


[퍽]


“악~~”  ]



“미우씨!”


미우는 누군가 자신을 흔드는 손길에 놀라,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눈앞에 있던 평생을 저주할 녀석들의 어디로 가고, 미우의 눈앞에는 낯선사람들이 보였다.


“꿈꿨어? 무슨 잠꼬대까지!”


“..네?!”


“대체 무슨꿈을 꿨길래 낮잠자면서 잠꼬대야?”


“네?”


그제서야 약간 정신이 든 미우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몇몇이 웃겨죽겠다는 얼굴로, 미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엔, 태봉이 어의 없는 얼굴로 미우를 쳐다보았다.

아마 그 표정을 해석하면, 대략 “뭐? 저런 여자가 다있어?”겠지?

순식간에 모든 사태를 파악한 미우는 창피함에 고개를 푹~ 숙였다.


‘아~ 진짜! 하필이면, 그자식이 꿈에 나타나가지고.. 에잇!’


다행인지. 잠시 뒤, 버스는 휴개소에 도착했고, 미우는 사람들이 다 내릴 때까지 기다리다가 맨 나중에 내렸다. 잘 안하던 잠꼬대까지. 하필이면, 이런데서... 창피함에 고개를 들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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