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 사랑 그것이 남긴 기억에 대해서... > - 3
잔뜩 흐린 날씨덕분인지. 하다의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미우는 몸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었다.
“야, 전미우! 너 안 일어나?”
“알았어... 잠깐만...”
미우는 일어나고 싶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오랜만에 산에 오른데다가 태봉과 레이스까지 펼치고, 돌아와서는 찬물에 떨릴 때까지 목욕을 했는데, 멀쩡하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일테니..
“나, 감기몸살 인가봐..”
“무슨,,, 한여름에 뭣도 안 걸린다는 감기야?”
“그래, 그래, 이 몸이 미개한 부류라 그런다... 아우~ 다리야..”
“대체, 등산을 어떻게 했길래?”
미우는 그제서야 생각이 났다.
‘차태봉’ 그자식이 자꾸만 자신을 앞지르지만 않았어도, 무리한 레이스는 하지 않았을텐데...
또, 괜히 태봉이 미워지는 판이였다.
“이게, 다~ 차태봉 그 자식때문이야..”
“가만있는 태봉씨는 왜또, 걸고 넘어지니? 얼른 나와, 벌써 늦었어..
미우는 하다가 차려놓은 아침으로 배를 채우고는, 옷을 갈아입고 현관을 나섰다.
다리가 얼마나 뭉쳤는지 정말 한걸음 한걸음이 고통스러웠다. 특히나, 하이힐을 신으니. 더...
어기적 거리는 폼으로 현관문을 열고 나와 몇걸음 옮기자, 태봉의 집 현관문이 열렸다.
그러나, 태봉은 멀쩡한지. 아무렇지 않은듯 했다.
그 모습을 보자 미우의 심기가 더 불편해졌다. 레이스는 같이 펼쳤는데, 왜? 저 자식만 멀쩡한 건지...
태봉은 현관문을 잠그고 미우쪽으로 돌아보고는 뭐가 반가운지 씨익 웃으며 아침인사로 그녀들을 반겼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입니다.”
“네, 주말 잘 보내셨어요?”
“그럼요.. 그런데.. 미우씨 걸음걸이가 왜? 그래요?”
태봉은 자신의 인사를 즐겁게 받아주는 하다를 향해 어정쩡한 포즈고 한걸음씩을 힘겹게 걷고있는 미우를 눈짓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아~ 어제, 등산다녀 온다더니, 뭉쳤나봐요.”
태봉은 그런 미우를 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었다. 어쩐지 무리한다 싶게, 자신을 앞지르려 한다 했는데, 결국, 저렇게 근육이 뭉쳤군... 꽤 힘겹겠다고 생각하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미우는 웃고있는 태봉의 얼굴을 보고는 또,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게, 다~ 누구때문인데, 뭐가 좋다고 웃냐? 못됐어 진짜! 왕싸가지. 이 근육통 저 자식이 다~ 가져가라!!’
힘겨운 걸음으로 아파트 입구까지 힘겹게 걸음은 옮겼지만, 버스를 탈 생각을 하니, 앞이 막막했다.
택시를 탈지 잠깐 고민중일 때, 눈에 익은 차가 미우와 하다의 옆으로 슬며시 미끄러져 왔다.
태봉이였다.
“타세요! 다리도 많이 아파보이는데,”
“어머? 됐어요, 버스타고 갈거에요!”
“타세요? 같은 회산데.. 가는 길이잖아요..”
미우는 입술을 삐죽거렸지만, 옆에 있던 하다가 잽싸게 미우를 밀어 앞좌석에 태우고는 자신도 얼른 뒷자석으로 올라탔다. 미우는 당황해서, 저항해보려고 했지만, 뭉친 근육들덕에, 몸이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태봉은 엉겁결에 올라탄 미우의 표정을 보고는 또, 한번 피식 웃고는 차를 출발시켰다.
어쩔수 없이 미우는 안전밸트를 매고, 태봉을 못믿겠다는 의사표시를 강하게 나타내려고, 손잡이를 꽈~악 잡고 앉아있었다.
“같은 회사고 옆집인데. 이 참에, 카풀할까요? 어차피 , 통근버스 서는 곳도, 두정거장이나 떨어져 있는데, 어때요?”
태봉의 정중한 의사에 맞장구를 쳐준건 하다였다.
“좋죠~ 미우야! 넌 어때?”
미우는 한쪽 눈썹을 들어올리며, 그 말에 반박했다.
“싫어!!! 내가 왜, 이 사람한테 그런 신세를 지니? 그냥 버스타고 다닐래..”
뭐, 처음 겪어보느것도 아니고, 태봉은 익숙하게, 미우의 그말에 친절히 대답을 해주었다.
“신세는 무슨, 기름값 받을거에요, 좋잖아요.. 미우씨랑, 하다씨는 편해서 좋고, 나는 기름값 벌어서 좋고, 뭐, 심심하지도 않고.. 생각해봐요. 또, 뭐.. 오늘 미우씨 다리 뭉친거 보니까.. 일말의 책임도 좀 느끼는 편이고..”
“하하? 아시네? 그나마, 양심음 좀 있나봐요? 생각해 볼게요!”
태봉이 이제껏 파악한 미우의 까칠하고, 히스테릭하면서, 지극히 유치한 미우의 성격을 감안해 한마디 붙인 것에 미우가 당연하다는 얼굴로 말하고 있다니....
‘역시, 아직 정신연령이 덜 자란 애네, 애!’
이런 태봉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미우는 태봉이 잘못을 인정한거라며, 은근한 승리감을 느꼈다.
정말. 유치한 어린아이처럼...
찌푸둥~한 월요일을 시작으로, 또, 시간은 바람처럼 지나갔고, 미우는 하다와 함께, 태봉의 차로 매일 카풀을 하는 중이였다. 뭐, 악연도 인연이라고, 못잡아 먹을듯, 싸우면서도, 미우는 태봉과 거의 매일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 곁에 있었다.
시끌벅적한 식당안에는 미우의 팀이 모처럼 만의 회식중이였다.
처음과는 다르게, 이젠 제법 다른 사람들과 꽤 어울리고 친해진 미우는 즐겁게 식사를 하며, 업무에 쌓인 스트레스를 함께 풀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남자들은 남자들만의 화재로, 여자들은 여자들만의 화재로 얘기하느라 정신들이 없었다.
그런데, 왜? 여자들이 모이면! 남자! 연예인! 유행하는 패션! 다이어트!피 부관리! 이런 위주고, 남자들이 모이면 여자! 군대! 잘 알지 못해도 아는척, 경재! 정치! 이런 위주인지. 그들의 화재가 제대로 섞일수 없는건 당연했다.
한참을 패션에 떠들어들 대다가 이번엔, 드라마로 화제가 옮겨갔지만, 미우는 도통 알아들을수가 없었다. 자신이 드라마를 안본지가. .... 흠... 그냥 듣고만 있어도, 뭐,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알겠지만.
“미우씨는 어때, 그 드라마?”
“글세....”
“남자 주인공 너무 멋지지 않아요? 여자 주인공이 별로긴 하지만..”
“여자 주인공이 누군데요?”
“강유미요!”
순간 미우의 오감이 번뜩 뜨였다. ‘강유미...’ 또, 생각하기 싫은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게 떠올랐다.
도도한 그녀.. 민석과 멀어지던 모습. 사이 좋지않은 애들과 싸워서 엉망이 된 자신의 몰골이 저주스러울 정도로 우아했던 그녀... 하지만, 미우의 표정이 굳는걸 알아차릴 새도 없이 다른 사람의 말에, 시선은 다른쪽으로 돌아갔다.
“그러게요.. 그 얼굴 다 뜯어 고친거잖아여.. 얼마전에는 왜? 그 ‘M'그룹 후계잔가 뭔가 하는 사람 결혼식장에서 신랑하고 도망쳤었잖아요.”
“그러게,., 그 남자하고 결혼하던 여자가, ‘S'그룹 고명딸이였대잖아, 그것 때문에, 강유미 그회사 광고에서 다 잘리고, 난리 났잖아.. ”
“근데, 그 스토리 드라마 같긴 하다? 그 'S'그룹 고명딸이라는 여자 꽤 자존심 상했겠다 그치? 나같으면. 고개도 못들고 다닐것 같아”
미우는 쓴 웃음을 지으며, 앞에 놓인 소주잔을 들이켰다. 가십기사에 실린데다가, 이렇게 술안주처럼, 자신의 얘기가 떠들어지니... 다행인건, 이 여자들이 자신이 그 여자와 동일인물인걸 모른다는 것...
‘이것들아! 이렇게 고개 빳빳이 들고있다. 꼽냐?’ 미우는 입밖으로 뱉지 못하는 말을 속으로 되뇌며, 또, 빈 소주잔에 소주를 가득채워 들이켰다. 그리고, 슬며~시 남자들의 화재속으로 귀를 기울였다.
뭘 그렇게들도 잘 아는이, 이 나라 경재가 어떻고, 정치가 어쩌고,.. 미우는 그 대화를 듣다가 피식 웃었다. 학위까지 가진 자신이 알고 있기론, 그게 아닌데, 톡! 끼어들어 참견하고 싶지만, 왠지 그것도 귀찮았다. 그래봐야, 뻔하게, 하늘높은줄 모르고 치솟아있는 남자들의 저 허풍이 반인 자존심에, 자신의 말을 들은채도 안할테니까...
미우는 말없이 연거푸 술잔을 몇잔 비우고는 조용히, 일어났다. 태봉은 미우의 그런 모습을 말없이 흘끔거렸다. 방금전까진 멀쩡했던것 같은데... 왠지 씁쓸한듯 어두워 보이는 얼굴고, 연짝 세잔의 소주잔을 비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왠지 신경쓰였다.
미우는 동료들의 대화에 끼지 못하고, 슬그머니. 가방을 집어들고 일어났다.
“어머! 미우씨! 어디가?”
“어..잠깐 화장실..좀...”
“2차로 노래방 갈거니까. 얼른와~”
“네...”
하지만, 미우는 그길로 식당을 나서서 건물 밖으로 나왔다. 좀 많이 마시긴 했는지, 슬쩍 취기가 도는것 같았지만, 아주 못참을 정도는 아니였기에. 미우는 정류장쪽을 향했다.
노란택시들은 손님을 기다리며, 일렬로 주욱 늘어서 있었고, 거리에도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회식한다는 핑계로 11시까지의 통금을 허락받은 미우는 잠깐 줄지어서있는 택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답답해서 나오긴 했는데, 집말고는 딱히 갈 곳도 없다.. 아직 이곳 지리도 잘 모르니, 바람을 쐬더라도 어디가 좋은지 모르고... 그때였다.
“어딜 도망가요? 2차 안가고?”
태봉이였다. 미우는 태봉을 흘끔 보고는 대꾸했다. 하지만, 평소처럼 유치하게 시비거는 말투가 아닌 시큰둥한 말투였다.
“그러는 그쪽은 왜 나왔어요?”
처음보는 미우의 분위기에 태봉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태봉의 기대대로라면, ‘남이사? 왠 상관이에요?!!’라며 톡 쏘았을 미우인데.. 왠지 처음 보는 착! 가라앉은 분위기에. 태봉은 바로 다음말이 나오지 않았다.
“...뭐..다. 다른 여직원들은 한참 재미있나보던데.. ”
“내가 모르는 얘기라서요.. ”
정말이상했다. 심심한 미우의 말투가 낮설었다.
미우는 괜히 그런 미우를 긁어보고 싶었다. 왜 그런지, 이렇게 풀죽은 미우의 모습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으니까...
“아니, 무슨 여자가 드라마도 안봐요? 도대체, 다른 사람들하고 공통적인 화재가 하나도 없을거잖아요...”
“쓸데없는말 할거면,, 그만두세요..”
“아니, 도대체, 그 많은 시간 뭐하면서 지내요?”
“더 할 얘기 없죠? 그만 실례할게요...”
여전히 시큰둥한 미우의 반응에 태봉은 몇마디 더 붙일려고 했지만, 미우는 단! 한마디를 남기고, 빠르게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그런 미우의 모습뒤에서 태봉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네.... 평소같으면, 주먹이라도 휘둘렀을텐데.... 정말 무슨일 있나?”
하지만, 이미 미우는 자신의 눈앞에서 없어졌고, 태봉은 다시 회식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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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내 인생의 로맨스>>를 연재중인 사람입니다. 호호^^
열심히, 제 머릿속에 떠오른 상상들을 여기로 옮기고 있긴한데요..
워낙에 아마추어라. 허접한거.. 아시죠?
그래도, 재미있다고 리플달아주시는 분들 너무 감사해요~
매일 한건씩이라도, 조회수가 올라가는것도, 요즘 제 생활의 기쁨이랍니다.
슬럼프 없이 무사히 완결하고싶은 걱정과 에피소드 생각하느라 손톱이 점점 짧아지긴 하지만, 열심히 쓰고 있으니까요. 기대해 주세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