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사형제도

심상훈 |2006.02.28 11:15
조회 141 |추천 0

매스컴에 ‘살인사건’ 이 자주 등장합니다. 잔혹한 장면이 나올라치면 TV채널을 돌려버립니다. 그런 영상들이 머릿 속에서 맴도는 것이 싫고, 두고 두고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피의자 얘기는, ‘그런 놈들은 살 가치가 없다, 그래서 죽였다, 미안하다...라고 합니다.
’극도의 혐오감‘... 살 가치가 없으면 그렇게 죽여 없애도 되는 것일까요? 누가 그런 처분권한을 줬을까요? 그 놈이 보기 싫었다면 침을 뱉던가 하고 다시는 만나지 않으면 될 것입니다.

그리 ’무가치한 존재‘ 라면 내가 피해야 하는 것입니다. 굳이 본인 자신의 삶과 가족의 앞 날을 통채로 희생시켜 가면서 본인이 응징해야 할 필요가 뭡니까? 저 놈을 죽여 없애야 한다... 그것은 정신질환이 아닐까요. 합리적 사고를 못하니 정신질환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작금의 ’사형제도 존폐문제‘, 그리고 ’선과 악‘ 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진짜 선함 이라면 악까지도 엄연한 실체로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존경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선이란 명분아래 선은 또 다른 악 (another evil)을 저지릅니다. ’부시‘ 의 이라크 침공처럼, ’정의‘ 란 명분으로 악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오류인 것입니다.

악이 없다면 선이 무언지 알 도리가 없을 것이고, 적군이 없다면 아군이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게 됩니다. 우리가 늘 이상향을 생각하지만 결국 환상입니다. 세상이 온통 선으로 깨끗하다 해도 먼지나 쓰레기 생기듯 악은 늘 생기게 되어 있습니다. 더러우면 청소를 할 뿐, 투덜거린다고 먼지가 안 생기리오? 종교로 인한 전쟁, 대립과 갈등이 대표적인 것이지요. 이 사회에 횡행하는 패거리문화, 집단 이기주의가 모두 다 자신만의 정의요, 자신만의 선 아닙니까?

사형제도...아무리 ’중죄인‘ 이라도 국가,사회가 한 생명을 턱턱 끊어 버릴 자신이 있을까요? 국가,사회, 이웃들은 완전한 것인가요? 잘못이란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것이고, 나 또한 준엄한 법 앞에서 선처를 호소할 때가 있는 겁니다.  또 다른 사람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확정범 한 사람의 처단은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 고대로 부터 사형제도는 살인범의 씨를 말리는 데 실패한 제도 입니다
- 오늘 한 살인범을 죽여 없애면, 내일 또 다른 살인범이 나타나서 우리를 위협합니다. 사형제도가 있다고 해서 살인범이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 지나친 공포심, 피해의식...으로 예민해져 있는 나의 문제점은 없을까요.
- 살인범은 개인의 ’人性문제‘ 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문제점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자식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죽여 버리는 부모는 없듯이 가장, 사회, 국가제도의 잘못된 부분 도 있을 겁니다.
- 종신형 죄수를 가석방 시켰더니 또 살인을 저질렀다면, 그런 무책임한 법원/판사에게는 ’살인 방조죄‘ 와 같은 엄중한 책임을 씌워야 합니다.
- 국가 사회는 사형집행 보다는 재범방지 쪽에 더 전문적인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 생명은 다 소중한 것입니다. 살인범을 교화시킬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 단두대를 만든 ’길로틴‘ 은 결국 본인도 단두대 위에서 처형 되었습니다. 반생명적인 법, 몹쓸 장치등을 만들거나 주장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도 똑 같은 방법으로 희생될 수 있습니다.
- 한 정신질환자 (살인범은 정신질환자로 봄)가 살인을 했다고 해서, 멀쩡한 정신을 가진 사회구성원들이 사형제도 (또 다른 살인)를 들고 나오는 것은 피를 피로 씻는 격이요, 단세포적, 반문명적 오류입니다. 또한 피해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들이 죽여라 살려라 하고 있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 아무리 악인이라도 끝까지 용서하라는 성경 말씀도 있더군요. (마태복음: 21 그 때에 베드로가 예수께 와서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번이면 되겠습니까?" 하고 묻자 22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


좋건 나쁘건 어떠한 제도도 다 있을 수는 있습니다. 정답은 오직 이거다 하는 것 보다는,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 이 사회에서 인간의 생명에 대한 보편적 의식수준이 어디까지 도달해 있는가를 드러내는 심도깊은 이야기라고 봅니다. 끝.


-------------------------------------------------------------------------


“사람들 사이에는 연대감*이란 것이 있다. 따라서, 각 개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가운데‘ 저질러지는 범죄행위와 不義한 일들에 대하여는 일말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잘못을 막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라도 하지 않았다면, 그 이후의 나쁜 결과들에 대하여는 나의 책임도 있는 것이다” -칼 야스퍼스-

(* 좋은 일엔 같이 즐거워합니다. 원문을 약간 가다듬었음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