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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랑이란거 한번 해볼까?(10)

중독 |2006.03.08 17:38
조회 1,465 |추천 0

아침 햇쌀이 창가로 허락없이 들어오기 전에 강혁은 일찍이 일어나서 집으로 방향을 틀었다.

때마침 아침 밥을 준비하려는 아줌마에게 냉장고에 있는 반찬을 골고루 싸달라고 부탁을 하고 자신의 방으로 올라와 가장 산뜻한 셔츠와 자켓으로 갈아입었다.

반찬을 싸달라고 하는 강혁이에 부탁을 아줌마는 조금 놀란듯했지만 이내 아무말없이 플라스틱 용기에 가지런히 담았다...어릴적부터 집안일을 해온지라 강혁에 눈빛만 봐도 뭘 원하는지 부모인 아버지보다 더 많은걸 아는 아줌마다..그런 아줌마이기에 강혁은 무슨 행사나 명절이 있을때마다 따로 얼마씩  챙겨드리곤 하는  강혁을 아줌마 역시 남다르게 생각하고 아껴줬다.

 

골고루 반찬을 담자 그릇이 무려 10개나 되었다. 장조림에서 게장...그외 봄나물과 전복...등등...강혁은 반찬이 흐트러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종이백에 담고는 미선이 있는 집으로 향했다.

시계를 보니 다행이도 7시30분을 넘고 있었다...같이 밥을 먹기도 충분하고...왠지 밖에서 먹는 호화스런 음식보단 그 작은 방에서 밥이 먹고 싶었다...그 작은 방이...강혁은 너무 맘에 들었다.

종이가방을 여러개 든 강혁을 주이아줌마는 알아보고 먼저 아는척을 한다.

 

" 대낮에 보니까 더 잘생겼네...그려...진짜 친구야? 에이...아니지?"
" 글쎄요...아줌마...친구..하지 말까요?"
" 그래..하지마...무슨 남녀사이에 친구야...둘다 인물이 아주 훤하니...빛이 나네 그래"

미선에 문앞에서 노크를 하자 금방 머리를 감은듯 머리에 수건을 두른 미선이 보였다.

 

" 밥먹자!"

 

 종이 가방을 올린채 대뜸 한다는 소리가 " 밥먹자!" 라고 말하고는 방안으로 잽싸게 들어오는 강혁을 미선은 말없이 바라볼 뿐이다.

 

" 영양실조 걸리면 난 큰일나거든...이번에는 내가 밥상 차릴테니까..넌 머리 말리고 있어...아..내가 드라이 해줄까?? 나 잘하는데..."

" ......."

" 아니다...난 밥 차려야 겠다...배고프지? 밥은 있어?? "

" 제가...할께요...앉아계세요..."

" 아니야..내가 할께...넌 머리 말리고 있어"

" 민강혁씨..."

" 오빠라 그러면 안되냐? 나이도 내가 한살이나 많은데"
" 이러지 말아요...네?"
" 그건...내 맘이니까...내맘은 내꺼니까...자기 알아서 해도 되는 거니까...내가 알아서 할꺼야...그러니까.. 난 복잡한거 질색이야.....그냥 밥 먹기가 그렇게 나쁜 일도 아니잖아? 우리 심각하지 말자구...우리...응?"
" 이러지 말아요...부담...스러워요!"
" 뭐가 부담스럽냐? 내가 잘생긴거? 뭐...내가 병원비 낸거? 아니면 아...너무 잘생긴 남자가 옆에 자니까 부담스러웠구나...뭐 어때? 다 컸잖아..."

" 전..."

" 누가 너 좋아한데? 괜히 앞서지 말고...머리 다 말렸으면 밥 먹자..."

 

강혁은 어두워진 미선의 얼굴을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오른손에 숟가락을 쥐어주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 진짜...어렵네...왜...날 밀어내려고만 하는거지...그냥...모른척 받아보는것도 나쁘지 않잖아...아니면

내가 너무 성급한건가? 그런건가?'

 

" 천천히...부담스러우면...그래...우리 천천히 친해지자..근데...천천히 다가갔는데도 자꾸 밀치면 그땐 화낼거야...내가 왜 그런지는 니 머리는 나쁘지 않다면 알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우리는 같이 잔 사이야 비록 아무일이 없다고 하지만 누가 믿어줄거 같아? 저 주인집 아줌마도 날 의심스럽게 쳐다본다구 그럼 책임을 져야 할거 아냐? 니가 처음 날 여기에 데리고 온 자체가 잘못한거야...그러니까 나 책임져!"

 

이건 무슨 억지람...강혁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정말...어이도 없을 뿐더러...대책도 서지 않는다...엄마에게 억지를 부리면서 떼를 쓰는 아이처럼...순간 자신이 꼭 그런 철없이 아이가 된 기분이었다.

 

" 근데...솔직히...왜...내가 싫어? 왜? 뭣 때문에?"

" ...어울리지 않으니까?"

" 뭐가 안어울려? 거울봐봐...잘 어울리잖아...너 이렇게 잘생긴 남자 봤어? "

" ...어울리지 않아요...그리고...나랑 있으면 좋은일이 없어요"

" 무슨 뜻이야? ..."

" 하여튼 그래요...그러니까..."

 

미선은 눈물이 났다...그동안 자신을 좋아한 남자가 없는건 아니였다.

자신의 외모에 관심을 갖고 또 무턱대고 스킨쉽을 하려고 했던 남자들도 있었다...하지만 그런 남자들 역시 자신의 처지와 또 그 남자에 입장에 항상 뒷걸음치기 바빴다...그래서...그 이후로 미선은 그어느 누구도 자신의 마음에 들여놓고 싶지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자신앞에 이 남자에게 만큼은 더더욱 그랬다.

 

" 너...날 좋아하게 될까봐...두려운거지?"

" ....."

" 그래...그럼 나만 좋아할테니까...넌..그대로 있어...

 나 밀어내지나 마! 갑자기 화날려고 하니까... "

" 그쪽은 한번도 상처받은적이 없잖아요..."

" 누가 그래? 상처받는거...나 ....익숙해"

" ......"

" 왜? 아닌것 같아? 상처....그 상처란 말...난 아무렇지 않아...단지 그거야? 내가 상처받는일이 생길까봐? 겨우? 너 바보구나...그런걸 왜 니가 걱정해...상처받을 일이 생긴다 해도...그건 내가 해결할 일이야..그냥...넌 니 마음 그렇게 싸메고 있지 말고...다른 여자들처럼 속물이라고 해도 욕 않할테니까 속물처럼 해봐...너라면...그것도 괜찮을것 같은데.."

 

일어서 가려던 강혁이 잠시 돌아서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눈물이 고인 미선을 차마 지나칠수 없었는지...물기가 촉촉히 베인 머리결을 옆으로 거둔채 ...순식간이었다.

강혁의 입술이 미선에 입술에 닿자 미선은 심장이 멎는듯한 느낌이었다....짧은 입맞춤을 거두고 강혁이 돌아서자...미선은 그제서야 온몸에 힘이 한꺼번에 빠져나간듯했다...

 

" 너도 떨리지...심장 떨리지..봐...그래서 안되는거야...그리고  나도 내 행동 이해안가니까 너도 이해하려고 하지말고...그냥...마음 가는대로 할거니까..말리지도 말고..그냥 내 눈이 보는대로 볼거니까...내 눈앞에서 사라질 생각도 하지마...니가 처음 나 도와줘서 그것땜에 이러는것도 아니고...너 몇번 안봤지만 그래서 너 어떤앤지 모르지만...그런거 상관안해...그냥...처음이야...이런 느낌...나한테 있는거 다 준다고 해도 아깝지 않을것 같아...니 마음은 니가 알아서 하고 내 마음은 니가 가져...니가 내 마음좀 가져가라..."

 

강혁은 멍해있는 미선을 둔채 문을 닫고 돌아섰다...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머릿속이 순간 복잡해졌다...자신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한건지...

처음이다...누군가에게 좋아한다말...고백이란거...이렇게 멋없이 무턱대고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다면...정말 가슴 벅차게 해주고 싶었던것 중에 하나였는데...

심장이 터질것만 같다....조심스럽게 미선에 입술이 닿은 자신의 입술을 더듬어 보았다...

바로 뒤에 문하나만 다시 열면 있을 미선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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