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점심 먹자마자만 졸린데 오늘은 월요일이라서 인지 이 시간에도 몽롱하네요. ^^
좀 전에 입사 동기가 순산을 했다는 멜을 받고 (노산이라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갑자기 제가 임심했을때의 에피소드 하나가 생각이 나서 적습니다. 이걸 적고 나면 잠이 확 깨야 할 텐데... ㅋㅋ
제가 결혼을 좀 일찍한 편이에요. 대학 졸업하고 2년 사회 생활하고 결혼을 했습니다.
맞벌이를 했고 둘 다 아이를 그다지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4년의 시간이 흐르자... 저희는 아무 생각 없는데 주의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친정 엄마도 '솔직히 말해도 된다. 나한테 무슨 못 할 말이 있냐'...
시댁에서도 부끄러워하지 말고 병원에 다녀보는 것이 어떻겠냐. 등등...
명절때마다 덕담은 올해는 애 낳아야지 였고, 훨씬 늦게 결혼한 동서가 임신을 하고는 '형님 미안해요.'라고 말을 하질 않나... 제가 비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우리 부부의 2세 문제에 고민들이 많더군요.
남편과 나는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로 되받아 치곤 했지요. 그런데, 다들 그렇게 믿지를 않더군요.
나중엔 저희 엄마도 시어머니도, '세상에 나왔다는 증거로 하나만이라도 낳아야지'라고 하시더군요.
이 때의 경험으로 아이를 못 낳는 불임부부가 주의분들의 시선에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우연한 실수(이렇게 표현하면 안 되는 거죠 ? 우연한 축복이라고 하죠)로 아이가 생기게 됐습니다.
계획에 없던 일이라 아이를 가진줄도 모르고 본사 출장을 위한 14시간 비행기를 타기도 했죠. 출장길에 몸살기가 있었는데, 그게 입덧이었던 것 같습니다. 출장이 유난히 힘이 들었거든요.
출장에서 돌아와 병원에 갔다가 임신 10주차인걸 알았습니다. 병원 의사가 저보고 아주 무디다고 하더군요. 예민한 사람은 2주만에도 안다면서... ^^
바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보여준 초음파 사진으로 올챙이 같은 아이 사진을 보고 나니 새삼 기쁘더군요. 남편도 같이 기뻐해 줬구요. 사람맘이라는게 참 변덕 스럽다는 걸 깨달았죠.
가족들의 축하는 말 안해도 짐작하시겠죠 ? ^_^
서론이 길었나요 ?
이제부터 본론입니다.
일하는 엄마를 위해서 입덧도 거의 없이 축복 속에 잘 자라는 아이를 위한 정기 검진을 받으러 갔습니다. 그때가 아마 임신 6개월 쯤 됐을 때에요.
회사 근처에 여의사가 있는 산부인과를 다녔는데, 애 아빠 회사와는 거리가 멀어서 같이 간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그날 의사 선생님이 초음파로 아이 상태를 점검하다가 한 마디 하시는 거에요.
'아이가 아빠를 닮았네요'.
헉... 이상하다. 애 아빠를 언제 보셨지 하는 생각에.
'선생님 언제 제 남편 보신적 있으세요 ? 같이 안 왔던 것 같은데. 진짜 닮았나요 ? 얼굴이 보여요 ?' 라고 말했더니...
선생님 굉장히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 하시더군요.
'적어도 하나는 닮았을 겁니다.'
???????
여러분은 눈치 채셨나요 ? 한, 일분후쯤에 아이의 성별이 아들이라는 얘기란 걸 알았어요.
아이의 성별을 알려주면 안 되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이 돌려서 얘기를 한 거였는데 눈치 없는 제가 황당한 질문을 한 거였어요. ㅋㅋ
아무래도 저 불량 엄마 같죠 ?
아빠를 적어도 하나는 닮은 제 아들은 우량아로 태어나서 벌써 6살이 되었답니다.
그 이후에도 불량 엄마의 에피소드는 계속 되었지요.
혹시... 또 몽롱하거나... 시간이 나면... 또 올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