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디불의 묘는 미야자키의 오랜 동료 다카하타 이사오의 1988년 작품으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
"소화 28년 9월 21일 밤, 나는 죽었다." 주인공 세이타의 충격적인 멘트로 영화는 시작된다. 역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주인공 세이타의 영혼의 독백과 함께 영화는 그 영혼이 어린동생 영혼과 자신의 흔적을 ?어 나가는 형식이다.
3개월 전, 고베에 미군의 폭격기 B-29의 대공습이 있던 날, 집을 다 정리하고 먹을 식량을 땅에 묻고난 후에 여동생 세츠코와 함께 밖으로 대피하는 세이타. 세이타와 세츠코는 겨우 피할 수 있었으나 어머니는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고 그 다음날 결국 숨을 거두고 만다. 집은 불타고 어머니까지 잃은 두 남매는 먼 친척뻘되는 아주머니의 집을 찾아간다. 얼마간은 지낼 수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들은 밥만 축내는 등의 이유로 냉대를 받게 되고, 결국은 근처에 있는 어두운 방공호 속에서 둘만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들은 방공호 앞의 연못에서 춤추고 있는 반딧불을 잡아서 방공호 안에 걸어둔 모기장 속으로 풀어놓는다. 수백마리의 반딧불에서 나오는 하얗고 푸른 빛이 남매의 얼굴을 환상적으로 비춘다. 그러나 다음날 반딧불은 모두 죽어버리고, 세츠코는 반딧불을 묻으며 중얼 거린다. 이건 반딧불 묘지야. 엄마도 묘지에 들어갔어라는 말을 한다. 세이타가 놀라 바라보자, 세츠코가 전에 아줌마에게 들었다고 한다. 엄만 벌써 죽어서묘지 안에 있다고. 그 순간 세이타는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눈물이 한꺼번에 흘렀다. 그런 생활로 음식도 별로 먹지 못한 세츠코의 몸은 여위어 간다. 세츠코는 중병에 걸려 있었다. 세이타는 나날이 수척해지는 세츠코에게 먹을것을 주기위해 공습 사이렌이 울리고 소이탄이 쏟아지는 거리를 뛰어 돌아 다니며 사람들이 방공호로 피할 때를 노려, 죽음을 무릅쓰고 빈집에 숨어 들어가 식량과 옷들을 계속 훔친다. 어느날 세츠코가 없어 찾아 해매다가 수풀 속에 쓰러져 있는 세츠코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