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 얼굴이 안 보인다고 이빨까면 됩니까? 하고 싶지도 않은 기지개를 또 켜는 척 하면서 슬쩍 옆의 모니터를 훔쳐보았습니다.
남학생 : 저는 사랑에 굶주려 있어요.
남학생 : 당신의 외모는 어떻죠?
옆 여학생 : 저는....남들이 좀 귀엽다고 그래요.
옆 여학생 : 예쁘다는 소리도 가끔 들어요.
저 글을 보는 순간 저는 닭소름이 돋았습니다. 와아~ 야부리도 저만하면
수준급이구나. 너가 귀여우면 이영자는 천사다 천사! 하도 황당해서 입을 크게 벌린 채로 인터넷을 하는 척 했습니다. 다시 10분정도 지나고 나서 또 모니터를 봤더니 더욱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았습니다. 대구에 사는 남학생은, 그 여학생의 예쁘다는 소리에 서울로 올라오려고 하는 중이었습니다.
남학생 : 지금 네시니까 서울에 가면 아홉시쯤 될 거예요. 올라가도 될까요? 어디서 만나죠? 전 월요일 새벽차로 다시 내려오면 돼요.
이때. 옆 여학생이 다른 컴퓨터 앞에 앉은 친구에게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야~ 이 새끼 지금 올라온다는 데 어떡하지?" "오라구 해. 벗겨먹자."
"오케이!"
어...만약 대구 사는 남학생이 올라오면 보나마나 통신과 채팅에 대해서 무한한 실망과 회의를 느낄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저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남학생에게 세이를 날렸습니다.
## 전송 메시지 : "저 괜히 끼어 드는 것 같지만 다시 잘 생각해보시죠."
## 전송 메시지 : "괜히 서울 올라와서 돈 날리고 몸 버리지 마세요."
## (From:남학생 )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래서 제가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나는 지금 신림동의 인터넷 게임방에 와있는데 옆자리의 여학생이 무지하게 생겨먹었다. 괜히 올라와서 몸 버리고, 돈 날리지 않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되고 오래 살겠다는 것이 제가 말해 준 내용의 요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