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저는 인내심도 강하고 이해심도 많다고 생각했는데...요즘 좀 힘드네요.
전문의를 얼마전 따고 모대학병원에 외래 펠로우로 근무하는 사람이 있어요.
전문의 시험공부하는 막바지 두달 동안 얼굴도 못보고 매일 전화만 했지요.
거기다가 메일로도 늘 이쁜 글 음악들 서로 나누고요...
의료계통의 흐름을 꽤나 잘 아는 저라 투정 안부리고 기다려주는 거
그 사람도 그 점 편하게 또 고맙게 생각한 거 같구요.
근데...오히려 전문의 공부할 때보다 지금 병원에 근무하면서 너무 절 소홀히
대하는 거 같아서 이해가 안가서요.
제가 전화 안하면 며칠씩 전화통화도 안할 때도 있고...
그 사람이 전화해서 또 신나서 한시간씩 수다 떨 때도 있습니다.
일주일에 얼굴 주말에 한번 보기도 힘들어서
(논문 준비 중이라니 보자고 하지도 못하겠어요)
자존심 강한 저인데도 찾아가서 주중에 한두번 보는 게 다입니다.
근데 문득 문득 화가 나는 건...저녁에 일찍 가서 9시 뉴스보다 잠들었다는 둥
그런 이야기 들으면 도대체 내가 여자친구 맞나 싶고 도무지 이해가 안가요.
일찍 마치는 날엔 여친을 불러서 얼굴 봐야 하는 게 정석 아닌가요?
워낙에 성격이 그렇다고 하더군요.
공부만 하느라 여자 사귄지도 언젠지 기억도 안나는 정도라고...
하지만 만나던 초기에는 애교도 많고 자주 보자고 먼저 말하던 사람인데...
이제 겨우 몇달 지난 사이에 너무 변한듯 해서 속상합니다.
한번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서 진지하게 물었죠.
가슴이 뛰고 안보면 미칠 것 같고...그런 사람이 있냐고...자긴 그런 사람 없대요.
제가 말했죠...그런 사람이 없는게 아니라 아직 못만나서인거 아니냐고...
일생에 그렇게 만드는 사람이 없을 수는 없다고 내가 당신한테 그런 상대가 아니라면
아무리 맘에 드는 당신이지만 그런 사람 만나라고 보내주는 게 내 도리인가 싶다고...
그랬더니...한숨을 푹 쉬더니...내 말 다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오히려 나한테 미안하다기 보다 자기가 어쩌다 이렇게까지 불쌍한 사람이 되어있었나
생각된다면서 말을 못잇더군요.
순간 가슴이 싸아~한게...이 사람이 마음 표현에 서투른 걸
내가 너무 몰아세워서 힘들게 하나 싶어 도리어 측은하더라구요.
하지만...둘이 사귀는 것도 아닌 것이 안사귀는 것도 아닌 것이...
자꾸 이런 걸 확인 받으려 하면 남자들 측에선 짜증내 한다는
이야기도 들은 것 같아 어찌 해야 할런지...
늘 헷갈립니다.
적은 나이에 만나는 사이도 아니면 남자측이나 여자측이나 적어도 기본적인
만남의 의도는 파악된 상태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저는 어떻게 이 사람 대하냐구요?
늘 이 사람 입장에서 걱정해주고 챙겨 주고...받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말하게까지 하죠.
혹 월급쟁이인지라 데이트 비용 부담될까봐 저도 지출을 아끼지 않고 합니다.
그 외 소소하게 맘써주고 싶어서 손 자주 씻는데 손튼다고 핸드크림 사다주고
아침 굶는 거 안쓰러워서 직접 과자도 구워다 주고...
피로할까봐 매실 액기스 주문해서 주고...뭐 이런 식입니다.
혼자 사는 사람이라 행여 신경 못쓰는 부분 챙겨주고파 안달 난 저입니다.
참 답답합니다.
그냥 성격이 그렇다손 치더라도 이 사람 내사람이다 싶은 뭐 결정적
그런 게 없습니다...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불안한 거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시간 노력 들여가며 만나야 할 상대인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관계가 보편(?)적으로 될 수 있는건가...
남자가 여자 보살피고 적극성 띄는 그런 만남 말입니다.
외래 펠로우가 그리 바쁜 겁니까?
타교 출신으로 들어간 대학병원이라 아무래도 힘이 좀 든 건 압니다.
하지만 점심시간에 혹은 근무시간에 단 1,2분 통화하기가 힘듭니다.
말로는 언제든 전화하라고 합니다만...후훗
컨퍼런스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하겠지만 옆에 누가 제 존재 알아챌까봐
신경 쓰는 거 같아 화납니다.
제 전화는 동료들이랑 같은 방 쓰는데서 통화 안하려고 나와서 하는 거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직접 구워준 과자도 동료들이랑 나눠 먹었다는데
그 사람들은 누가 준걸로 알고 먹었을까요???
그 며칠뒤 14일(화이트데이)에 자기들 회식 자리 마련하는 건
여친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동료들이었다면 할 짓(?)이 아니었겠죠?
이걸 물었더니 병원은 워낙 그런거랑 거리 멀어서 신경들 안쓴다더군요.
제가 원한 건 여친이 우선이니 그날은 피하자라고 그 사람이 절 챙겨줬길
바라는 마음을 원한거지 초코렛따위를 바란게 아니지요.
병원에 퇴근 시간지나서 가서 만나면 병원 내에서는 희한하게 저보다 딱 한걸음
앞서서 걸어갑니다...
그냥 밖에 다닐 때는 제가 팔짱 끼고 걸어갑니다.
저녁에 집에 데려다 줄 때 밤인데도 도로길에 내려다 주고 갑니다.
돈쓰는 일에는 꼬옥 자기가 다 쓰려고 신경은 쓰는데 정작 자발적으로
알아서 선물을 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전문의 펠로우라 시간은 예전보다 많다고 하지만 만나는 횟수는 드뭅니다.
심지어 만나는 약속 해놓고도 도무지 기억을 못해서 집에서 자고 있은 적도 있어요.
전화는 밤에 집에가서 합니다...핸드폰 거의 연락 안합니다.
메일로라도 많은 대화하고파 글 보내면 읽기만 하고 답 없습니다.
담배연기 알러지 있는 내 앞에서 미안하다며 담배 피웁니다...ㅡㅡ;
참 무심한 사람입니다...한 여자 입장에서 견뎌내기에는요.
같은 입장의 전문의 외래 펠로우 분들 혹시 조언 해줄 말씀 있으십니까?
아니면 객관적으로 어떤 관계로 보이는지 말씀해 주실 분은...
내사람 될꺼면 내가 변하든 그 사람을 확 고치든 해서라도 맞추고프네요.
도무지 이 사람 마음을 모르겠단 말입니다.
자기하긴 싫고 남주긴 아깝고...뭐 그런 심리일까요???
별 비참한 생각을 다하게 만드네요.
전문의 남친? 아니 난 그냥 저한테 잘하는 남친을 바래요.
빛좋은 개살구도 아니고 무슨...
이 좋은 봄날...그에 비례해서 더더욱 외로운 마음이네요.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 아닌 객관적으로 행동하고파서
여기 글 올립니다...도움을 얻을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