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은 하씨를 대하여 길게 읍하고 말했다. "내가 가난해서 무얼 좀 해 보려고 하니, 10000원을 꿔주시오." 하씨는 "그러시오."하고 당장 만원을 내주었다. 허생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버렸다. 하씨의 자제들은 허생이 나가자 어리둥절하여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만원을 그냥 내주시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하씨가 답하기를 "이건 너희들이 알바가 아니다. 비록 그의 옷차림은 허술하였으나 손가락을 보니 큐걸이가 확실히 잡혀 있고, 눈썰미를 보니 각잡기와 길보기에 능할 뿐 아니라 손목이 유연해서 힘 조절을 잘할 것 같아 보였느니라. 고로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주면 모르되, 이왕 만원을 주는 바엔 성명은 물어 무엇하겠느냐?"
한편 허생은 빌린 돈 만원을 가지고 연우 당구장을 찾았다. 그리고는 그 동안 갈고 닦은 당구 실력으로 죽빵을 쳐서 금새 50000원을 땄다. 그리고 5만원 중 짱께값을 제외한 나머지 돈으로 다시 죽빵을 쳤다. 원 투 쓰리 다 잡아주고도 엄청난 돈을 땄다. 순식간에 돈은 10억으로 불어났다. 허생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그 돈으로 궁전이라는 당구 종합센터를 짓고 신촌일대의 가리를 갚지 않는 파렴치범들과 당구장 죽돌이들을 긁어 모았다.그리고 하씨에게 갚을 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하수구에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