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 제가 군대 갔을때 100일이 채 안되어 다른 사람과 갈때까지 간
제가 무척이나 사랑했던 여자가 있었습니다
2년 넘게 사귄 사람이었습니다...
그녀에게 받은 수많은 상처를 끌어안고 잊으려고 열심히 살았고
그렇게 작년초쯤에야 가슴 한구석에 겨우 묻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법 자리 잡고 대학도 무사히 마치고 학부 때 하던일도 모두 접고 대학원에서 다시금 학업에 열중하며 바빠도 마음만큼은 평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데...
어제 전화 한통화가 걸려왔습니다
보고 싶다고...
심장이 고동치고 온몸에 힘이 빠졌습니다
그러면서 옛날 일이 생각나더군요...
전 전산병이었습니다
맨날 서버실에 쳐박혀 있었죠
그다지 힘든것 없는 군생활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엄지발가락에 있던 내성발톱이 곪아 들어가 악화되어 봉아직염으로 번졌고
발가락 반이 새까맣게 변할때 까지 곧 낫겠지 하며 생각없이 지내다가 더 이상의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후송되어 철정병원에서 외부에서 치료를 받는것이 좋겠다는 판단을 받고 일병 달던날 의병전역을 하였습니다
전역 직후 3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았고
그 중간 그녀의 친구에게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죠...
다른 사람이랑 사귄다고.. 갈때까지 갔다고...
외로움이 많은 아이였기에 그러려니... 이해 하고 넘어갔습니다...
너무 밉기도 했고 마음은 갈기갈기 찢겨나갔지만 부족했던 제 탓이 더 클테니까요
그렇게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교 생활을 시작했고 CC였기에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그녀를 가끔 학교에서 마주치기는 했지만...
전 그냥 황급히 피해갔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그냥 그냥 일과 학업에 묻혀 정신없이 살아가던 저에게 전화 한통화가 걸려왔습니다
그녀의 친구였습니다
병원에 있는 그녀가 저를 보고 싶어 한다고
무슨일이냐고 물었지만 만나서 이야기 하자는 그녀 친구의 부탁에 병원까지 갔습니다
그녀의 친언니도 있더군요 예전에 사귈 때 몇번 뵈었기에 안면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우연히 사고친걸 알게되어 만나 제 뺨까지 때렸던 분인데 잊을 수 없지요...
나중엔 그 누구보다 든든한 힘이 되어 주셨구요
병원앞에 있는 카페에 앉아 그 두사람에게 제가 군대간 이후의 일을 들었습니다
제가 군대가고 옆에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많이 힘들어 했다고 하네요
그렇게 두달여가 지났을때쯤 모처럼 밖에서 밥을 같이 먹기로 했는데 느닷없이 한 남자아이를 데리고 왔더랍니다...
뭐 집안에 돈도 많이 있고 애도 멋있게 생기고 뭐 여튼 그랬다네요...
물론 두 사람은 너무 놀랐고 사귀기로 했다는 말에 수차례 그녀를 설득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그 두사람은 제가 군생활 하는데 힘들까봐 1년간 어학연수 간걸로 둘러대주고 상병쯤 되어 군생활 좀 편하게 되었을때쯤 이야기 해줄 심산이었다고...
여하튼 그렇게 그 사람을 사귀고 반년여가 지나고 부터 그녀가 자꾸 울더랍니다
저 전역하기 조금 전 즈음이겠네요
여기부터 입에 담기 민망한 이야기라고 그리고 저한테 너무 미안한 이야기라고 하시면서 어렵게 입을 연 두사람에게서 나온 이야기를 듣고 전 한동안 의식을 놓고 있었습니다
그 남자와 사귄지 3개월 쯤 지나서 부터 관계를 가지게 되었는데
처음 몇달간은 괜찮다가 점점 남자애가 이상하게 변해가더랍니다...
관계가질때 피임도 하지 않고 굉장히 괴팍하게 관계를 가졌다고 하더군요
아프다고 거절해도 막무가내였답니다...
또 이상한 자위기구 같은걸 사와서 못살게 굴고 잠자는 그녀 옷을 벗기고 일방적으로 관계를 가지기도 했다고 하네요...
그 바람에 질염을 비롯해 각종 안좋은 병들을 얻고 치료를 해도 낫지 않게 계속 관계를 강요당했다는데
그 중간에 임신이 되어 낙태를 하고 그 뒤로 서너달을 더 견디다가 헤어졌다고 하네요
그런데 헤어지기 얼마 전에 거진 반 강제로 가진 관계에 또 임신이 되어 지금 병원에 입원한 거라고 하더군요
낙태를 또 했는데 예전 성관계에서 질도 너무 많이 상처를 입어(이야기 대로라면 감염되었을 만한 상태에서 낙태를 했으니 오죽할까요...) 치료해도 앞으로의 성생활에 무리가 있을 뿐더러 두번의 낙태로 임신마저 못하게 되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 부모님께 알리지도 못하고 언니가 보호자 노릇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를 무척 보고싶어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구와 그 누나는 저에게 사실대로 이야기 하는게 가장 좋겠다고 판단했다네요
그러면서... 많이 보고 싶어한다고... 얼굴만이라도 보고 가달라고...
전 다리가 후들거려 누나의 부축을 받다시피 해서 그녀가 있는 병실로 갔습니다
병실 앞 벤치에 앉아 심호흡을 수차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습니다
정신이 나갔길래 들어갈 생각을 했나봅니다...
웃어보려고 했는데 얼굴근육까지 부들부들 떨리더군요
그렇게 들어가 얼굴을 마주쳤는데... 몰골에... 눈물을 쏟을뻔 했습니다
어...어떤 사지를 찢어발겨죽일 새끼가 정말................
닝겔꽃힌 싸늘한 손을 한참을 말없이 잡아주고...
미안하다고... 너무 미안하다고 울며 말하는 그녀를...
더 있으면 제가 미쳐버릴것 같아 그냥 뒤돌아 나왔습니다...
그러고 집에와서... 정말 오래 울었습니다...
머리도 가슴도 터져나갈것 같았습니다 손이 찢어져라 샌드백을치고 정말 발악을 하길 두어시간...
지쳐 쓰러져 잠이 들었습니다
못이기는 술로 일주일을 보내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못하고
평소 서로 마음 털어놓으며 친하게 지내던 여자친구(그냥 친굽니다... 아직도 그냥 편안한 친구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상한 생각하지 말아주세요)의 도움으로 가슴에서 그녀를 도려내기로 했습니다
제가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녀를 다시 안아줄까도 생각했지만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녀의 몸이 망가져서가 아니라 제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져 어찌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중간 중간 오는 그녀 친구의 연락을 어렵게 거절하던 어느날 밀린 적금넣으려고 모아두었던 돈 100만원과 편지 한장을 들고 그녀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 돈과 편지를 원무과에 접수 시켰습니다
그녀의 언니도 친구도 학생 신분인데 부모님께 말씀 안드리고 병원비 감당하기 힘들꺼라는건 뻔한이야기니까요...
그 후로도 수차례 연락이 왔지만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만 되풀이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렇게 연락은 끊어졌습니다...
그런데 어제 다시금 연락이 온겁니다...
다시는 그녀를 보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이제 겨우 마음 편안히 살고 있는데...
그녀가 찢어놓은 가슴때문에... 겁나서 아무도 만나지 못했는데...
이젠 그녀를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젠 저도 용기내어 새로운 사랑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럴 자격 있겠죠... 그냥 군대갔을 뿐인데... 그냥 그게 다 였는데...
그냥... 그녀도 다른 사람 만나 행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속에 담긴 말 다 하고나니 이제 좀 후련하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