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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알아] 악처일기 3 (뒤)

이선정 |2002.04.30 14:08
조회 106 |추천 0
"내는 맨날 니한테 맞기만 하지 않했나?"
여기서 나의 자애로운 시선을 느낀 남편은 얼른 잘못된 표현을 고쳤다.
"아니! 그기 아이라... 니 주먹이 너무 약해서 어디 가서 강패넘들헌티 쥐트지기라도 할까봐 내가 니 연습 안 시키존나?"
남편은 잠시 말을 끊으며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았다. 그리고 아까 맛있다고 누른밥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속에서 뭐가 올라오는 듯한 표정이다. 그래 맞아 아까 보일러를 잠깐 켠다고 하고서 안껐지! 항상 남편을 생각하는 나는 남편이 더워하는게 안쓰러워서 얼른 보일러를 껐다.
"그랬지! 근데?"
"근데. 생각보다 내도 주먹이 약한 편이라 이거 아이가? 내도 딱 한번만 닐 때려...아니 주먹 연습 해봤으문 소원이 하나 줄것다 이거 아이가?"
난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남편을 사랑한다지만 내 이 연약한 몸을 샌드백으로??? 하지만 지아비가 원하는데 지어미는 따라야 하는 법! 나는 기꺼이 내 한몸을 희생하기로 했다.
"그러지 뭐! 별로 어려운 것도 아닌데...."
남편은 엄청 감격하는 듯 했다.

나는 남편에게 내 등을 내밀었다.
"거기 좀 잘 때려봐! 어휴 시원해! 그러잖아도 어제 2층에서 낙법 연습하다가 잘못 떨어져서 거기가 결렸는데...아, 좀더 세게 못해?"
난 착해도 너무 착한 것 같다. 오늘도 남편의 소원을 줄여주기 위해 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내 몸을 희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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