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밤이었다. 거하게 취한 남편이 집에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어 버렸다. 술 마셨다고, 늦게 들어왔다고 맨바닥에 헤딩하게 만들 기회도 없이.... 슬펐다. 난 남편이 언제나 도덕적이고 바른 인간성을 지닌 사람이기를 원하기 때문에, 뭔가 잘못을 하거나 비뚤어지는 기색이 보이면 늘 혼자서 깊이 생각할 기회를 주는 정말 훌륭한 내조자인데, 그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다. 난 남편에게 두터운 이불을 꺼내 꼭꼭 여며 덮어 주는 것으로 오늘의 좋은 아내 역할을 대신하고 같이 잠자리에 들었다(그때가 7월이었던가? 하여간 비가 많이 와서 습도가 꽤 높았다). 자리끼를 떠다 놓을까 생각도 했지만 술 취한 남편이 잠결에 물 찾아 더듬다가 엎지르고 나에게 미안해 할까봐 그만두었다. 난 정말로 사랑하는 남편이 나에게 미안해 하는 것은 차마 볼 수가 없다.
잠이 든지 얼마나 되었을까? 난 뭔가 희미한 기척을 느끼고 눈을 떴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고, 창문으로 들어온 희미한.. 달빛이라고 할 줄 알았죠? 가로등 빛에 방문 앞에 서있는 희미한 그림자가 비쳤다. 난 혹시 남편인가 해서 옆을 더듬어 보았지만 남편은 옆에서 통나무처럼 꼼짝도 않고 자고 있었다. 하긴 술을 그렇게 퍼 마셨으니.... 손에 땀이 베고 조금 긴장이 되었다. 동시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호호홋! 갈고 닦은 내 무술을 써먹을 기회가 드디어...
난 베개 옆에 늘 놓아두는 나의 애병 쌍절곤을 손에 잡았다. 내 남편이 가장 존경하고 경애하는 무기이다. 남편을 지키기 위해 나는 늘 이것을 옆에 두고 자곤 했는데 오늘 드디어 그 보람을 느낄때가 된 것이다. 잠시후 그 그림자는 천천히 침대로 다가왔고, 난 숨죽여 필살의 일격을 날릴 기회를 노렸다.
푸아악 ,퍼퍼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