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대종상영화제는 지난해부터 한국영화인협회(대표 김지미)와 영화인회의(이사장 이춘연)가 공동으로 수상작을 선정해야 한다. 그런데 선정과정에서 두 단체가 마찰을 빚자 올해는 다시 한국영화인협회 단독주최로 변신~^^;;; 결국 영화인회의의 영화인들이 대거 불참하게 된 것이다.
두 단체의 성격을 간단히 말하면, 한국영화인협회는 영화 제작자나 원로 영화인들이 대거 포진하고 하고 있어 수구적이며, 영화인회의는 젊은 영화 감독과 평론가들이 주축을 이룬 것으로 급진적인 특징을 지닌다. 꼭 수구가 좋고 나쁘고를 이야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한국영화인협회가 대종상을 맡고 있던 동안 대종상이 온갖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해 버렸고, 덕분에 한국 사람들 중 영화 좀 안다는 사람들은 대종상을 발톱의 때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있게 됐다.
그런데 안된다. 이거는 예전 ‘한국 영화는 무조건 비디오로 본다’는 시절의 이야기다. 영화는 발전하는데,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 - 영화제나 영화 스탭들의 처우 등등 - 은 제자리 걸음, 혹은 아예 퇴보해버리는 게 말이 되느냔 말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임권택 감독이 칸에서 상 타온 것이 아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제가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해외에서 타온 상만 권위가 있으면 안 된다. 우리 나라에서 탄 상도 그만큼의 위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이 고생한 만큼 정당한 평가를 받게 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제 2, 제3의 임권택이 나와서 칸도 가고, 베를린도 가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외국에서만 인정받는다면 그거 얼마나 슬픈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