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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조심스럽게..이별은 천천히.." - 6 -

Li가z |2006.03.30 07:57
조회 966 |추천 0

  (왜 글씨가 안바뀌는 거야..ㅠ.ㅠ)

오늘 드디어 상엽선배를 만난다.

그래도 달라진 내 모습을 보이는 첫날이여서 그런지 옷을 고르는데도 신중하게 됐다.

내 지금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으며 더하지도 빼지도 않은 적당한 투피스를 입고 약속시간에 맞춰 J호텔 스카이 라운지로 이동했다.

스카이 라운지 안으로 들어가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는데 쉽게 상엽선배를 찾을 수 있었다.

내가 혹시나 안 올까 싶어서 인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상엽선배를 나를 바로 발견하고는 손을 살짝 흔들었다.

나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상엽선배가 있는 자리로 이동했다.

“오래 기다리셨어요?”

“아니야..금방 도착했어. 앉아.

“네..”

자리에 앉자 곧 종업이 와서 물을 가져다 주었다.

“차 뭐할래?”

“전..코코..아니 오렌지 쥬스로 할께요..”

“그래? 전 헤이즐넛 주세요.”

“죄송하지만, 손님 오렌즈 쥬스는 생과일로 드릴까요? 아님 일반 쥬스로 드릴까요?”

“네? 아..생과일로 주세요..”

“네.”

종업원이 자리를 뜨고 한동안 상엽선배도 또한 나도 아무말도 꺼내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 상엽선배가 먼저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 동안 어떻게 지냈어?”

“저야..보시다시피..잘 지냈어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살이 많이 빠진거 같아..”

“네..조금 체중이 줄기는 줄었어요..선배는 잘 지냈어요?”

“으..응..나야..워낙 낙천적이니까..나도 한동안 유학을 떠났기 때문에..”

“유..학이요?”

“응..너보다 1년 전에 들어왔어..”

“그렇군요..”

상엽선배가 무슨 말을 꺼내려고 하는데 종업원이 와서 멈칫했다.

“맛있게 드십시오.”

종업원이 사라지자. 다시 상엽선배와 나는 대화가 끊어졌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내가 먼저 꺼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말을 꺼냈다.

“선배..유학생활을 했다면..친구들하고 연락이 많이 끊겼겠네요..”

“응? 아..좀 그렇지..실은..나도 잠시 머릿속 정리좀 하고 싶어서 유학길을 택한거야..”

“그렇군요..그럼..영..호..오빠 소식은 모르시겠네요..”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역시 순간 상엽오빠의 표정의 굳어졌다.

상엽오빠는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는 얼굴 같았다.

“선배 편하게 말씀해주셔도 되요..저와 오빠 헤어진지 3년이 지났어요..그리고 이제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구요..다만, 그냥 한국에 돌아온 이상 언젠가는 알게 되고 만나게 될거 같아서요..그래서 소식정도는 미리 알고 있는게 서로 편하게 보지 않을까 해서요..”

“흐음..너희들이 운명이라면 다시 만나겠지..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전..한국에 돌아온게 오빠와 다시 만나기 위해서 돌아온게 아니에요..”

“뭐? 그게 아니라고??

“네.”

“난 너가 공항에서 한말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그래, 선배가 그렇게 오해할 수 있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한국을 떠날 때 말했다. 다시는 한국땅을 밟지 않을꺼라고..

그리고 만약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면..그건 오빠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라고..그 이유가 아닌 이상 한국으로 절대 오지 않을거라고..말하고 떠난게 나였다..

“그렇군요..저도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였어요..다시는 한국에 들어오지도 않을 생각으로 떠나거였으니까요..그런데 일 때문에 잠시 온거에요..”

“일? 한국에서 일을 해?”

“네..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어떤 분이 소식을 듣고 저를 찾아와서 1년만 같이 일해보자고 해서..잠시 들어온거에요..”

“그렇구나..그럼 지금 집은?”

“목동이요..”

“아..그래?..다행이다..”

“네? 왜그러세요?”

“어? 아니야..영호 소식이 궁금하다고 했지?..아직은 알려주지 못하겠다..영호한테도 너 한국에 돌아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으니까 걱정마.

“그래요?..”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선배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다.

“선배..”

“응?”

“저..부탁 하나 할께요..저..한국에 들어온거 선배는 모르는 걸로 해주세요..

“?!!”

“선배가 놀라시는거 당연해요..하지만, 전 지금도 그 맘 변하지 않았어요..그냥 선배는 저를 못 본거고 또한 저한테 오빠 소식도 전해주시지 말아주세요..”

“전 제가 하는 일 방해받고 싶지 않아요..길면 길수도 있고 짧으면 짧을 수도 있는 기간이에요..”

“.........”

“오빠랑 저랑 다시 시작할 맘도 없어요..또한 그럴수도 없구요..그러니까..예전의 다혜를 생각해서 그러지 마세요..”

“전, 예전의 다혜가 아니에요..”

“........”

한동안 내 말을 듣고 있던 선배가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그래..알았어. 너가 정 원하지 않는다면 너의 대한 소식 또한 너한테 영호 소식을 알려주지 않을게.”

“고마워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 언젠가는 너가 나한테 말해줬으면 좋겠다. 너의 둘이 진짜 헤어진 이유..그리고 나하고는 서로 연락하고 지내는거.”

“?!!”

“안되겠어?”

“...아니에요..그럴께요..선배가 절 친동생처럼 아끼시는거 아니까요..그리고..그 이야기는 제가 정말 마음이 아프지 않을 때 꼭 말씀 드릴께요..기다려줄 수 있죠?”

“그래..”

나와 선배는 그렇게 서로 속 마음을 얘기하고 조금은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선배는 예전보다 훨씬 멋지게 변했다.

그리고 나도 또한 많이 변했다.

하지만, 지금의 선배의 모습은 어느 누구보다 나를 많이 아껴주는 오빠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봐주었다.

‘오빠..나 선배 만났어..하지만..난 오빠소식 안들을거야..우리 이별했으니까..그리고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서로 맹세했으니까..’

나와 선배는 저녁이 다 되어서 호텔을 빠져나왔다.

선배가 저녁 사준다는걸 다음에 편하게 먹자고 얘기하고 나는 발걸음을 돌렸다.

내가 지금은 선배를 편하게 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는 좀 더 편하게 보고 싶다..그리고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따뜻한 선배의 어깨에 기대고 싶어졌다..

드르르륵~

폰에서 진동이 와서 열어보니 선배의 문자가 왔다.

‘오늘 많이 긴장했을테니까 집에가서 따뜻한 물로 근육좀 풀어주고..그러고 자도록 해..그리고 넌 누가뭐라고 해도 내 친동생이나 마찬가지인거 알지? 이제는 혼자서 아파하지말고 이 오빠한테 기대..

선배의 문자에 나는 또다시 고장난 눈물샘이 되어버렸다.

선배의 한마디에 나는 이때까지 참았던 눈물이 터져버려서 집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한없이 울었다.

집에 도착해 거울을 보니..내 얼굴이 괴물같았다.

나는 일단 따뜻한 물을 욕조에 받아서 씻을려고 하는데..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여보세요”

“........”

“누구세요?..말씀을 하세요..”

“흑..”

“?”

“흑..다..흑..혜야..”

“?!!”

“정말..맞구나..흑..내친구다혜..흑..흑..”

내가 힘들게 멈춘 눈물이 다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미..라?”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자..미라는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흑..흑..왜..흑..흑..이제 온거야..흑흑..얼마나 보고 싶었는데..흑흑..보고싶어..다혜야..보고싶어..흑흑”

미라와 나는 그동안 참아왔던 눈물을 한꺼번에 쏟아내듯이 서로 전화기를 들고 한참을 아무말 없이 울었다.

30분이 흘렀을까..미라는 눈물을 멈추려고 노력하면서 말을 했다.

“흑..다혜야..흑..이제 어디 안갈꺼지?..흑..흑..”

“미안해..흑..바로는 돌아가지 않을꺼야..흑..”

“그래..흑..나..보고..갈꺼지?..흑..흑..”

“당..연하지..흑..”

“그럼..흑..됐..어..”

“미라야..고마워..흑..”

우리는 그렇게 한없이 울다가 잠깐의 통화를 한 후 끊었다.

미라..내친구 미라..항상 나보다 자기가 더 많이 아파한 미라..그 친구에게 난 정말 나쁜 친구였다.

가장 힘들때 가장 큰 위로가 되었지만, 일본에 가서는 연락 한번 못해본 친구..

그런데도 내 메시지를 받고 바로 전화해 주는 친구..미라야..미안하고..또 미안해..

나는 한동안 전화기 앞에서 슬픔의 눈물을 다 쏟아내고..멍하니 한참 앉아 있다 힘이 없는 몸을 이끌고 침대로 가서 누워 그대로 쓰러지듯 잠들어 버렸다.


오늘이구나..다혜 저번에 봤을 때 보다 좀더 좋아진 모습이였으면 좋겠는데..

나는 다혜가 혹시나 일찍 와서 나를 기다릴까봐 약속시간보다 1시간 일찍 이미 호텔에 도착했었다.

또한 다혜가 나를 찾지 못할까봐 가장 잘보이는 중아 창가에 앉아서 입구를 뚫어지라 쳐다보고 있었다.

1시간 후..

약속시간 일찍 늦지도 않게 오는 다혜의 버릇은 여전했다.

다혜도 긴장을 했다는걸 옷차림을 보고 알 수 있었다. 다혜는 3년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많이 힘들게 지내온 모습이 고스란히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다혜는 그걸 감추려고 하는 듯, 옷에 신경을 썼다.

다혜는 나와 눈이 마주치더니 순간 긴장 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이내 평온한 모습으로 내 앞에 앉았다.

종업원이 주문을 받고 간 후에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일단 안부를 물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도를 했다.

다혜도 나의 안부를 물으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종업원이 다시 오고 난 후에는 다시 침묵으로 들어갔다.

나는 어떤말을 꺼내야 할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다혜가 먼저 말을 걸어와서 긴장을 했다.

역시..영호에 대한 소식을 나한테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둘이 힘들게 헤어졌고 서로가 많이 힘들어 했다는건 안봐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혜가 떠나기 전에 한말을 나는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이유였는지 알았다.

그래서 나는 순간 당황했었다. 영호는 이미 결혼을 해버렸는데, 이제 와서 두 사람이 다시 시작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다혜의 말을 듣고는 나는 놀랬다.

다혜가 영호의 소식을 알려주지 말아달라고 하고, 또한 나한테 부탁까지 했다.

자기 소식을 알려주지 말아달라고..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다혜가 저렇게 얘기를 하는 걸까?

다시 시작할 맘도..그럴수도 없다니?

난 정말 둘의 헤어진 이유를 묻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였다. 지금 이렇게 다혜가 부탁을 하는데..그 얘기를 꺼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도 조건을 내밀었다.

다혜가 순간 잠시 멈칫하더니..이내 승낙을 했다.

다혜 맘이 아직 덜 정리된걸 눈치는 챌 수 있었다. 하지만 다혜는 예전보다는 더욱 더 많이 성숙했으며 또한 예전의 다혜의 밝은 모습은 지금 현재로는 전부 잃어버린 듯 했다.

그래서 다혜가 너무 안쓰러웠다.

그렇게 맑은 아이였는데..지금은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는 누구도 들여보내지 않는 모습이였다.

저녁시간이 다 될 쯤에 우리는 호텔에서 나왔고, 내가 저녁을 사준다고 했지만 다혜는 거절했다.

다음에 좀더 편하게 보자고 하면서..그래..아직은 우리 둘 사이도 조금은 서먹할거다.

그렇게 다혜를 집에 가는 택시에 태워 보내고, 나도 그 자리를 떴다.

기분이 좋지 않다. 다혜를 만나면 조금은 기분이 좋을 줄 알았다.

하지만 다혜의 모습이 눈에 너무 선명해..내 가슴을 더욱 아프게 했다.

나보다 더 긴장했을 다혜에게 나는 문자로 따뜻하게 나한테 조금은 덜어줄 수 있게 문자를 보내고, 나는 기분이 좋지 않아 자주가는 BAR로 향했다.

 

빈속에 술을 마셔서 인지..평소보다 일찍 취기가 올라왔고, 나는 유준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띠리링~

벨소리 몇 번 울리더니 금세 받는 녀석..

“무슨일이냐?

“야~신유준! 전화받는 태도가 그게 뭐냐? 생각나서 전화했더니..

“연애사업 하실 시간에 전화를 다 주시니 영광이여서 그런다.”

“연애사업? 풋~하하하~연애사업이라..좋지..근데 틀렸다.”

“무슨 일 있는 거야? 그 후배 만나러 간다고 한 사람이 지금은 웬 술주정이야? 왜? 안나왔어??”

“아니..나왔어..근데..조금은 기분 좋게 맞이하고 싶었는데..후배의 모습이 내 가슴을 너무 아프게 한다.

“...어디야? 지금 갈게.”

“아니다. 오랜만에 일찍 집에 들어간 거 같은데..쉬어라.”

“됐어. 어차피 집에 와서 일하고 있었어. 우리 자주가던 ‘블루문’이군..30분 후에 도착할게.”

“됐어..나 여기 조금만 더 있다가 들어 갈거야. 오지마라. 끊는다.”

뚜..뚜..뚜..

너 그렇게 말하면 내가 안 나갈 줄 알고?!

너 평소와 많이 다르다. 무슨 일이 있군..그 후배란 녀석을 동생처럼 아낀다더니..그 후배에게 무슨 문제가 생겼나?

일단 출발 해야겠군..

유준은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상엽이가 뻗어 있을 ‘블루문’으로 출발했고, 도착해서 들어갈까 하다가 들어가지는 않았다.

들어가는 것보다는 나오면 집에 그냥 바래다 주는 것이 좋을 거 같아 유준은 차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상엽은 비틀비틀 거리면서 나오는 것을 보고 차에서 내려 상엽 이에게로 걸어갔다.

순간 비틀거리던 상엽이 넘어지는 것을 보고 재빠르게 몸을 잡았다.

“?!”

“뭘 그렇게 놀라서 쳐다봐? 몸 중심 좀 잡아봐. 무슨 술을 이렇게나 마신거야? 너 이렇게 안마시잖아.

“오지말라니까..딸국

“나 그렇게 무심한 놈 아니야. 겉이 좀 무뚝뚝해서 그렇지. 너에 대해서 내가 모르는 거 없어.”

“훗..너 나에 대해서 잘 안다고? 딸국..자신할 수 있어? 딸국..아니야..너가 알고 있는 내모습은 진짜가 아니야..딸국”

“...무슨일이야?”

“아무것도 아냐..그냥..조금 속상한..딸국..일이..있어서 그래..딸국..”

“일단 차에 타자. 얘기는 너희 집에 가서 해도 되고, 아니면 차안에서 해도 되니까..일단 좀 가자.”

“그래..그래..내가..딸국..오늘 내 모습을..딸국. 다 보여준다..보여줘..딸국..”

유준은 차 뒷문을 열어 친구를 태우고 운전석으로 돌아와 상엽이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로 향했다.

상엽은 차에 타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버렸고, 유준은 처음보는 상엽이의 모습에 생각에 잠겼다.

그 후배라는 여자아이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기한테 친동생이나 다름없다는 아이에 대해서 왜 한 번도 말을 하지 않았을까?

또한 오늘 만나러 가는 상엽이의 모습도 기분이 좋은 모습이 아니라 긴장한 모습으로 나갔다.

흐음..일단은 그냥 두고보는게 좋겠다..

상엽이가 때가 되면 나한테 말을 해주겠지..

나는 힐끔 뒷 자석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상엽이의 모습을 한 번 더 보고 상엽이 오피스텔로 속력을 냈다.

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상엽이를 업고 오피스텔로 들어갔다.

띠리릭~찰칵~

자동 조명등이여서 그런지 들어오니까 불이 자동적으로 켜진다.

어둠을 싫어하는 상엽이의 성격이 여기에서도 보인다.

잘 때도 스탠드 하나는 꼭 켜두고 자는 상엽..어릴때 무서운 경험 이후로는 작은 불이라도 없으면 잠을 못자게 되버렸다.

유준은 서둘러 상엽을 침대에 눕혔고, 편하게 잘 수 있게 신발과 양말, 겉옷들을 좀 벗겼다.

술 취한 사람은 평소보다 2배는 무거워 진다더니..정말이군..

옷 벗기는데 땀이 다 나네..

흐음..이제 좀 편하게 자겠군..

상엽이 오피스텔이 회사와 가까워 가끔 나도 회사에서 일을 많이 하고 잠시 수면을 붙이기 위해 들렸던 곳이다.

그때는 집 디자인 하나하나 유심히 보지 못했다. 들어오면 침대에서 바로 뻗어버렸기 때문이다.

흐음..짜식..오피스텔 하나는 잘 꾸며났네..

이래서 집 내부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야..

흐음..어라?

둘러보다가 유준은 장식장 안에 하나의 액자를 발견하고 꺼내어서 보았다.

상엽이와 친구 사이에 있는 여자..

아주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이 어둠이라고는 없는 얼굴 이였다.

저렇게 맑게 웃고 있는 여자라면 나도 같이 웃어질꺼 같군..

하지만 유준은 그 중앙에 있는 여자의 얼굴이 눈에 익었는지 한동안 뚤어지게 쳐다봤지만 생각이 나질 않았다.

내가 이 여자를 어디서 봤나? 왜 이렇게 눈에 익지??

아니다..아니야..내가 여자를 만난 적이 있어야지..나는 고개를 절래절래 하면서 사진을 제자리로 놓기 위해 올리다 상엽이 얼굴을 보고 나는 약간 놀라고 말았다.

상엽이가 이렇게 밝게 웃고 있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나하고 유학생활에서 만났을 때도 이런 웃음은 아니었다.

아까 상엽이가 했던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훗..너 나에 대해서 잘 안다고? 딸국..자신할 수 있어? 딸국..아니야..너가 알고 있는 내 모습은 진짜가 아니야..딸국’

유준은 사진을 다시 제자리에 넣어두고 장식장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작은 스탠드 불을 켜두고 나머지 불들은 끄고 오피스텔을 나왔다.

이미 시간은 12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유준은 집으로 돌아와 씻고 침대에 누워서 곰곰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상엽이의 진짜 모습이라..그 후배 여자랑 관계가 있는 건가?

그리고 그 중앙에 있던 여자..그렇게 해맑게 웃고 있는 여자는 누구지?

혹시..상엽이가 사랑했던 여자인가? 그 사랑의 아픈 기억 때문에 지금의 모습으로 된 건가?

그런데..그 여자는 왜 내가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지?

유준은 생각하면 할수록 상엽이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게 없다는 걸 알아가는 거 같았다.

그리고 자신이 소중하게 아끼는 친구가 저렇게 힘들어하는 모습도 낯설다.

유준은 머리도 가슴도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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