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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밖에 못하는 큰딸이라 죄송합니다..

큰딸 |2006.04.04 15:30
조회 41,570 |추천 0

☜ 쓰고 보니 길어졌네요. 스크롤 압박됩니다 ^^

 

사랑하는 큰딸 sm야..

 

얼마만에 써보는 편진줄 모르겠다.

 

이틀이 멀다하고 전화통화는 하지만 오늘은 왠지 너에게 엄마의 속마음을 풀어놓고 싶구나!

 

가슴에 돌덩이를 올려놓은 것 같아서 웃어도 웃는게 아니고 먹어도 먹는것 같지가 않다. 왜냐구?

 

엊그제 아빠 핸드폰으로 sh가 전화해서는 아무말도 않고 끊더라고 아빠가 말씀하시길래 엄마는

 

노심초사 무슨일이 있어서 전화했다가 말을 못하고 그냥 끊은줄 알고 속을 태우다가 막내 시켜서

 

전화해보랬더니 지는 전화 안했노라고.. 번호가 눌러진 것도 몰랐다고 하더란다.

 

안심도 되고 자식이 무에라고 이렇게 속을 끓였나 야속하기도 하고..

 

참~ 사는게 연극같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해본다.

 

집 떠나서 먼 타향땅에서 잘 적응하며 살아가는 우리 큰딸이 고맙고 대견하고 그렇다.

 

어릴때부터 유난히 엄마아빠 잘 챙기고 동생들 잘 거두고 그러느냐고 많이 힘들고 스트레스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아빠 편찮으실때나 엄마 아플때도 너 혼자 감당했을 그 모든것을 생각하면 엄만 항상 너에게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단다.

 

이런저런 일로 엄마하고 부딪힌적도 많았지만 네가 있어서 엄마는 든든하고 힘이 됐었단다.

 

누가 뭐래도 너는 엄마의 기둥이니까~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많은데 네 삶이 평안하고 행복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라고 초년에 고생한것이 살아가는데 그늘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엄마의

 

마음이란다. 걱정되는건 엄마아빠 없을때 그 몫을 네가 또 감당해야 하니 그게 걸린다.

 

동생들이 각자 자기 삶을 충실히 꾸려가야 너한테 힘들게 하지 않을텐데...

 

자식들한테 해주는것도 없고 부모가 미숙해서 너희들 고생시켜서 정말로 미안하고 미안하다.

 

오십평생을 살아오니까 내 허물이 너무 많아서 딸들에게 짐만 져주고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것

 

같아서 죄스럽다..

 

그치만 엄마아빠의 마음만은 너희들을 누구보다도 사랑하고 아낀다는것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아니 믿고싶다.

 

큰딸아!

 

너만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좋은 배우자 만나서 남은 삶이 행복하고 많은 열매를 영글게 할수

 

있는 생이 되길 꼭 바란다.

 

황사가 부는 봄날에 마음이 황량했는데 이렇게 쓰다보니까 따뜻해졌다.

 

자~ 몸 건강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잘 지내거라.

 

                                                                                             3. 29. 인천에서 엄마가.

 

<오늘 점심시간에 사무실로 배달온 엄마 편지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때 시험공부 안한다고

 

종아리 맞고 다음날 도시락에 들어있던 쪽지 편지 이후 첨 받아본 엄마 편지입니다..

 

요새 어느 드라마처럼 동생의 혼전임신으로 집안이 발칵 뒤집힌지 5개월입니다.

 

동생은 23살, 남자는 31살..

 

5년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23살 꽃다운 아가씨가 15평정도되는 삼겹살집에 카운터를 가겠답니다.

 

남자가 삽겹살집을 막 오픈하여 카운터를 믿고 맡길 사람이 필요했겠죠.

 

결혼허락받은 사이도 아니고 더구나 남자 부모님이 같이 가게를 하시는 곳에 가겠다고 하니..

 

엄마아빠가 허락할 일이 아니죠. 선도 안본다는 셋째딸인데..

 

8월.. 둘의 교제 사실을 알았고.. 그리 반대하진 않았습니다. 내동생 나이가 어리니..

 

10월 중순에 삼겹살집에 카운터로 가겠다고 한번 발칵 뒤집었습니다..

 

12월 중순.. 임신8주 됐다고 또 한번 뒤집었습니다..

 

그 남자.. "너희 엄마아빠가 그렇게 반대하는데 내가 너희 집에 왜 가야되!!" 이러면서 안오고

 

임신사실도 동생 혼자 엄마아빠한테 말했습니다.

 

온 식구의 반대를 혼자 버티다 집을 나간지는 4개월 됐네요. 나간후로 연락도 전혀 없었고..

 

어느 부모가, 어느 언니가 저런 남자 내 가족으로 받아들이겠습니까..

 

없는 자식치겠노라고 너무나도 강하게 나오시던 엄마..

 

엊그제 잘못 눌렸다던 전화에 혼자 끙끙 앓으시다 저한테 털어놓으셨네요.

 

부모란 이름이 죄가 아닌데.. 죄스럽게만 느껴하시는 마음이 넘 속상해서..

 

사랑하는 큰딸..로 시작되는 첫 인사말부터 눈물이 가려 결국엔 펑펑 울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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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속상해도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친구들한테, 남친한테도 괜히 자존심 상해 못하겠고..

엄마아빠한테는 더 속상하신 분들이니 못하겠고..

인연끊겠다 다짐했는데 엄마 편지에 너무 속상해 동생한테 전화해보니..

애기 낳고 나서 연락할려 그랬답니다. 자기 스트레스 받으니까 그 남자한테 집 얘기 하지 말라

그랬답니다.... 나중에 연락하겠답니다. 엄마 힘들어한다고 그렇게 빌었건만..

23년 내 동생으로 같이 살았던 그 아이 맞는지..

엄마아빠가 받아들여도 전 내동생도, 그 남자도 받아들일 자신 전혀 없습니다..

28년을 살았지만.. 정말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백조로 지낸지 5개월..우울증 맞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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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여동생의 |2006.04.08 18:35
남자분...말하는 싹수가 영 글러 쳐먹었네요...31살이나 먹어서...
베플닉네임|2006.04.08 23:50
남자색히 정말 서른 살 맞어? 아가씨 사랑하는 거 맞어? 내가 아는 사람도 30대 중반에 20대 중반 아가씨랑 연애했는데 아가씨네 부모, 특히 장인이 엄청나게 반대했었다. 애 하나 낳을 때까지도 식도 못올렸다. 그래도 장인 어르신한테 온갖 구박받아도 김 한 상자라도 꼬박꼬박 싸들고 가면서 헤헤 웃고 인사올리고 하니 어느덧 장인 장모 마음도 서서히 풀려가고 처가쪽 식구들한테 성격 좋다고 칭찬도 받고 지금은 사위대접 잘받으면서 행복하게 잘산다. 와이프 평생 친정이랑 연끊게 할 셈인가. 딸 행복하길 바라는 장인 장모가 따님 하나 평생 책임지겠노라고 남자답게 말하는 사위 내치겠나. 저 글 속의 녀석 참 한심하다.
베플휴...|2006.04.09 16:22
동생 인생입니다. 대신 살아줄 수 없습니다. 당해봐서 아는데 그냥 시간이 가야 합니다. 지금은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습니다. 나중에 손 내밀때 따뜻하게 잡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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