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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쉬운게 아니겠져..

소심한 나 |2006.04.08 18:27
조회 1,475 |추천 0

결혼한지 5년차가 됐네여.

결혼하자마자 들어선 금지옥엽같은 저희 애가 이젠 5살이 됐구여.

결혼하기 전 울 신랑 참 잘했어여.

새벽에 보러 오라면 친구 차 빌려서라두 델러 왔줬구여.

매일 매일 붙어 다녀서 떨어지면 죽는 줄 알았답니다.

그래서 천생배필이라 생각하고 결혼했습니다.

신랑.. 돈도 없었구여.

친구들과 같이 맘 모아 추진하던 사업마저 바닥을 치고 있던 상황이었지만,

사랑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거든여.

결국 결혼하고 얼마 후 신랑 사업이 망했답니다.

신랑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한 통에 빚도 많이 생겼구여.

제가 가지고 왔던 돈이며, 제가 평생 아끼고 아낀 적금까지 깨서 빚 갚았어여. 

신랑이 많이 미안했는지 "너 가고 싶으면 가라." 그러더군여.

그래두 저 여전히 신랑을 사랑했구, 신랑 맘 상할까 봐 "그런 게 어딨냐구.

적어도 50년은 같이 살기로 했잖아" 그랬답니다.

돈 없어서 한숨이 나두, 타박도 제대로 못했네여.

결혼하고 부터 제가 번 돈으로 먹여 살렸구여.

신랑 일하러 가면서부터는 같이 모아서 빚도 어느 정도 갚고,

지금 겨우 조금씩 모이고 있는 추세이구여.

몇달 동안 집에서 빈둥거리던 신랑은 집에서 자동차로

두시간 거리인 곳에 가서 직장을 얻었어여.

월세방 하나 구해서 평일엔 거기서 혼자 보내고, 주말에만 내려온답니다.

혼자 있다가 집에 내려오면 쉬고 싶은 맘이 굴뚝 같겠지여.

근데 저두여. 아침에 출근해서 밤 10시, 11시나 되야 집에 오는 고된 일을 하고  있답니다.

집안 일은 거의 시어머니가 도맡아 하시고, 아이 얼굴도 주말에나 제대로 볼 수 있을 정도랍니다.

주말이면 저도 잠도 푹 자고 싶고, 쉬고 싶네여.

평일에두 집안 일 잘 못하지만 (정말 시간이 없어서 못하거든여),

그래서 늘 어머니껜 죄송하답니다.

토요일엔 어머니 산에 가시거든여. 그

러면 제가 빨래랑 청소랑 식사 등 집안 일을 할 시간이 난답니다.

신랑은 금요일 저녁에 올 때도 있고, 토요일 오후에 올 때도 있어여.

저도 일주일 내내 힘들었는데 쉬고 싶은데..

제가 빨래 돌리고,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 하고, 식사 준비하느라

동분서주 하는 동안 신랑 꼼짝도 안하네여. 같이 좀 도와 달라고 하면 하기 싫대여.

자꾸 잔소리 하면 안내려온다더군여. 결혼하고 아기 가졌을 때두 청소 좀 도와달라고 하면,

하기 싫다고 도망갔었어여. 그래두 며느리된 입장에서 집안 일 안할 수도 없고 해서

울면서 걸레질 했답니다. 어머니껜 죄송하거든여.

그래서 신랑한테, "나두 하기 싫지만 하는 거잖아. 좀 도와 줘"하면

"너도 안하면 되잖아"이럽니다. 그럼 그 일은 누가 하나여.

평일 내내 일하신 어머니 주말까지 일하시게 하나여.

신랑 완전 애 같습니다. 어머니 아프다고 누워 계셔두

"나 국수 먹구 싶으니까 국수 삶아 줘"합니다. 어머니 아들사랑 엄청 지독하시거든여.

벌떡 일어나셔서 국수 삶습니다. 제가 삶는 건 맛이 없대여.

기껏 식사 준비 해주면 맛없다고 입에도 안 댑니다.

어머니가 워낙 부지런하셨던 분이라서 귀한 아들 손끝 하나 안대게 키우셨습니다.

저도 결혼 전엔 그랬거든여. 집안 일이라곤 전혀 몰랐거든여.

직장 생활하느라 집안 일 소홀히 해둔 탓에 주말되면 고민이 많습니다.

뭐해 먹일까. 신랑 주말에 내려와서 맛난 거 먹고 싶은데 안해주면

"네가 집에서 하는 게 머냐" 이럽니다.

평일 내내 입술 터지게 일해두여.

요번 주는 몸도 안 좋고, 입술에 물집두 잡히구, 피곤하게 일했네여.

근데 울 신랑 집안 일 안하면 주부 아닌 줄 압니다. 

어젠 마트 다녀와서, 사가지고 온 초밥 먹구 식탁에 그대로 뒀더라구여.

그래서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좀 치우시지"했져. 그랬더니 짜증을 막 내내여.

좀 치워주면 덧나냐구여.

근데 그거 습관이예여. 라면 하나를 끓여두 자기 손으로 빈 봉지 버리는 일이 없습니다.

양말 빨래통 안에 넣는 적이 없구여.

저도 잘 못하는 며느리, 마누라지만 그래두 같이 도와가면서 해야 되는 거 아닌가여.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고 있으면 청소기라도 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여.

제가 속이 좁은 건지, 아님 신랑이 너무 소홀하게 대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여.

제 성격이 너무 급하고 참을성이 없긴 해여. 금방 화도 잘 내고, 쉽게 상처받구..

반면에 신랑은 너무 느긋하거든여. 게으름두 심하구여.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줄 모릅니다. 결혼 초기에 이런 신랑 성격에 상처 받았던 적 많았어여.

요즘은 우울증에 걸릴 것만 같아여. 

이런 이유로 이혼 생각하는 사람.. 저 뿐인가여.

신랑을 여전히 사랑하지만, 오늘은 정말 견디기가 힘드네여. 신랑 얼굴도 보기 싫습니다.

헤어지면 너무 힘들겠져. 그래두 이렇게는 계속 못 살 것 같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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