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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아렌티 |2006.04.13 00:17
조회 1,807 |추천 0

전 이번해로 20살이 된 대한민국 청년입니다.

조금있으면 국방의 의무를 하게 될 예비군인이기도 하지요.

 

전 17년전에 헤어진 어머니가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그리 멀리도 계시지 않습니다. 아주 먼 하늘나라도 아니고, 비행기를 타고가야할 외국도 아닙니다.

차로 2시간 30분만에 도착 할 수 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볼 수가 없습니다.

 

17년전 제가 3살때 저희 부모님은 성격차이와 아버지의 도박등의 가정불화로 이혼을 하시게 되셨고, 저희 어머니는 절 데리고 가고 싶어했지만, 아버지가 법원에 참석치 않아서 저는 아버지 곁에서 크게 되었습니다. 친할머니가 키워주셨고 생활비는 삼촌들이 대주셨죠.

 

어머니는 5살때까지 왕래가 가끔씩 있었습니다.

5살, 마지막으로 얼굴 보던날이 기억나네요.

항상 30분도 채 안되고 인사만 가볍게 나누고 가셨던 엄마, 그렇게 가고나서 엄마가 보고싶다며 울던 내가 안쓰러웠던지, 마지막 봤던날 엄마가 가실려고 할때 할머니가 귓가 대고 엄마따라 가고 싶다고 해보라고 했죠.

전 쪼르면 다시 오지 않을까봐, 몇번이고 망설였지만 어머니가 현관을 나서는 모습에 다급히 따라가고 싶다고 했지만, 다음에 데리러 온다는 약속을 하시고 가셨죠.

쫄라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면 두번다시 오지 않을까봐...

그 후론 어머니의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 제 생일이면 제 옷사이즈를 어떻게 알았는지 옷이나 학용품들을 소포로 붙여주셨죠. 물론 보내는이 없이 보내셨지만, 가끔 술먹고 전화하셔서 서로 울면서 이야기도 하고..

제가, 엄마가 전화했을때 필요도 없는 컴퓨터가 너무나 갖고 싶다고 쓸데 없이 떼를 부린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평소에 떼도 못 써본 엄마에게 떼를 써보고 싶었겠죠. 엄마가 멀리 있어서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며 우셨을때.. 그 어렸을때, 엄마가 왜 우는지 알았는지 전화기를 붙들고 같이 울었습니다.

6학년이 되서 할머니와 떨어져 아버지와 단둘이 살게 되었지만 아버지는 집에 잘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돈을 내지 않아 집전화와 전기가 끊어지는게 잦아지면서 엄마의 마지막 연락도 끊어졌습니다.

 

얼마전 아르바이트를 할려고 등본을 떼러 갔다가, 인터넷에서 어머니를 찾을려면 호적등본을 뗀다음 경찰서로 찾아가면 찾아준다는 말을 본적이 있어서, 아무생각없이 호적등본을 떼어보았습니다.

제가 태어난곳과, 부모님의 결혼일자등 제가 모르는것이 너무나 많더군요.

호적등본을 떼놓고만 있을려고 했는데, 제 손에 어머니의 주민등록번호가 있고 이름이 있습니다. 경찰서로 찾아가기만 하면 알려주겠죠.

친구에겐 아무말없이 그냥 일있다며 경찰서에 같이 갔습니다. 친구를 멀리서 기다리게 하고 민원실에 물어봤습니다.

어머니는 재혼을 하셨고, 2명의 자녀가 있다고...

엄마를 볼 수 있는 길은 2가지 길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하나는 거기 근처에 근무하시는 경찰분께서 엄마에게 직접 아들이 지금 찾고 있다고 하면서 제 연락처를 주는것, 두번째는 동사무소에 가서 초본을 떼서 주소를 들고 직접 찾아보는것.

첫번째는 본인에게 직접 말해줄려고 노력은 하지만 안될경우 가족들에게 말해줄 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초본만 떼놓고 집으로 왔습니다.

 

전 조금 있으면 군인이 됩니다.

불과 한달정도 남았습니다.

군대 가기전에 엄마 얼굴을 꼭 보고 가고 싶은데..

막내 삼촌이 얼마전에 했던말이 생각납니다.

"엄마는 나중에 니가 꼭 성공해서 찾아도 늦지가 않다.

지금 만나봤자 이렇게 어려운데 서로 힘들기밖에 더하겠냐.."

맞습니다. 저희집 형편도 안좋고, 지금 제 몸도 건강하지가 않습니다. 엄마는 이런 절보고 너무나 슬퍼하시고 죄책감에 사로 잡혀 사시겠죠.

TV에 모 프로그램에 보면 이런 이야기도 많이 나오죠..

전 남편의 아들이 찾아와서 몰래 보고 이러다가, 남편한테 들켜서 항상 의심받고 살아야 하고, 결국 이혼법정까지 들어서게 되는....

혹시나 이렇게 되어서 두번 상처를 안겨주고 싶진 않습니다.

 

먼 발치서 얼굴만이라도 보고 싶습니다.

처음에 엄마를 찾을 수 있는데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어 친구랑 술을 먹었는데..

얼굴만이라도 보고 싶다고.. 친구랑 같이 가서 친구가 집을 잘 못 찾은것처럼 해서, 엄마를 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한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용기가 없어 아직 실천을 못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엄마에 대한 갈망도 사라진것 같습니다.

초등학교때까지는 엄마꿈을 자주 꿨었는데 중학교 이후로는 학교 생활과 아버지가 집에 자주 있지 않아서 혼자 집안생활까지 도맡아 하느라 너무 바빴는지, '엄마가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서 일까요.

평소에 엄마에 대해 그렇게 소중함을 못 느꼈는데 요즘엔 제 행동 하나하나가 전부 어머니가 없음에 비롯된거라도 느껴지네요.

애교가 많은것도, 칭찬듣기 좋아하는것도...

 

군대 가기전에 보고 싶은데..

그냥 가야 할까요...

요즘 들어 마음이 너무 심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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