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젊은이들 전문학원 때아닌 문전성시
“때 밀어서 떼돈 벌래요.”
유머가 아니다. 한 달 500만 원은 너끈히 벌 수 있다. 언제 해고될지 몰라 좌불안석인 대기업 임원보다 뱃속도 편하다.
사업에 실패한 40대 남성들이 찾던 이 때밀이판에 공무원ㆍ은행원ㆍIT업계 종사자ㆍ시립교향악단 단원 등 20~30대 남녀 젊은이들이 상식의 틀을 깨뜨리고 러시하고 있다. 덕분에 요즘 ‘때밀이 학원’은 활황을 누리고 있다.
“직업엔 귀천이 없다”며 때 벗기기에 나선 이유는 바로 ‘자금’ 때문. 짧은 기간에 고수입을 올려 미래를 위한 투자의 밑거름으로 삼으려는 것.
목욕탕의 위치에 따라 수입은 천차만별이지만 장소가 웬만하면 초보 때는 월수 250만 원, 기술만 익히면 500만 원 이상 벌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6년째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이 모 씨(31ㆍ여)는 안락한 노후 생활을 위해 때밀이로 전업을 준비 중이다. 적은 보수가 항상 불만이었던 이 씨는 퇴근하기 무섭게 달려와 2~3시간씩 ‘때밀이 학원’ 야간반에서 때를 밀며 땀을 흘리고 있다.
이 씨는 “일한 만큼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없는 공무원이란 직업에 염증을 느낀다“면서 “기대 수입을 생각하면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했다.
이 씨는 “목욕탕에서 때밀이 아줌마가 그날 수입을 세어 보려고 돈통을 엎는데 만원짜리가 장난이 아니게 쏟아졌다. 바로 학원에 등록했다”라며 활짝 웃는다. 회사원인 남편도 직접 실습 대상이 돼서 몸을 맡긴다고.
전직 은행원 공 모 씨(28)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 우연히 ‘때밀이가 고수익 직종’이란 문구에 솔깃해 발을 들여놓은 경우. 3년 동안 때밀이를 해서 1억 원 이상을 번 공 씨는 곧 마사지숍을 오픈할 예정이다.
공 씨는 “하루에 최고 45명까지 상대해 봤고, 한 달에 570만 원의 고소득을 올렸다”면서 “마사지 기술을 배우기 위해 다시 등록했다”고 말했다.
명문대 음대 석사 출신의 시교향악단 단원 홍 모 씨(31)도 학원을 거쳤다. 2개월 만에 코스를 이수한 홍 씨는 목욕탕에서 때를 밀며 미국 유학의 꿈에 부풀어 있다.
IT업체에서 일하던 여성 엔지니어 안 모 씨(32)도 회사 창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때밀이 전선에 뛰어들어 현재 호텔 사우나에서 꿈을 키우고 있다.
강병덕 한국 목욕관리사협회장은 “학원 등록자의 절반이 더 큰 꿈을 펼치려는 20ㆍ30대 젊은이들“이라며 “처음에야 힘들지만 터만 잘 닦으면 수억 원의 권리금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