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차장엔 없지만, 당신의 가슴 속엔 한 대쯤 주차되어 있겠지요.”
거창하진 않지만 잘 잊혀지지 않는 포르쉐의 멋진 광고카피입니다.
백상예술대상...
그 화려한 시상식장에 당신은 없었지만, 제 가슴속의 대상은 김선아씨 당신이었습니다.
김삼순....그녀는 보기만 해도 연약하고 안쓰러움이 묻어나는 여주인공들 사이에서
너무 즐겁고 건강한 여자였고...
세련되고 화려한 차림새를 뽐내는 여배우들로 가득찬 브라운관 속에서
목늘어진 면티셔츠 하나만으로도 빛나던 당당한 여자..
김삼순...그녀는...
내노라하는 재벌집의 숨겨진 딸로 남모르는 아픈 비밀을 간직하지도 못한
그저 시장에서 일수 살짝 놓으시는 부암동 박봉숙 여사의 막내 딸내미...
한번 만나기만 해도 온 세상 킹카들이 빠져드는 외모와 매력은 커녕
불어나는 허리살 끌어안고 집마당에서 훌라우프 돌려대는 그저 서른의 노처녀.
그녀에게는
모진 고생 다해가며 자리잡아놓았더뉘 남편넘이 한 눈 파는 기구한 사연도
험난한 이 세상 이제 좀 살만한가 했더뉘...어김없이 찾아드는 불치의 병마도...
드라마 세상 속 그 흔하디 흔한 눈물의 홍수를 이룰 그 무엇도 없었지만
저는 기억합니다.
밀가루반죽 치대느라 미워진 손마디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던 그녀.
서른이 되면 안 그럴줄 알았다며..
가슴 두근거릴 일도 없고, 전화 기다리면서 밤새울 일도 없고..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그렇게 겪고 또 누굴 좋아하는 내가 끔찍해 죽겠다며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어 아부지
읖조리던 그녀를 기억합니다.
이젠 됐다. 그만하자. 자책도 원망도,
난 겨우 30년을 살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많으니까,
먼 훗날에라도 다시 만나게 되면 무기력한 모습은 보이지 말자.
너를 좋아했지만 너 없이도 잘 살아지더라고,
다짐하며 홀로 비오는 한라산을 오르던 그녀를 기억합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한다. 어쩌면 우리도 헤어질 수 있겠구나...
연애라는 게 그런 거니까..하지만 미리 두려워하지는 않겠다.
지금 내가 해야 할일은 명백하다.
열심히 케잌을 굽고 열심히 사랑하는 것...
오늘이 마지막인 것 처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마지막 남산에서의 그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녀...
김삼순을 제게 보내줬던 김선아씨를 기억합니다.
그런 김선아씨에게
보잘것없지만 저만의 2005년 최우수 여자연기상을 바칩니다.
오래도록 언제고...기억할겁니다.
죽어버린줄 알았던 제 심장을 펄떡펄떡 뛰게 해주었던 그 여름날들을
고맙습니다.
마이클럽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