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한장면 처럼..............
사람을 만나거나 책을 읽다보면 평범한 사람, 평범한 책에서 인생을 배울때가 많다.
나는 아주 오래전에 읽은 책, 제목도 잊은 한권의 책이 내 인생에 등대가 되어 준다.
외국사람이 쓴 책인데 내용은 이러했다.
남편이 큰사업을 하는 유복한 가정에 어느날 남편 회사가 부도를 맞아 가족은 거리의 천사가 되었다.
온가족이 넋을 잃고 특히 남편은 실의에 빠져 있을때 아내가 어디서 돈을 구해 와서
맛난 음식이 가득한 식탁을 차리고, 예쁜 꽃도 한아름 꽂고, 와인도 준비해 가족들을 불렀다.
어리둥절해하는 가족에게 아내는 우리 오늘 아무 걱정 말고 차려진 음식 배불리 먹자
그리고 내일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시작하자며 가족을 위로 했고,
다음날부터 온가족이 힘을 모아 재기해서 행복을 찾는 내용이었다.
그랬다 사람이 살다보면 색깔은 다르지만 고달픈 구비구비를 너무 많이 만나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런 시련을 만나면 백화점에서 예쁜 핀 하나를 사거나
조금 비싼 꽃무늬 원피스를 사거나,
영화 한편을 보거나 아니면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나의 결혼생활...............
내게는 너무나 낯선 살림살이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얼굴에는 그늘이 드리워지고, 삶의 의욕마저 잃었다.
그런 나를 위로하기 위해 어느날 남편은 영화의 한장면 처럼 일본 여행티켓 두장을 내밀었다.
다음날 우리는 일본 벳부로 떠났다. 그 순간 현실은 날려버리고.....
뱃부에서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이 머물렀다는 품격있는 호텔에서 온천을 즐기고.........
아소활화산을 지나 하우스텐보스로 갔다.
<나가사키 네델란드촌(村) '하우스텐보스'>
어, 일본 맞아?
히딩크와 하멜, 그리고 듈립, 네델란드, 화란(和蘭)이다.
박연(최초로 조선을 찾은 서양인 벨테브레)이나
하멜(최초로 조선을 유럽에 알린 서양인)은 화란인.
억류 13년 만에 배를 타고 달아난 하멜 일행의 목적지는 나가사키 항이었다.
포르투칼 축출 후 쇄국으로 치닫던 당시 일본의 유일한 교역상대국은 네델란드.
나가사키에는 그 상관(商館)이 있었다.
네델란드 테마 파크인 하우스텐보스가 왜 나가사키에 들어섰는지 알만하다.
# 일본속에서 핀 '튤립의나라'
역은 하우스텐보스 전용.
다리를 건너니 매표소다. '입국(Entry)'이라고 쓴 안내판이 시선을 끈다.
'입장(Admission)'이 아니다. '나가사키의 네델란드'로 입국이다.
네델란드 고성 나이안 로데의 모작이다. 이 안에 '테디 킹덤(곰인형 전시장)이 있다.
성 앞은 운하, 암스테르담 시내처럼 유람선이 떠 다닌다.
운하는 하우스텐보스를 한바퀴 두르고 있어 유람선을 타면 두루 살필 수 있다.
운하 건너편 풍차는 실물이다.
그 풍차섬은 형형색색의 튤립으로 뒤덮인 꽃밭, 꽃과 풍차,
그 사이로 17세기 치즈농가(브룬카스)도 보인다.
이 풍경은 암스테르담 외곽의 진짜보다 낫다. 거기 풍차는 돌지 않는다.
풍차 섬 건너편으로 고딕 첨탑이 보인다. 시티게이트인 델푸트다.
여기서부터는 암스테르담 시내를 재연한 '뉴 스텃드'(오락실 거리, 스텃드는 스트리트).
갖가지 볼거리가 건물마다 준비돼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운하를 가로지르는 예쁜다리.
운하 변에 틈도 없이 밀착된 폭 좁은 암스테르담식 건물, 유람선, 분수 광장(마리우스) 등등.
여기에 들어서면 일본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 만다.
다리를 건너면 '뮤지엄 스텃드', 극장 오르곤 박물관 등이 있다.
운하 건너편 쇼핑의 거리 '비넨 스텃드'로 간다.
호텔 암스테르담과 키즈 팩토리(실내 오락장) 등이 역시 유럽풍의 건물에 있다.
광장 한가운데 우아한 건물의 시청은 실제 유럽처럼 예식장으로 사용한다.
# 풍차 - 유럽풍 그대로 재현
돔 투른의 꼭대기는 전망대다. 오무라만과 하우스텐보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항구에는 범선이, 그 앞 오렌지광장에는 '대항해 체험관'(필름 라이드)이 있다.
광장에서 매일 밤 야외공연과 레이저조명 및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항구 뒤편의 숲(포레스트 파크)에는 '팰리스(palace) 하우스텐보스'가 있다.
네델란드 왕궁과 똑같이 지어 전시관으로 쓴다.
그 앞에는 프랑스식 정원이 있다.
하우스텐보스의 독특함 가운데 하나는 호텔(3개), 다른 리조트와 달리 파크 안에 있다.
덕분에 한밤중의 파크는 투숙객의 독차지.
호텔 덴 하그는 항구에, 호텔 유럽은 운하에, 호텔 암스테르담은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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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살림살이에 서툴은 내게...........
남편이 준비한 영화의 한장면 처럼 행복했던 여행은 내게 새로운 삶의 의욕을 되찾아 줬다.
그것은 인생의 한 고비에서 만난 쉼터이며 큰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