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바쁘고 무심하고 다정하지 못한 그 때문에 나는 너무 너무 지쳐가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 수없이 상처를 줬던 지난 과거를 지우지 못해.
나는 늘 힘들어하고 지쳐있다.
이젠 화도 나지 않고 그야 말로 맥이 빠져 하루 하루가 기운없어 아픈 사람같아 보였 던 내 모습에
그 사람은 기운 없는 나를 보면 맥이 빠진다고 힘을 내라 말했다.
나는
'뭘로 힘을 낼까. 나는 이제 맥이 다 빠져 버린 거 같다.' 대답 해주었다.
그런 나를 보면 자기도 생각이 있었던지 일이 끝나갈 무렵 전화가 왔다.
'비도 오는데 파전에 막걸리 한잔할까?'
그렇게
나와 그, 그의 친구들과 술을 한잔했다.
서운하고 지쳐가던 나에게 그래도 노력 해 볼려는 모습에
얼큰하게 취하는 술기운에
마음이 조금씩 풀어져 가고 있었다.
그런 기분에 나는 이성보다는 감성이 더 크게 작용 할 수준으로 술을 마셨다.
다음날 일과도 있고해서 우린 10시쯤 자리를 떴다.
술 취한 나와 그는 혼자 사는 그 사람집으로 갔다.
택시에서 내려 오랫만 기분 좋게 손도 잡고 걸어가고 있는데
그 사람 집 앞에 다가가고 있을때 그 사람 갑자기 내 손을 놓더니
자기집 아파트 현관을 지나쳐 간다. 그리고 나에게 말하길
채무 문제로 알던 어르신(남자)이 지금 집 앞에 기다리고 있으니까
내가 대충 얘기하고 보낼테니 전화 하면 올라오라고 말한다.
그런데 나는 바보가 아니다(사실은 엄청난 바보다)
나도 눈이 있거늘...
현관을 지나쳐 올 때 집 앞을 지키고 있던 사람은 왠 낯선 여자 밖에 없었다.
시간은 밤 11시다. 울 애인은 혼자 산다.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그럼 그냥 내가 먼저 집에 올라 가 있을테니까 얘기하고 오라고
확실히 현관 앞을 지나갈때도 사람이라고는 그 낯선 여자 밖에 없었다.
나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나도 기다렸다.
그렇게 몇분을 기다리니 그 낯선 여자가 현관 밖으로 나간다.
나두 따라 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 여자 울 애인을 기다리고 있었던게 맞다
울 애인 내가 함께 따라 나오니 당황해 한다.
나... 남이 보는거 중요하지 않았다.
너무 실망스럽고 화가 나서 드라마에서 처럼 달려가 그 사람 가슴을 주먹으로 마구 때렸다.
그 둘 그런 나에게 집 앞이니까 조용한데 가서 같이 얘기하자고 한다.
뭔가 오해를 한거 같다고 같이 가서 얘기를 하자고 한다.
울 애인 가만히 있고
그 여자 나에게 마구 설명하더라.
아가씨가 뭔가를 오해를 했나본데
자신은 일때문에 기다린거라고
울 애인이 하도 연락을 안 받아서
기다린거라고
그래서 내가 따져 물었다.
사람이 집에 있는지 아직 안 들어왔는지는 어떻게 알아서 이 늦은 시간에 기다리냐고
그리고 아무리 일 때문이지만 혼자 사는 남자 집 앞에 이 늦은 시간에 기다리는게 말이 되냐고
그 여자 충분히 내 심정은 이해가 가고 자기 다급한 마음에 실수를 한거 같다고
하지만 정말 일 때문에 자기도 너무 답답한 마음에 그런거니까 조금만 이해해 달란다.
그리고 그렇게 걱정할 일 아니니까
울 애인이랑 일 얘기 좀 하게 잠시만 자리 좀 비켜 달라고 하더라.
황당스럽네.
자신이 나와 울 애인 사이를 어떻게 만들었는데
그 상황에 자기 할 얘기 하겠다고 나보고 자리를 비켜달라니
더 웃긴건 그런 말 하는데 울 애인은 그냥 가만히 있는다
꿀 먹은 벙어리 마냥
그렇게 우리는 문 닫는 찻집에서 나와 다시 거리에 섰다.
울 애인 그때서야 얘기한다.
니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니까 너무 오해하지 말고 집에 가서 기다려라
내가 안된다 얘기하고 그방 갈테니
나 그래서 대답해줬다.
도대체 내 마음에 상처 준거는 못 챙기면서
그런 여자한테 실수하는건 걱정이 되서 그 여자가 잡는다고 잡히냐고
선택하라고 그 여자하고 얘기해야겠거든 가라고 하지만 나는 없을 거라고
그러니
울 애인 그럼 안된다고 얘기 하고 바로 올테니 기다리란다.
그런데
철거머리같은 여자
울 애인과 같이 오더니
나보고 이해해달라면서 이제 오히려 내가 자기에게 실수하는거 아니냐면서
잠시만 얘기할테니 좀 비켜달라고 한다.
나 어이가 없어 그냥 걸어갔다.
택시까지 잡으며 말했다.
나를 보낸 건 너다.
후회하지 말아라
그러니 울애인 그럼 셋이 가서 얘기하잖다
어쩔 수 없이 나도 따라갔다.
그런데 그놈의 일 얘기 결국은 딴 테이블에서 둘이서 얘기하고 오더라
한 십여분동안이었을까
나는 혼자 멀뚱이 혼자 테이블에 앉아 그 인간들 기다렸다.
그리고 울 애인가 그 여자 내가 있는 테이블로 오더라
그 여자 얼굴 표정 똥 씹은 듯한 표정으로 해서는
아가씨 오늘 나 때문에 오해했다면 미안해요 갈게요 하면서 가더라.
정말 몰 상식한 사람같다.
울 애인 그 일에 대해서 나에게 아무말 하지 않는다.
나 그냥 술기운에 그대로 뻗어 자버렸다.
흐...
술이 깨어 물으니
정말 일 때문이었다고 한다.
울 애인이 돈 좀 있어보였는지
자기 사업하는 일에 투자 좀 해달라고
부탁하다 하도 연락이 안되니
무작정 집 앞에서 기다렸다고 한다.
자기도 두번 다시는 그 여자 보고 싶지 않다고
나도 싫었으니까 전화 안 받았던거 아니겠냐고
난 분명히 얘기했다.
이번일 내가 그냥 넘어간다고해도
난 앞으로 당신 믿지 못할거 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