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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고치고...(4)결정

아이러니 |2006.04.22 04:51
조회 1,003 |추천 0

회식자리에서 그녀는 왠지 불안해 보였다. 화장실을 가려고 일어서는 그녀가 아슬아슬하다. 취한듯 보
인다. 사실 윤호는 그녀를 오피스텔에서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항상 멍하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서희였기 때문에 그녀가 윤호를 알아볼리가 없었다. 한번도 그녀가 자기를 쳐다본다는 느낌을 받을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무심하다. 저 여자는 많이 무심한 여자다.
다른 여자들 같았으면 벌써 몇번을 쳐다봤을 내 얼굴인데 저 여자는 날 한번도 봐주지 않는다. 내가 좀왕자병인가?.. 암튼 어째 풍기는 뉘앙스가 다른 여자들하고는 틀리다. 담배를 한대 피우려고 복도로 나갔는데 그녀가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나와 그녀의 첫 만남이였다. 좀전에 샤워를 끝냈는지 긴 생머리는 물기로 축축히 젖어있었고. 벙벙한 츄리닝 차림의 그녀가 왠지 꾸밈 없고 수수해 보였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은 그녀의 까맣고 큰 눈을 더욱더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그간 바람둥이로 오해를 받을 만큼 많은 여자들을 거느리고(?) 다니는 나지만 그런 수수해 보이는 그녀는 이상하게도 내 눈을 고정시켰다. 왠지 맹해 보이는 그녀의 눈빛이 귀여워보였다. 그렇게 맹한 표정을 짓다가도 어느 순간 알 수 없는 우울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때르르릉~

'모야 벨소리도 없네 저 벨소린 머니'

 

"전화하지 말란 말 안들려요? 제가 전화하지 말랬자나요. 이제 제발 절 좀 내버려 두세요 돈 같은건 필요없다구요. 알아들으셨어요?"

 

하~ 놀랄 일이다. 저 얼굴에서 저런 성깔이 나오다니.. 잠시후 그녀의 까만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여자의 눈물을 처음보는 나라서 지금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잘 모른다. 가서 위로해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내 넓은 어깨를 빌려주어야 하는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무안하게도 그녀는 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린다.

 

"넌 무슨 담배피러 나간애가 하루종일 걸리냐? 담배 만들어가지고 피냐?"

 

"깜짝야~ 형은 먼말을 그렇게 썰렁하게 해. 좀 유머러스 해져봐 그래가지고 어떻게 작가가 되려고 그래"

 

부모님이 해외에 나가신 후 나는 사촌 형과 함께 살고있다. 정확한 관계를 따지자면 형 동생이 아닌 주종관계이다. 직업이 프리랜서 모델이라 집에 있는 시간은 거의 형의 심부름과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저 인간이 용돈을 두둑히 주는것도 아니다. 왠지 손해보면서 살고 있지만, 형에 삶에 봄날이 올 그날만을 기대하면서 매일매일 당해주고 있는 나이다.

 

"내일 PD 만나기로 했다면서 얼굴에 팩좀 하고 자야하는거 아니야? ㅎㅎ"

 

"팩은 무슨 팩~ 내 얼굴 자체가 예술인데 멀 해"

 

"어이구 하여튼 왕자병 하나는 타고 났다니깐.. 언능 와서 잠이나 자~ 밖에서 청승떨지 말고~"

 

이 인간은 항상 나 하는일에 태클이다. 30이 넘도록 장가도 못가고 작가지망생이란 명분으로 백수생활을 하는 하나 잘난 구석 없는 형인데 멀 믿고 저러는지 알 수가 없다. 날 이렇게 내버려두고 간 부모님이 밉다.

 

아침부터 꾸릿꾸릿한 기운이 감돈다. 아니나 다를까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 오고 있다.

'오늘 계약하는 날인데 날씨가 왜 이렇게 우중충해'

이번 계약건은 나한테 배우가 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 나의 이 듬직한 페이스에 한 작가가 드라마 주인공에 캐스팅 한 것이다.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이는 나 때문에 형이 눈을 떴다.

 

"야 팩도 안한다더니 아침부터 왠 난리야. 좀 조용히좀 해라. 잠좀 자자~!!"

 

"형~ 이 동생이 잘되면 또 알아. 나중에 유명해져서 형이 쓰는 작품에 출연해줄지 ㅎㅎ 그니깐 좀 참고 잠이나 자~"

말은 잘 듣는다. 그 말이 무섭게 또 코까지 골면서 골아 떨어지는 형이다.

 

말끔히 차려입은 옷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 밖에 나가서 택시를 기다리는데 저편에서 그녀가 보인다.택시를 잡고있나보다. 때마침 택시 한대가 그녀 앞에 섰다. 왠지 골려주고 싶은 마음과 그녀한테 나를 인식시켜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장난기가 발동한 것이다.

 

"아줌마 왜 내 택시를 가로채요"

 

그녀가 놀란 토끼눈이 되어서 나를 바라본다. 이제야 나를 꽤 유심히 바라보는 눈치다.
'그럼 그렇지'
하지만 어제 전화로 그렇게 쏘아붙이던 그 성격은 어디로 갔는지 죄송하다는 말뿐이다.
'앵 이게 아닌데'

 

그녀의 택시를 빼앗아 탈 생각은 추어도 없었다. 이건 정말 예상 밖이였다. 나에게 택시를 빼앗기고 그녀는 하늘빛 우산을 쓰고 터벅터벅 걸어간다. 서두른 탓에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니 그녀를 택시로 데려다주고 방송국에 갈 시간은 충분하다.

 

"아줌마 어디가요? 같은 방향이면 비도 오는데 같이 타고가지 그래요. 택시비도 아끼고"

 

왜 아줌마란 말이 튀어나왔는지 모르겠다. 그녀에게 아줌마라고 한 이 입이 원망스럽다. 같이 타고가자는 말에 그녀는 한사코 거절한다. 왠지 기분이 나쁘다.

 

방송국에 도착해서 김서희PD란 분을 기다리고 있었다. 벌써 약속시간은 5분이나 지나있었다. 여태까지 몇 건의 모델일을 하면서 나에게 PD란 존재는 무척이나 까탈스럽고 성격 더러운 사람으로만 인식되어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PD와의 만남이 무척이나 긴장이 된다. 거기에다 나같은 신인이 드라마 주인공을 맡게 되었으니 색안경을 끼고 나를 볼것이 뻔했다.

 

"저 혹시 오늘 계약하기로 하셨던 서윤호씨?"

 

그녀다 그녀가 지금 내 앞에 PD라는 직책을 가지고 서 있었다.

 

 

 

 

그녀가 지금은 내 앞에서 저렇게 쌔끈쌔끈 잠을 자고 있다. 어찌나 곱게 자는지 어제 그 무리를 하고도 잠 버릇 하나 나오질 않는다. 어제 회식자리에서 무슨 안 좋은 일이 있었는지 사람들이 권하는 술을 모조리 다 받아먹고 있는 그녀는 잠시 뒤에 그 자리에서 일어나서 어딘가로 향했다. 워낙 술 자리를 좋아해서 그 자리를 즐겁게 즐기고 있는 나였지만 그녀가 걱정이 돼서 따라나갈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고깃집 바로 앞에 계단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잠이 든 듯 하다.

'이 여자는 대체.. 어떻게 여기서 잠을 잘 수 있는거지.."

 

그녀를 깨우려고 그녀의 고개를 드는데 그녀의 눈물자국이 보였다. 또 운 것이 분명했다. 도대체 어떤 일때매 이렇게 괴로워하고 슬퍼하는지 알고싶었다. 아무생각도 안나고 다만 그녀를 좀더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다. 자고 있는 그녀를 등에 엎고 택시를 잡아 탔다.  자면서도 울고있는지 그녀의 눈물이 내 등을 축축히 적신다. 집 앞에 도착한 나는 그녀를 두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지금 그녀를 깨우고 싶지 않았다. 왠지 그녀가  일어나면 다시 그녀의 눈에서 눈물을 보게 될 것만 같았기 때문에 그녀의 집을 지나쳐서 우리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형은 쪽지 하나만 남겨두고 집에 없었다.

-동상~ 나 오늘 집에 못온다우~ 외국에서 친구가 놀러와서 내일 늦게나 올꺼 같아~ 문단속 잘하고 .-

 

평소에 이런일이 있으면 형한테 전화를 했을 윤호였지만 오늘은 그럴 수가 없었다. 윤호 옆에 그녀가 있기 때문이다. 비를 맞아서 옷이 약간은 젖어있었지만 옷을 갈아입힐 용기같은건 윤호에겐 없었다.

간간히 뒤척이는 그녀를 똑바로 눞혀주고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감겨있는 눈 사이로 보이는 속눈썹이 무척이나 길었다. 하얀 얼굴이 술 기운인지 홍조를 띠고 있었다.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윤호는 자신의 몸 또한 그녀의 얼굴색과 같이 변해가는걸 느꼈다. 갑자기 몸에서 열이났다.

'헛 내가 무슨 생각을..'

 

머릿속에서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맴돈다. 하긴 정상적인 남자라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tv에서 본대로라면 이 상황에선 푸쉬업이 딱 어울린다.

 

"헛둘 헛둘~"

 

열심히 푸쉬업을 해대는 윤호다. 여전히 잠이 안온다. 오디오를 켜고 클래식을 들었다. 윤호에게 클래식은 잠을 청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그녀가 깰까봐 볼륨을 줄이고 윤호도 쇼파위에 누웠다. 역시 잠이 안온다. 나름대로 순수한 청년 윤호에겐 이 밤이 꽤 긴 밤이 될 듯하다.

 

먼저 눈을 뜬건 윤호였다. 새우잠을 자서인지 몸이 많이 뻐근하다. 그녀는 아직도 한밤중이다. 곤히 자는 그녀를 그는 깨우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토요일이기 때문에 그녀 또한 출근 걱정도 없을 듯 했다. 그리고 사실 윤호가 걱정하는건 그녀가 일어난 후의 반응이다. 깨울 용기가 나지 않는다.

곤히 자는 그녀를 보며 윤호는 아침을 준비했다. 다행히 형때문에 사다 놓은 북어가 냉장고에 있었다. 오늘 윤호의 요리는 지금껏 한 어느 요리보다 정성을 가득 쏟은 요리가 될 것임이 분명했다.

 

부시럭 소리가 들린다. 그녀가 일어나려고 하나보다. 다행이 찌게와 밥은 시간맞춰서 상에 차려졌다. 이만하면 진수성찬이였다.

 

"김PD님 일어났어요? 속은 괜찮으세요?"

 

"꺄악~ 무슨짓을 한거예요? 내가 왜 여기있는거죠?"

 

대체 여기가 어디며 난 왜 서윤호와 같이 있는 것일까? 어제 일이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 정말 미칠 지경이다. 내가 이렇게 헤퍼 보인적은 처음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함께 일하게 될 서윤호의 집에 내가 와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고 싶지도 않다. 빨리 여기서 벗어나고 싶은게 내 심정이다.

정말 술이 원망스럽다.

 

"아 저 김PD 그게 아니라 어제 술이 많이 취하신거 같아서요.. 또 집도 모르고 그래서 제가 여기로 모셔왔는데.. 그니깐 진짜 맹새하고 무슨일이 있었던건 아니구요.. 진짜 맹새해요 그건.. 어제 제가 깨워봤는데 일어나지도 않으시고 해서.."

 

"됐어요 더 이상 듣고싶지 않아요. 전 이만 가볼께요"

 

"아 저....  김PD님 그러니깐.. 그러니깐 제가 해장국을 좀 잘 끓이는데.. 지금 해장국 끓여놨거든요 그러니깐 그거라도 드시고..."

 

말 할 틈도 안주고 핸드백을 챙겨들고 횡 하니 나가버리는 서희였다. 윤호도 서희의 행동을 짐작 못한바 아니기 때문에 더이상 잡지않고 쓸쓸히 식탁에 앉았다.

 

정말 최악이다. 요즘 왜 이렇게 꼬이는 것일까. 앞으로 서윤호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나로써는 막막하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거 같다.

문을 열고 나온 서희는 깜짝 놀랐다. 윤호의 집이 바로 옆집이였던 것이다.

'세상에 이집이 서윤호씨 집이였다니...'

 

항상 무관심으로 이웃을 대한 서희 탓도 있었지만.. 바로 옆 집이 윤호의 집이라는 사실에 더 암담한 서희이다. 앞으로 윤호 얼굴을 어떻게 본단 말인가. 또 윤호의 아무일 없었다는 말은 과연 사실일지... 사실 거짓말이라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았다. 그만큼 윤호의 표정에서 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왠지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 같아 보였다. 아무일 없었다고 해도 창피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집으로 돌아온 서희는 긴장이 풀리고 피로가 몰려오지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 맞다. 정선배.. 대체 어찌된 일이지..' 

어제 일이 생각이 났다.

정말 일이 꼬인다. 어쩌자고 하작가는 정 PD하고 공동 프로듀서를 하라는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분명 이 드라마는 정PD 혼자서도 소화해 낼수 있을텐데 굳이 나까지 이 드라마에 끼워 넣는걸까? 도대체 그 여우의 속셈을 모르겠다. 그 여우한테 전화를 해 자초지정을 들어봐야 겠다.

 

"여보세요? 하작가님 김PD예요"

 

"아 김PD 하하~ 그렇잖아도 김PD 전화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했던 얘기 생각해 봤어요?"

 

"아.. 아뇨 아직이요.. 그것보다 물어보고 싶은게 있어서요. 이번 드라마를 정태성 PD님하고 같이 한다는게 사실인가요?

 

"아 이제야 얘기를 들으셨군요. 네 사실입니다."

 

태연하게 대답하는 하작가가 정말 미워지는 순간이다. 어째서 대체 어째서 ....

 

"왜 저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런결정을 내리셨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정태성 PD님 혼자서 하셔도 별 무리 없을꺼라고 보는데요 굳이 제가 공동으로 작업하지 않아도 정 PD님은 능력도 있으시니깐..."

 

"김PD님 내가 어제 한 얘기 생각 안해봤어요?"

 

"네? 무슨 말씀인지..?"

 

"난 이 드라마에 김PD를 여주인공이자 프로듀서로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게 해주고 싶은데"

 

또 그 얘기를 꺼내는 하작가다. 그 얘기는 농담이 아니였던가..

 

"전 여주인공 할 생각이 없어요. 그만큼 잘난것도 아니구요. 정 안되겠으면 저 말고 다른 PD를 알아봐 주세요. 아니면 다른 보조를 구해보시던가요"

 

"허~ 그 여주인공 자리는 김PD밖에 할 사람이 없어요. 그리고 보조는 안 구합니다. 아마 김PD 월요일날이면 내 제안에 승낙 할 수 밖에 없을꺼요. 그럼 그렇게 알고 끊습니다."

 

또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도대체 하작가의 머리속엔 무슨 생각이 차 있는건지 알수가 없다. 그리고 여주인공..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로 나를 혼동시킨다. 내가 어떻게 배우가 될 수 있다는 건지 이 사람의 심리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사무장님을 만나봐야겠어'

 

속은 쓰리지만 밥을 먹을 정신이 없다. 급한 마음에 택시까지 잡아탔다. 집에서 나올때 혹시 서윤호가 나올까봐 조심하는 내 모습이 우스웠다. 정말 낯뜨거운 일이다. 어제 일을 생각만 하면 몸에서 열이난다. 아무일 없는 것 처럼 행동하면 괜찮겠지만.. 그래도 서윤호만 보면 내 실수가 생각날 꺼 같아서.. 불편하다. 어짜피 이렇게 된거 그만두는 편이 더 나을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그 여우작가의 농간에 놀아나지도 않을 것이고 서윤호와도 얼굴 붉히는 일 없을꺼 같다. 그리고 중요한건 정선배와 같이 일을 할 용기가 나질 않는다.

 

주말이라 그런지 방송국이 한산하다. 일을 하고있는 사무실 사람들도 몇명만 눈에 띌 뿐이다.

 

"김PD 어제 그렇게 사라져 버리는 게 어딨어. "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어제 내가 취한걸 잘 모르나보다. 서윤호와 같이 나간것도 모르는 눈치다.

 

"아 네.. 어젠 일이 있어서 먼저 갔어요. 죄송해요.. 사무장님 안에 계세요?"

 

"어 들어가봐 좀 전에 나오셨어"

 

똑똑

 

'네 들어와요~ 아 김PD 어서와 안그래도 할 말이 있었는데 잘됐군.."

 

"드릴 말씀이 있어서..."

 

"아 참 김PD 하작가한테 얘기 들었지? 이번 작품에 김 PD를 쓰고싶어 한다는거. 하하~ 하작가도 우리 예쁜 김PD를 알아보고 연예계 진출까지 시켜준다니 얼마나 좋은일이야. 거기다가 PD도 동시에 맡기겠다고 하니 김PD가 신데렐라 되는건 한순간 아니겠어?

 

"네? 그럼 정말로 저를 드라마 배우로 쓴다고 하셨다구요?"

 

"그럼~김PD한테 예전부터 말해주고 싶었는데 하작가가 자기가 말하겠다고 말리더군. 그래서 그동안 말을 못해준거야.. "

 

"그럼 .. 공동 프로듀서 건은?.."

 

"아~ 김PD가 어떻게 배우랑 PD를 같이 소화해내겠어. 그래서 정태성이랑 공동으로 해보라고 내가 추천했지.  정태성 다시 mnt로 넘어오고 싶어하잖아 그래서 불러들였지 머"

 

아 정말 이건 짜고치는 고스톱과 같은 경우이다. 어떻게 다들 나한테 이럴수가 있는지.. 그리고 하작가가 그간 나한테 했던말은 정말 진심이란 말인가.. 어쨌든 이건 아니다 이번 기회에 사무장님께 말씀드리고 이번 일에서 손을 때야겠다.

 

"사무장님 저 이번 일은 못 하겠어요..."

 

"김PD가 그러면 곤란한데.. 하작가 그 사람이 말야 김PD가 거절하면 우리랑 다시는 일을 안하겠다고 하도 엄포를 놔서 말야. 이미 국장님 귀에도 들어갔을꺼야. 우리도 처음엔 김PD를 여주인공으로 쓴다고 할때 말렸는데 말야 그 사람 고집이 보통이 아니더라고.. 그리고.. 흠 흠 이런말 김PD한테 할말은 아니지만 하작가 작품 거절한 PD로 낙인찍히면 이 바닦에서 힘들다고. 그것쯤은 김PD도 알고있지?"

 

완전 이 여우가 내 발목을 묶어놨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PD가 됐는데 남의 인생을 놓고 장난을 치고 있다.

 

"사무장님도 아시잖아요 전... 배우할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다구요."

 

"PD는 경험이 많아야 하니깐 경험이라고 치고 한번 해보는건 어때? 그리고 하작가 드라마인데 잘만하면 세상에 이름을 떨칠 수 있는 기회라고 기회.  기회는 잡아야 하는거야 그럼 난 김PD가 허락한걸로 알고 계약서 작성하겠어."

 

이럴때는 정말 소심한 내 성격이 밉다. 하는 수 없이 난 사무장님 방을 빠져나와야 했고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들로 머리속이 복잡했다. 이미 국장 귀에까지 들어갔다면.. 그리고 만약 내가 그걸 거절하고 하작가가 다른 방송국으로 옮기면 아마 거기에 대한 비난은 다 나에게로 쏟아질 것이다. 이 바닦이 어떤 바닦인가.. 윗사람들한테 잘만 보이면 한없이 올라가고 아니면 추락해 버리는게 바로 이 바닦이다. 아무래도 이번 일은 내가 질 수밖에 없는 일인가 보다.

'후~'

한숨밖에 안 나왔다. PD란 직업때문에 연기에 대해서 어느정도 공부는 한 적 있지만 내가 직접 연기를 한다는 것은 꿈도 못 꿔 본 일이다. 우선 동료들에게 놀림감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내가 과연 잘 해 낼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려는 순간 누군가 내 팔을 휘감는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내 뒤에는 배우 신

지영이 서 있었다.

 

"무.. 무슨일이시죠?"

 

"니가 김서희야?"

 

"네 제가 김서희 맞는데 무슨일로.."

 

짝~

 

신지영이 내 따귀를 때렸고 순간 얼굴이 화끈거림을 느꼈다.

 

-------------------------------------------------------------------------------------주말이네요^^

전 이번 주말에 친구들하고 강촌으로 1박 2일 여행을 가요.. 새벽이니깐 오늘이네요..

다음 글은 월요일날 오후나 저녘쯤에 올릴 수 있을꺼 같아요 ^^

오늘도 역시 허접한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제가 쓴 글을 봐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너무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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