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들이여! 조심하세요.
판사, 의사 모두 믿지 마세요.
아줌마들의 힘을 보여줍시다. 여자라고 마음대로 하는 남자들 ~
세상에서 아줌마들이 못하는 것이 무엇이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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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취재파일 4321입니다. <---- 링크입니다. (클릭, 동영상도 있어요)
<앵커 멘트>
정신과 의사는 인신구속과 같은 폐쇄병동 입원을 즉석에서 결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무한한 재량권은 의사로서의 양심을 바탕으로 환자를 돌볼 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간 불화로 멀쩡한 사람을 정신병원에 감금할 때,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한다면 분명히 의사의 재량권은 견제받아야 합니다.
최근 한 판결을 계기로 이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의정부지방법원 앞.
37살 정백향 씨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정씨는 73일이나 지옥 같은 정신병원에 강제로 감금됐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정백향(서울시 양재동) : “저를 정신병원에 넣은 남편은 감금죄로 처벌 받았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 남편 말만 듣고 정상인 인데도 저를 입원시킨 의사는 무죄 처분을 받았어요. 어떻게 이런 판결이…”
그러나 정신병원 측은 정상적인 절차와 의료적 판단을 거쳐 입원시켰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정신병원 관계자 : “고도의 의학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 선생님들이 판단할 일이다. 일반 사람들이 멀쩡하다 안 하다 하면 안되고.. 정신보건법상 입원할 수 있는 요건을 그렇게 풀이해 놨습니다.”
지난 6일 처음으로 정신과 전문의가 법정에 선 재판에서 판사는 의사들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정 씨가 남의 일만 같던 ‘정신병원 강제입원’의 피해자가 된 건 5년 전 입니다. 남편과의 종교적 갈등으로 심한 폭행에 시달리다 이혼을 결심하며 가출까지 했습니다. 다시 잘해보자는 남편에게 고민 끝에 돌아갔지만 정 씨는 곧바로 정신병원으로 끌려갔습니다.
<인터뷰> 정백향(서울시 양재동) : “폭행한 남편이 홧김에 산 속에 있는 병원까지 저를 납치해 간 것이기 때문에 저는 진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의사라면 정상인인지 정신병 있는 사람인지 그리고 이게 부부싸움하는 것인지 정말 병이 있어서 오는 것인지 판단을 당연히 할 줄을 믿잖아요”
그러나 정씨는 의사를 채 10여분 만난 뒤 그 자리에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갇혔습니다.
<인터뷰> 정백향(서울시 양재동) : “잠그는 탁! 지금도 그 소리가 들리는데 탁 소리나 나는 거예요. 그때 제가 실제 정신병원에 갇혔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보니까 다 폐쇄병동이고 철창이 되어있고 환자들이 다 저만 쳐다 보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너무 진짜 거기서 저는 움직이질 못하고 그냥 서있었어요. 어떻게 내가 이렇게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어떻게 이런 일이 있구나 정말 기가 막혔어요 진짜. 의사인데..”
정 씨가 입원해 있던 정신병원. 병원 측은 의료적인 판단에 따른 입원을 결정했다고 주장합니다.
<녹취> 정신과 의사 : “계속 긴장되고 흥분하고 불안해 하는 그런 상태였고, 그러면서도 어떤 질문을 할 때는 대답을 잘 못하는 그런 상태였어요.”
<녹취> 정신과 의사 : “(강제로 끌려왔는데 불안한 증상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 지금 이 환자분은 남편과의 오랜 갈등하고 폭행이 있었고요. 또 그걸로 인해서 불안하고 우울한 정도가 사실 굉장히 심했다고 저희는 보고요”
또 반드시 정신병 환자로 확진돼야만 입원하는 것은 아니며, 비정신병적인 정신장애가 의심만 돼도 입원시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정신병원 원장 : “사고의 흐름이라던가 감정의 여러가지 전달력 등 10가지를 보는 데 그 중 한두가지가 문제가 있으면 되는 거지 다 문제가 돼야 입원시키는 건 아닌 그런 면이 있고…”
정백향 씨는 폐쇄병동에 입원 후 면화와 산책은 물론 법이 보장하는, 통신권 마저 일체 차단됐습니다.
<녹취> 정신과 의사 : “정신보건법상에서도 치료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상황하에서는 환자한테 설명을 하고 보호자한테도 설명을 하고 그걸 제한할 수 있습니다.”
정씨는 입원 내내 억울함을 호소하고 사정을 설명하며 퇴원을 요구했지만 무시됐습니다.
<인터뷰> 정백향(서울시 양재동) : “폭행을 몇 년간이나 엄청나게 심하게 당해왔는데/어떻게 의사로써 그런 사람 말만 듣고 이렇게 나를 정상인을 감금시킬 수 있는 것이냐, 진짜 양심에 꺼리지 않느냐고 계속 그렇게 말을 했어요”
<인터뷰> 간호사 : “분명히 집에서는 문제가 있어서 가족들하고 왔지만, 본인들은 인식하지 못하고 그런 말씀하시고, 전화에도 말씀하는 경우도 있어요”
병원 측은 또 입원 당시 친정 부모까지 동행했다며 정당성을 강조합니다.
<인터뷰> 정 씨 어머니 : “안 가면 이혼하겠다고 (사위가)수 차례 얘기했어요. 그냥 이혼하겠다고 서둘러 대니까, 자식 이혼하면 어떡해요. 새끼가 둘 씩 이나 딸려 있는데.. 저희가 참 어리석었죠.”
정 씨는 궁리 끝에 구출을 요청하는 편지를 몰래 썼고 병원을 나가는 사람 편에 부탁했습니다. 편지는 결국 정 씨가 이혼문제를 상의했던 변호사에게 전달됐고, 변호사가 찾아오자 병원은 곧바로 퇴원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어렵사리 변호사의 도움을 받은 정 씨는 변호사와 함께 해서야 71일만에 정신병원을 나올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수진(변호사) : “빨리 정백향씨를 데려가라, 변호사가 알고 찾아왔으니 데려가라 라는 의사표현을 가족에게 했고, 그날인지 다음날인지 바로 가족들이 연락돼서 쫓아왔습니다. 병원에.. 그렇기 때문에 치료목적으로 정백향씨 입원을 받아 들였다는 의사들 주장은 전혀 믿을 수가 없는 거죠”
정 씨는 퇴원 후 다시 정신병원에 감금될 까 두려워 국립의료원에서 정신 진단을 받았습니다. 지능이 우수한 편, 논리적인 성격, 부부 갈등으로 정서적으론 다소 불안정, 지극히 일반적인 내용으로 특이 소견 없다는 진단서입니다.
남편 송 모씨는 그 즈음 아내가 교회 일로 가정을 소홀히 하고 가출을 했다며 이혼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가정법원은 남편의 폭행과 정신병원 강제 감금의 책임을 물어 오히려 아내 정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또 형사 재판에서도 남편은 폭행과 정신병원 감금이 인정돼 징역 10월의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았습니다.
두 재판부는 남편이 멀쩡한 사람을 종교적 갈등 등을 이유로 강제 입원시켰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러나 의사들이 법정에 선 재판에선 달랐습니다. 의사들은 줄곧 의료적 판단에 따른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정신과학회 등도 정신과 전문의의 통상적인 의료 범주였다고 자문했습니다.
판사는 결국 정신과 진료의 특성 등을 감안해 의사가 재량권을 벗어났음을 증명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멀쩡한 사람이라는 주장은 비전문가의 상식일 뿐이며, 퇴원과정도 의료적인 판단에 따랐다는 의사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국립의료원의 진단서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판결로만 보면 정백향 씨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병원 관계자 : “이번 판결이 유죄가 됐을 경우 아마 굉장한 혼란이 왔을 겁니다. 모든 환자들이 소송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자기 의사하고 반했다고 저희 병원에도 80,90%는 병원을 상대로 문제제기를 하게 될 거고 전국에 있는 정신병원들이 다 문을 닫아야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죠”
그러나 이번 판결이 의사의 재량권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했다는 비판도 강합니다.
<인터뷰> 박수진(변호사) : “의사이기 때문에 당연히 치료목적으로 입원시켰다고 하겠죠. 의사가 감금시킬 목적으로 입원시켰다는가 영리 목적으로 입원시켰다라고 인정하는 의사는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인터뷰> 백선익(국가인권위 조사관) : “정신과 전문의 재량권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 환자 강제입원과 관련해서 지금 이 판결문으로 보면 제가 느끼기에는 니 맘대로 하라는 것 그것은 법원의 직무유기입니다.”
부산에서 목공 일을 하며 날품을 팔던 김대웅 씨는 무려 4년 간을 정신병원에 갇혀 있었습니다.
가족도 없이 혼자 살며, 일 끝나면 술도 즐기던 김 씨가 만취상태서 행려병자 취급을 받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것입니다.
<인터뷰> 김대웅(부산시 연지동) : “지금 내가 나가야 일을 할 수 있으니 내 보내 주십시오 하니까 수간호사가 하는 말이 여기는 정신병원인데 한번 들어온 이상은 보호자가 찾아와서 데리고 가지 않으면 절대 나갈 수 없습니다…”
김 씨에겐 6개월마다 해야 하는 계속입원심사 절차도 소용 없었습니다. 구청에선 그 동안 김씨 입원비로 매달 80만원씩 병원측에 지급했습니다. 결국 말초신경장애에다 시력을 잃는 중병에 걸려서야 정신병원을 나왔습니다. 김 씨처럼 혼자 사는 경우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되는 일은 특별한 일도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박선자(인력중개사무소 주인) : “부산에 저기 가면 정신병원 있습니다. 술 마시고 잡혀 들어가면 전화가 전부 이리 합니다. 밤중에 가서 빼내주라고 전화가 옵니다. 그러면 제가 밤중에는 안가죠. 그 다음날 가서 빼내오는데 왜 아저씨가 연락을 안 하셨는지 나는 이해가 안가네”
김 씨도 이 사무실 전화번호를 외워두지 못한 게 한스럽다고 말합니다.
정백향 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모임을 만들고 서명운동에도 나섰습니다.
진짜 정신병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스런 시선들도 감내했습니다.
<인터뷰> 장희숙(들꽃향기'인권단체' 소장) : “누군가는 도와줘야 하는데 다 안 도와주시니까 인권단체서도 그렇고 또 한가닥 희망을 걸었던 정신보건법 자체도 다 빠져나갈 수 있어 그렇게 돼버리니까 너무 안됐더라고요. 그래서 현행 정신보건법의 개정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인터뷰> 신영전(한양대 의대 교수) : “대통령보다 더 강력한, 인신구속면에서 대통령보다 더 강력한 권한이란 말이예요. 근데 그걸 견제하는 장치가 없는 거예요. 그것이 적절하게 사용되었는지 안되었는지..”
<인터뷰> 백선익(인권위 조사관) : “양심적 정신과 전문의들이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2004년 기준으로 5만9천명 정도가 정신보건시설에 수용돼 있는데 그 중 반 정도는 입원 입소가 필요 없는 사람들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정신병원은 우리 사회 어두운 면을 떠 맡아온 측면이 있습니다.
사회는 물론 가족마저 현실을 꼭꼭 숨기려고만 했습니다. 이제 정신병원을 모두가 들여다볼 수 있게 개선하고, 그 부담은 나눠야 합니다.
멀쩡한 사람이 정신병자로 몰리는 끔찍한 일을 막기 위해선 물론이고, 정말 치료 받아야 할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