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인근에 있는 모 백화점 전단지를 들여다 보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파격바자세일! 티셔츠 천원!!! 롱코트 구천원!!! 2층 의류매장'
티셔츠가 천원이고 롱코트가 구천원!
정말 눈이 확 튀어나올만한 파격세일이 아닐 수 없다.
이름하여 연말연시에 불우이웃을 돕기위해 백화점에서 기획한 한정판매 이벤트인 것이다.
떡하니... 이런정보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게다가 의류매장뿐 아니라 식품, 생활문화, 숙녀정장, 가전...등등 거의 모든 매장에서 동시에
선착순 한정판매 이벤트를 한다고 한다.
눈 딱 감고 3~5만원만 들고가면 바리바리 알뜰쇼핑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시간은 아침 개장시간과 동시에 한다고 했으니 일찌감치 백화점 문앞에 가서 기다리는
수고만 하면 되는 것이다.
평소 기상시간이 정오를 전후해서인 떡하니는 다음날의 쇼핑을 위하여 탁상시계는 물론
핸드폰 알람까지 예약해 놓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어김없이 탁상시계와 핸드폰 알람이 일제히 울어댔다.
낮선 기상시간이 귀찮고 짜증스럽기도 했지만 모처럼 큰마음 먹고 알뜰쇼핑하기로 했으니 자리에서 일어나
백화점으로 향할 준비를 했다.
개점 30분점.
제법 이른시간인데도 전날 날아든 전단지를 본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다.
늦어서 제대로 된 물건 하나 건지지도 못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며 줄의 제일 뒷자리에 섰다.
제일 뒷자린가 싶었던 줄은 채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중간쯤으로 바뀌고 있었다.
<휴~ =3 늦은게 아니었구나!>
그제서야 다소 마음이 놓였다.
이윽고 기다리던 개점시간이 되었고 경비아저씨가 매장출입문을 열기위해 있는대로 개폼을 잡으며 나타났다.
매장출입문이 열리고 나서야 줄은 그저 형식적이었음을 이내 깨달았다.
출입문이 다 열리기도 전에 사람들은 마치 단거리 육상선수처럼 백화점안으로 달려들어갔다.
떡하니도 사람들을 따라 달리다가 그만 더이상 달릴 수 없는 상황과 맞닥뜨렸다.
출입문 바로 앞에 있는 유모차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유모차에는 채 돌도 되지않은 어린아이가 타고있었다.
그리고 그 옆의 또다른 유모차에는 서너살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달려가는 사람들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누군가가 백화점안으로 달려가느라 팽개치고 간 유모차들인 것이다.
유모차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쩔쩔매는 떡하니의 앞에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나타났다.
"저, 아이들의 부모가 없는것 같은데요." ㅡ ㅡ;;
"어머! 웬일이야!"- -;
"얘, 너네엄마 어디갔니?"
"... -_- ..."
말을 할법도 한 서너살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눈만 멀뚱거리고 있었다.
백화점 직원들이 아이들과 떡하니를 번갈아 바라보며 난처해 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이내 아이들은 떡하니의 몫이라는 듯 그녀들은 자신들의 본연의 업무인 입장고객들에게
"어서오십시요.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있었다.
떡하니는 쇼핑은 꿈도 못꾸고 졸지에 두 아이의 보호자가 되어 유모차를 지키고 서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혹시나 싶어 매장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다시 떼지어 달리고 있었다.
1층에서 2층으로 떼지어 달리고 있었다.
떼지어 달리고 있는 사람들속에 분명 이 아이들의 부모가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였다.
"어머 얘 여기있었네!"
한 여자가 서너살쯤 되어보이는 아이의 유모차 옆으로 다가오며 말했다.
아이의 부모인가 싶어 반가웠다.
"얘 어머니세요?" ^^;
"아뇨, 전 얘 고몬데요."
"아유~ 일찍 온다고 왔는데도 겨우 요거밖에 못건졌으니..." ㅡ ㅡ;;
아이의 고모는 티셔츠 몇장과 오리털 파커를 흔들어보였다.
바로 그때 2층에서 사람들이 몰려나오더니 3층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잠깐만요."
아이의 고모는 흔들어 보이던 옷가지들을 유모차에 올려놓더니 달리는 무리들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기가 막혔다. ㅠ ㅠ
쇼핑을 위해서라지만 잠시나마 아이들을 버려둘 수 있다니...!!! ㅡ ㅡ;;;
"우리 엄마다!"
고모 앞에서도 입을 꼭 다물고 있던 아이가 달리는 무리들속에서 엄마를 발견하고 소리쳤다.
입장객에게 연신 허리를 굽히며 인사를 하고있던 백화점 직원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깔깔거렸다.
나는 아이의 엄마가 누구인지 궁금해 달리는 무리들을 쳐다보았지만 누구도 아이가 있는 곳을 향해
눈길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오직 쇼핑만을 위해 달리는 엽기적인 주부들만 있을뿐이었다. ㅡ ㅡ;;;
추천하는 당신의 손은 아름답습니다. ^^ 행복한 날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