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아- 서지윤?”
다음날 아침. 아직 침대에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쓰는 지윤. 그런 지윤의 이불을 당기며 깨우는 지윤의 엄마.
“몇신데~ 몇신데 아직이야?”
“엄마-아~ 나 어제 새벽에 들어왔단 말야~”
“하루이틀이니? 맬 회의다 촬영이다.. 나이든 기지배가 맨날 밤일이
야-”
“엄마!! 제발~ 나 쫌만 더자께~”
“그럼 엄마 차키나 줘. 간만에 딸이랑 같이 장좀 볼랬더니만..”
“차 없어~”
하고는 베게로 귀를 덮어버린다.
“뭐가 어째??”
결국 쿵쿵거리며 내려오는 지윤. 심술맞게 냉장고로 가 주스를 꺼내
병째 벌컥벌컥마신다.
뒤따라 내려오는 지윤모.
“대체 기지배가 정신을 어따 놓구 다니는 거야? 응? 얼마나? 얼만큼
인데?”
“아, 쬐끔, 엄마-. 뒷범퍼랑 트렁크 문 쪼끔..”
“내가 못살아~ 보험회사에 연락은 했니? 넌 정말 괜찮구? 아냐.. 이럴
게 아니라, 어디정비소?”
거실의 전화기를 집어든다. 그 소리 들으며 지윤, 그제야 생각난 듯 혼
잣말.
“그러고보니 보험에 연락한다는걸.. 에이, 이 깜빡이..”
“야! 서지윤! 어디 정비소라구??”
“어! 강남 현대정비소!!”
‘현대정비소’간판. 그 밑으로 나란히 걸어오는 민규와 혜경. 민규, 연
신 시계보며 걸음 속도 빨라진다.
강남사거리 횡단보도 앞.
시계보며 걷던 민규, 횡단보도쪽 둘러보며 차츰 속도 늦추다가
“혜경아, 우리 어제보다 좀..이른가?”
“이르지,그럼~ 아침부터 서둘구 난리야~ 아이-머리도 제대루 안됐는
데..”
혜경 짜증스레 머리 매만지는데 민규, 횡단보도쯤에서 멈춰선다.
“혜경아, 먼저가라.”
“뭐?! 오빠 왜그래-?”
“어,오빠 배가 쫌 아파서.. 약좀사먹고 가야겠어.. 너 점장한테 혼나지
말고 먼저가..”
“많이 아퍼? 같이 들렀다 가~”
“임마, 약먹고.. 화장실에가서 볼일도 좀보고.. 그래야 낳을 것 같애서
그래-”
“이상하네~? 뭐 잘못 먹지도 않았는데..”
“너 늦을라, 먼저가- 얼른-”
하면서 벌써 약국쪽으로 몸을 돌린다.
“알았어- … 간다-!”
못내 아쉬운 듯 자꾸 돌아보며 가는 혜경. 그 모습보며 약국으로 들어
가는 민규.
약국 안 큰 창에 서자 창밖으로 횡단보도가 한눈에 보인다.
민규, 기대감에 씩 웃으며
“박카스 한병 주세요-”
하고는 창밖을 주시한다.
같은 시각 지윤의 집 근처.
누군가 기다리는 듯한 지윤앞에 승용차 한대 와서 멈춘다. 운전석에
앉은 영진의 모습 보인다. 지윤, 얼른 타며 반가운 듯 씩 웃는다.
“와-! 고마워요, 선배. 강남까지 혼자 까마득 했는데..”
“어벙한 아가씨 졸다가 지하철에서 미아될 것 같아서.. 너 주특기잖
아-”
“치- 가만보면 은근히 놀려.. 인제 안그런다구요-! 그때야.. 아르바이
트 하느라 늘 바빴구.. 맨날..”
“알았어, 알았어요- 그나저나 좀 막히겠는데-?”
“토요일에 막히는 강남행에 운전까지.. 오늘 점심은 뭐든 말씀만 하세
요~”
“ㅋㅋ좋아좋아.. 내가 이맛에 사서 고생이라니까-”
“근데 정말 사무실은 안나가 봐도 되는 거예요?”
“응- 간만에 토요일좀 쉬어볼라구 어제 다- 끝냈어.”
“간만에 쉬는 토요일날… 선배 와이프한테 디게 미안한 걸-?”
그러다 이내 다시 픽 웃으며
“대신에~ 차기 미스코리아 태어나면 내 적극 뒷바라지 한다!!”
하곤 깔깔 웃는다.
성민이 일하는 레코드 점.
풀죽은 모습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민규. 성민, 기다렸다는 듯 얼른
다가온다.
“야, 어떻게 된거야-? 혜경이가 너 이상하다구 아침부터 다운이더라.
어디서 뭐하구 인제와?”
“혹시나 해서.. 사거리..”
그소리에 성민, 주위 눈치보며
“이거 진짜 미친놈일세-?! 임마, 넌 매일 아침 그 길을 다녔구, 그애를
본건 어제 하루야. 어제 우연히 볼일이 있었던 걸수도 있고, 아님..”
“그만좀 해라-“
민규, 괜한 짜증이다.
“..혜경이 생각은 안하냐? 너네 거의 일년을 같이 살았어- 근데 ! 단 1
분 그앨 본것땜에 맘은 딴데 가있구??”
“.. 어딨냐?”
“창고에..”
민규, 착잡한 듯 한숨…
“올라간다..”
하고 돌아서는데 창고쪽에서 혜경 나오다 민규를 본다.
“……”
민규의 표정에 혜경, 뭔지모르지만 불길하다.
“약 먹었어-?”
“응- 인제 괜찮아- 올라갈께..”
혜경, 민규 표정 유심히 살피다 고개 끄덕인다. 보고있는 성민, 불안불
안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