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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고치고...(6)入門 II

아이러니 |2006.04.26 22:01
조회 807 |추천 0

"네? 아 저요? 전 본래 여기 자주와요 하하~ 아주머니랑도 친하구요.. 전 본래 모델하기 전에 미술했었거든요 하하~ 모르셨죠?"

 

"아 네... 그랬어요? 전 모르죠... "

 

서윤호란 사람. 참 밝은 사람이다. 왠지 사람을 편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거 같다.

 

"....전 이만 가봐야겠어요. 장소 섭외때문에 잠시 들린거였거든요.. 다른곳도 가 봐야 해서요"

 

"..............."

 

잠시 어색한 기운이 돌았다.

빨리 자리를 뜨고 싶은 서희였다. 서윤호와 같이 있자니 저번 일도 생각나고 어색하기도 했다.

 

"저도 따라갈래요~ 장소섭외면 촬영 전에 도움도 많이 될꺼 같고... 암튼 따라가고 싶어요"

 

이상하게도 거절을 할 수가 없다. 마치 길거리에 버려진 강아지가 슬픈 눈을 하고 자기를 데리고 가달라고 부탁이라도 하는거 같았다. 물론 지금 서윤호는 슬픈 눈은 아니지만 왠지 서윤호의 눈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좋.. 좋아요. 하지만 방해하면 안되요"

 

"네~? 정말요? 와~~ 신난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머가 그렇게 좋은지 서윤호는 나한테 90도 각도로 인사를 2번이나 한다. 참 재밌는 사람이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는건지... 그날 우리는 이곳 저곳 정말 많이도 돌아다녔다. 다리가 퉁퉁 부을 정도로...  저녘이 될때까지 서윤호는 내 옆에서 재잘재잘 수다를 떤다.

 

윤호와 함께 있다 보니깐 서희의 머리속에서 한 사람이 생각났다. 바로 서희의 동생이다. 그것 때문에 윤호의 부탁을 거절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 눈빛이 비슷해서...  틀린점이  있다면 그때 서희의 동생은 많이 어렿었다.

그 때를 생각하는 서희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김PD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윤호가 또 서희에게 말을 시킨다. 잠시도 서희를 가만히 안 내버려두는 윤호다.

 

"아.. 아니예요. 윤호씨 힘들지 않아요?"

 

"김PD님하고 같이 있는데요 머 ~ 하나도 안 힘들어요"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흘려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편한 사람일까.. 서희는 윤호의 거침없는 성격이 한편으론 부러웠고 한편으론 신기했다.

 

"집으로 가실꺼죠?"

 

"아뇨 사무실에 잠시 들려야 할꺼 같아요. 먼저 들어가세요"

 

윤호는 더이상 그녀를 잡을 구실이 없다. 사실 아까 커피숍에서 서희를 봤을때 윤호는 신기했다. 왠지 그녀와의 우연이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사실 요즘 그녀가 보이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던 윤호였다. 하지만 오늘 왠지 밝아보이는 그녀를 보면서 내심 윤호는 안심했다. 밝은 태양 아래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윤호는 그녀가 정말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점점 더 서희에게 끌리는 걸 윤호는 알 수 있었다.

 

"저 .. 김PD님 잠시만요..."

 

이 말을 남기고 윤호가 갑자기 어디론가 뛰어간다. 참 시한폭탄 같은 사람이다.

 

"김PD 님 이거..."

 

그의 손에 무언가가 들려있었다. 얼핏 보니 귀걸이 같았다.

 

"이게 머죠? 왜 저한테 이걸 주시는거예요?"

 

"이거... 오늘 고마워서요. 저기 자판에서 싼거 하나 산거예요 그러니깐 부담 가지지 말고 차세요. 무슨 여자가 악세사리 하나 안 걸치고 다녀요?"

 

"... 이거 귀걸이죠.. 죄송한데 저 귀 안 뚫었어요.."

 

"그래도 걍 가져요~ 아니면 귀 뚫으시던가요. 그럼 전 이만 갈께요"

 

이 말을 던지고 내 손에 귀걸이를 쥐어주고 그가 가버린다. 큐빅이 박힌 십자가 귀걸이다. 악세사리에 별로 관심이 없던 나였기에 귀도 안 뚫었을 뿐더러 목걸이조차 별로 하고 다닌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내 손에 있는 귀걸이는... 꽤나 마음에 들었다.

 

핸드폰의 시계가 벌써 6시를 가르켰다. 사무실로 들어가서 마무리 질 일이 많았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방송국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누가 서희를 부른다. 정선배의 목소리다.

 

"김PD~ 김PD"

 

뒤를 돌아보니 역시 정선배였다.

 

"정 선배가 오늘 왠일이세요?"

 

"아.. 아니 볼일이 있어서 왔지. 김 PD 내가 준 팩스 받아봤어?"

 

역시 정선배는 일 얘기부터 시작한다. 그도 그럴것이 여지껏 서희 혼자만 정 선배를 마음에 두고 있었을 뿐 정선배와 일 말고 다른일로 대화를 한 적도 없었다.

 

"내 받아봤어요. 그리고 오늘 몇군대 들러서 장소섭외 해놨어요. 내일 보고서 팩스로 넣어 드리던가 할께요"

 

"팩스? 아니 그럴 필요 없고 내일 얼굴 좀 보자고"

 

"내일요?"

 

"응 하고 싶은말이 좀 있어서. 어때? 내일 시간 괜찮겠어?"

 

제작 발표회 문제로도 날 만나려 하지 않던 정선배가 왠일로 나를 보자고 하는걸까? 게다가 정 선배의 말투는 평소와 달랐다. 마치 나한테 무슨 부탁할 거라도 있는 말투였다.

 

"오늘 말하면 안되는 일이예요? 내일은 좀 곤란할 것 같은데.."

 

"아 지금은 내가 곤란하고.. 그럼 모래쯤 날 잡아서 나한테 전화좀 주겠어?"

 

"네.. 그럴께요"

 

정선배가 무슨 일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감이 오질 잡히질 않는다. 이렇게 날 만날일이 있으면 제작 발표회 보고서는 왜 팩스로 보냈을까? 많이 궁금했지만 그 자리에서 정선배 말에 승낙하고 싶지 않았다. 이번 일로 자존심에 상처를 많이 받은 탓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정선배가 나한테 무슨 말을 할지 두려워서였다. 전화를 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정선배는 급하게 방송국 안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도 정 선배 얼굴에서 왠지 모를 초조함이 느껴졌다.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긴 일요일 저녘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을 기대하긴 힘든 일이다. 넓은 사무실에 혼자서 쓸쓸히 앉아 있으려니 서희는 외로웠다. 다른 사람들한테 곁을 잘 주지 않는 서희지만 서희는 외로움을 잘 탔다.

 

또 커피 한잔이 생각난다. 오늘따라 사무실 앞 자판기에 동전이 안 먹히고 계속 빠져나온다. 고장인가 보다. 아랫층 자판기를 이용하러 비상계단을 내려가는데 어떤 여자의 울부짗는 소리가 들렸다.

 

"어떻게 하라고?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그러는거야? 그깟 거 하나 처리못하고 너 능력이 그 정도밖에 안되? 너 그 정도밖에 안되는 사람이였어?"

 

"하긴 애초부터 너를 믿은것이 잘못이지 너 따위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어. 너까짓게.. 너까짓게.. 널 믿는 내가 아니였지.. "

 

몹시 흥분하고 있었다. 소리를 얼마나 질러댔는지 여자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좀 진정시켜야 겠다는 생각에 계단을 내려가고 있는데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좀 진정좀 해봐. 어쩔 수 없는 일 이였잖아.. 응?"

 

더이상 계단을 내려갈 수가 없었다. 이 목소린.... 이 목소리는 정선배의 목소리였다. 대체 정선배는 저 여자하고 어떤 사이이고 무슨 잘못을 한건지.. 냉철한 정선배가 그 여자한테 꼼짝을 못하고 있었다. 대체 어떤 사이길래 정선배가 저러는 건지 궁금했다.

 

"너 이번에 내가 부탁한일 안 끝내면 넌 끝장인 줄 알아. 명심해 한번만 더 이딴식으로 일처리 하면 그땐 정말 가만두지 않을꺼야"

 

그렇게 협박을 하고 그 여자는 씩씩거리면서 그 자리를 떴다.

 

"지....지영아 얘기좀 더하고 가? 응? 지영아.."

 

세상에... 지영이라니... 서희는 이제야 그 목소리를 기억해냈다. 정태성을 협박하고 있던 그 여자는 바로 서희의 뺨을 때렸던 신지영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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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5편하고 6편이 한편이였어야 하는데 어제 다 올릴수가 없어서 ㅠㅠ

 

I , II로 나누게 됐어요. 이해해 주실꺼죠? ^^

 

오늘은 무척 피곤하네요 ^^;;

 

오늘 하루 푸욱 쉬시구요~

 

내일도 화이팅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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