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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의 전설...삼십1

lalla2 |2002.12.23 00:00
조회 152 |추천 0
방학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가 그녀를 불렀다. 학원을 다니라면서 학원증을 주었고, 그 뒤로 세진과 함께 학원을 다녀 매일 같이 늦은 밤이 돼서야 집에 도착하곤 했다. 그렇게 시간은 잘도 흘러갔다. 그 날도 여전히 어두운 집을 바라보며 들어오던 영주 눈에 사람이 보였고, 다름 아닌 아버지였다. 아버진 현관 앞에 앉아 그녀를 올려다본다. 가까이 다가가자 술 냄새가 풍겼다. 한번도 술 취한 모습을 본 적 없던터라 당황스럽기만 하다. 영주가 다가가기 전에 아버지가 오고 있었다. 반가이 내미시는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키를 따고 방으로 안내를 하면서 아버지의 무게에 못이겨 쓰러지고 말았다. 휘청대는 아버지는 크게 소리를 내며 웃으셨고 그 바람에 냄새가 심하게 나서 인상을 찌푸리자 아버지가 입을 다물더니 미소를 짓는다.
"지금 보니깐...네 어머닐 무척 닮았구나..."
술 주정으로 보이는 아버지의 말은 끊이질 않았고, 영주는 그런 아버질 부축여 다시 일으키고 침대에 뉘웠다. 무척 무거웠고, 아버지의 힘에 침대로 같이 쓰러지고 말았다.
아주 가까이서 아버지의 얼굴을 본다. 아버지의 심장 뛰는 소리가 그녀에게도 들렸다. 이건 뭐지..묘한 분위기에 아버지의 눈동자가 흔들리자 영주는 매우 당혹스럽다.
"점..점 클수록 강희를 닮는군...그 전에...그 녀석 얼굴만 보이더니..."
"이제 그만 주무세요."
영주는 벌떡 일어서며 아버지를 나무란다. 허허 웃으시며 나가는 영주를 쳐다본다. 영주는 세심하게 배려하고, 신경 써주셔서 무척 아버지에게 감사했다. 혹시나 팽개치고 귀찮아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와는 달리 늦은 귀가에 걱정도 하시곤 하셨다. 방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던 영주의 입가에도 웃음이 베어 나왔다. 영주도 여느 딸처럼 애교도 부리고 싶은 것이 진심이였다.

그렇게 방학은 흘러가고 있었다.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는 교무실로 찾아가 선생님에게 물을 정도로 영주는 열심히 했다. 세진과 헤어지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집 앞에 다른 사람이 서 있는 것이 보인다. 키가 큰...사람...영주는 달려가 보았다. 진혁이 떠올랐기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또 아버지였다. 이번에도 술이 취해 있었다. 무슨 영문인지 술을 요즘 자주 드셨다. 혹시 떠난 여자를 잊지 못해서는 아닐까 하는 미안함도 들었다.
"술도 좀 깰 겸해서 나와 있었다."
아버지는 손수 문을 따고 그녀의 가방까지 들어준다.
"밥은 먹은게냐?"
"네에. 아버지는요?"
"나도 먹었다."
"요즘...자주 술을 드시네요...속상한 일 있으세요?"
영주의 질문에 그가 잠시 행동을 멈춰 그녀를 쳐다본다. 그리고 피식 웃어넘겼다. 그리고 각자 방으로 들어섰고, 시계는 자정이 되어가고 있었다.

잠이 들었고, 여전히 영주는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문이 열리더니 석환이 들어온다. 의자를 밀어 그녀를 안아 침대에 뉘웠다. 그리고 천천히 엉켜진 머리칼을 정리해준다. 감은 두 눈을 지그시 바라보던 석환이 긴 한숨을 쉰다. 그리고 다시 불을 끄고는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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