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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 작전동 사랑 사건-4

낙천 |2006.05.04 13:09
조회 2,943 |추천 0


영화 '아는여자'에서 정재영이 이런 대사를 합니다.



이번에도 사랑이 아니었다.

늘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나면 사랑이 아니다.

난 아직도 사랑을 못해봤다.




지나고 나면 사랑이 아니다. 란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지나는 과정 동안 애틋 했던
그런 감정들은 헤어짐과 함께 사랑이 아닌게 되나요?

사랑하고 나면 사랑이 아니다. 란 말인가요?


사랑은 참 쉬운듯 어렵고 어려운듯 쉬운것 같습니다.

19세에게도 45세에게도...그리고 스물넷에게도..







## 작전동 사랑사건-4 ##




어둑한 놀이터에 후레쉬를 번쩍이며
등장한 까만 그림자에 난 적잖이 당황했다.


뭐야? 이거....-_-
경비 아저씨.....??????
101동 경비 아저씨.......?????


나는 잠시 할말을 잊었다.

그러니까..

그 이쁘장한 고3 학생이..
좋아하는 사람이 저 경비 아저씨다???


요즘 여고생 남자 취향이 이래?









-아저씨-


어느새 101동 아저씨는 내 앞에 와 계셨다.
같은동 아저씨라 인사정도는 주고 받는 분이었다.
그래서 더 뻘쭘했다-_-;



아저씨: 아니...지금 여기서...뭐하는 거에요.

나: 하하 안녕하세요. 수고 많으십니다.



아저씨: 아니 뭐하는 거냐구요!!

나: 음...그냥 좀 고독을 즐기...



아저씨: 무슨 고독을 고등학생들이랑 술마시면서 즐겨요..??

나: 하하하...애들 보호차원에서-_-;



아저씨: 동원씨 몇살이죠?

나: 스물넷이요..



아저씨: 근데 고등학생이 이렇게 술을 마시고 있으면
못마시게 해야지 같이 마시면 되겠어요?

나: 아..안되는거겠죠..-_-;




아저씨: 어른이 바로 잡아주셔야죠..

나: 네...죄송합니다;;



아저씨: 얼른 치우고 들어가세요.....

나: 아직 많이 남았는데.....



아저씨: 어허!! 그래도 그러시네!

나: ...........



아저씨: ............

나: ......근데 왜 앉으세요-_-



아저씨: 많이 남았나요?

나: 한잔 할까요? 으히히히



아저씨: 근무중이라 안되는데.....허허

나: 잔 들고 그런 말씀 하지마세요-_-;





-아저씨2-


가까이에서 마주한 101동 경비아저씨는
보통의 다른 경비 아저씨와는 달리
상당히 젊어 보이셨다.

한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쯤?

대게의 경비아저씨들이 착용하는 그 곤색 복장을
착용하고도 중후한 멋과 부드러움이 뿜어나오는 그런 분이셨다.

'젊었을때는 한 인물 하셨겠는걸..'




나: 참 젊어 보이세요..

아저씨: 그래요?



나: 네..

아저씨: 벌써 40대 중반이에요..



나: 헉.. 30대 후반정도로 밖에 안보이세요..

아저씨: 허허 젊은 사람이 기분 맞출 줄 아네..
예전엔 이렇게 기분 맞춰주는 사람이 참 많았었죠.


그렇게 술잔이 비워지면서 아저씨의 얘기가 시작됐다.



아저씨는..크진 않지만..
자신의 회사를 경영하던 오너였고.

imf 한파를 있는돈 없는돈 끌어모아..
겨우 위기를 넘겼더니

또 다시 찾아온 경기침체를
못이겨 결국 부도가 났더란다.

식구들 보기 미안해 집에도 못들어가며
한참을 방황하시다 몸은 지치고 지친 몸에 병까지 찾아와
힘든 고민끝에 집을 찾았을 때는...

집도 처분되고.. 처는 아이와 함께 처가로 들어가버렸단다.


당장 갈곳이 없어서..
막일도하고..잠은 게임방 찜질방에서 자고..
40대 중반의 나이로 오죽이나 힘드셨으랴...

그래도 원망 안한단다. 다 자기 탓이라고..
식구들 건사 못한 내 잘못이라며..


이곳 경비일도 아는 분을 통해 편법으로
겨우겨우 들어오셨단다.

막일을 하다 허리까지 다치시는 바람에..이 일 아니면
당장 할만한 일도 없단다.


아저씨는 한숨을 쉬며 소주를 들이켰다.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졌다 싶어서
그애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 은영이 잘 아세요?

아저씨: 은영이라뇨?


나: 그때.. 그 지갑 찾아준..

아저씨: 아 그애요?



나: 네 아세요?

아저씨: 이 아파트 사는애 아니었나요?
자주 보이던데...




아저씨는 아직 은영이를
이 아파트에 사는 아이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나: 아저씨 따님 있으시다고 하셨죠?

아저씨: 네..이제 고1 됐죠..



나: 이건 만약인데요..만약이에요 만약..

아저씨: 허허..무슨 얘긴데 그렇게 뜸을 들여요?




나: 네 아저씨 따님이..
좋다고 하는 남자를 데려왔는데
그 남자가 나이가 좀 많으면 어떨까요?

아저씨: 제가 뭐 잘해 준것도 없는데..
딸이 좋다는데요 뭐.. 저도 좋죠...




나: 나이가 좀 많아두요..

아저씨: 동원씨 정도요???



나: 아뇨...한 45살 정도.....

아저씨: ...........



나: 왜..그러....

아저씨: 누구야 그 개새끼!!!


나: -_-;;


아저씨는 누구든
쳐죽일 기세로 술병을 들고 일어섰다.

나이 어린 내게도
꼬박꼬박 존댓말을 써주시는 매너있고 온화한 분인데..
딸 얘기 한마디에 단번에 바바리안으로 변신하셨다.

여차하면 휠윈드라도 돌아버릴 분위기였다-_-;





나: 지..진정 하세요..만약..만약 이라구요..

아저씨: 만약이래도 그렇지..
쳐죽일놈 같으니 45살이나 쳐먹고 여고생을 꼬셔..



나: 하..핫.. 아뇨..아뇨..
아저씨가 꼬신게 아니라..
따님이 좋다고 매달리는 거라면...



아저씨: 우리 딸이????

나: 네...



아저씨: 45살 노친네한테 좋다고?

나: 네....



아저씨: 자네....

나: 네...??



아저씨: 뒤질래..?

나: -_-;



흥분한 아저씨를 진정 시키느라 진땀을 뺏다;
그 온화 하신분이 순식간에.. 이렇게...

아저씨는
아무래도 B 형 남자인것 같다-_-;

술자리가 끝날 즈음에
아저씨는 언제 그랬냐는듯 순한양으로 돌아와 있었다.



아저씨: 술 잘 마셨다.. 동원아....



어느덧.. 말은 까고 계셨다-_-;


나: 제가 사는것도 아닌데요 뭐..
그럼 수고하세요...

아저씨: 응 너도 얼른 들어가 춥다..




경비실로 돌아가는 아저씨의 뒷모습이 보인다.


멋있는 아저씨다..
젊어보이는 아저씨다..


하지만..

멋있건 젊어보이건 간에..
어쨋든 고교생 딸을 둔 40대 중반에 보통의 아저씨다.


설마..
그애가 진짜로.. 이 아저씨를
좋아하는거라면-_-

그애의.. 사랑(?) 이 순탄치는 않을것 같다.



근데....

무언가...
미치도록 부러운 이 느낌은 뭘까...T.T




To be continued.....


낙천이었습니다.




계속 궁금해해 주실꺼죠? 네? 그러실꺼죠?
5편은 내일 이시간에 온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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