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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가지는 않지만 너무 착한 사람

프라이버시 |2006.05.07 12:28
조회 293 |추천 0


 제겐 저를 오랫동안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한명 있습니다.
키는 좀 작지만 예쁘고 귀엽습니다. 인기도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게 있습니다.

 

 저는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 키가 작은 여자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예쁘고 아무리 성격좋아도
그냥 별로입니다. 감정이 생기지 않아요.

물론, 친구, 사람으로서 별로라는건 절대 아닙니다.

그냥 키가 작은건 제 타입이 아닌가 봅니다. 저도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저를 좋아해주는 그 아이. 편의상 K양으로 부르겠습니다.
K양은 대학교 1학년때 처음 만났습니다. 같은 과였습니다.
그땐 정말 편한 친구였습니다. 같이 술도 자주 마시고,
K양이 술에 취해 괴로워할때(속이 괴로울때), 등도 두드려주고
그랬습니다. 그녀와 저는 같은 나이입니다만, 항상 그땐
제가 오빠같다고 얘기하곤 했습니다. 저도 그녀가 싫지 않았고,
여자로서 좋아한건 결코 아닙니다만, 대학교 친구들 중 가장
자주 많이 어울렸고 집도 같은쪽 방면이라 자주 지하철을
같이 타고 다니곤 했습니다. 전화통화도 자주 했었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K양이 절 좋아한다고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반신반의 했습니다만, 확실히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녀가 절대 싫은건 아니었습니다만,
애인으로서 좋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습니다.
친구들도 K양과 저를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했고,
그러면 그럴수록 K양이 불편해지는건 어쩔수 없었습니다.

 

 k양은 얼굴도 예쁘고 다른 남자애들한테 인기도 분명히
있는 편입니다. 그리고, 여자아이들도 그녀를 좋아합니다.
이상하게도 제가 K양을 불편하다고 생각하면서 더욱더 친구들이
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왠지 다 K양 편이었죠.
나같은 놈은 K양같은 이쁜애와 사귀는게 영광이라고 모두들
평하곤 했습니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죠. 그녀와는
갈수록 멀어져가는 것 같았습니다. 더이상 이렇게 진행되면
안되겠다고 생각한 나머지, 저는 K양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거기서 말실수가 있었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저는 K양을 아주 친한 친구로 생각했기 때문에 농담섞어
"내가 왜 그 숏다리랑 사겨? ㅋㅋ" 이런식으로 몇번 K양의
친구들에게 말했던게 뭔가 잘못 받아들여졌을까요?
 
 K양은 어느날 술마신뒤 저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제가 좋다구요.
사귀자구요. 저는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정말 상처입지 않게
설명 잘하고 싶었습니다만, 왠지 말이 술술 나오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좋아하지 않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억지로 사귀어서 나중에
더 큰 상처를 입히기도 싫었습니다. 이럴땐 확실하게 해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역시 술에 취해있었습니다. 선배들과 의도치 않게
합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한 선배가 있는데 K양을 좋아한다고
털어놓더니, 저보고 K양을 그만 놔주라는 겁니다. 제가 뭘 어쨌길래
그런 소릴하느냐고 되물었더니, 그 선배는 되려 화를 내면서 시비를
걸어왔습니다. 선배한테 개기냐는 투였죠. 어떻게 어떻게 마무리
되었지만, 저에게는 정말 견디기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  

 왠지 저는 악인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의도와는 전혀달리
저는 꼴에 튕기는 재수없는 놈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때까지 K양과
아주 멀어진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수
없다는 건 슬슬 느끼고 있었습니다. K양의 친구들은 저를 싫어하게
된듯 싶습니다. 제 친구들도 저보고 멍청한 놈이라고 합니다.

 

제가 잘못한걸까요? 

 그렇습니다. 사귈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저 자신의 연애정책(--;)
은 확고합니다. 전 제가 사랑하는 여자와 사귀고 싶습니다.
어설프게 사귀어서 상처주는 일 따위는 정말 싫습니다. 제가
당해보기도 했었구요. 그리고, 저는 유전자의 문제인지, 뇌가
비정상인지 모르겠지만, 키가 작은 여자는 일단 배제합니다.
저는 못생기고 뚱뚱해도 키가 큰 여자가 좋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저도 짜증납니다. 왜 난 키작은 여자가 좋지가 않은걸까? 고민도 했습니다.


저는 어느덧 쭉쭉빵빵 몸매좋은 여자만 좋아하는 남자가 되어버렸습니다.
K양 여자친구들의 비아냥도 한몫했죠. 예전에 했던 말실수들이 커져
버린것 같았습니다. 그녀들과 조금이라도 같이 있게되는 날에는 꼭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예쁜 여자가 지나가면

"야. 너 쟤도 키 작아서 싫겠네? 저정도도 싫어?"

"모델과 가지 그러니? 하긴, 너는 남자치고는 그렇게 큰 편도 아니니깐 안되겠네."

"여자농구부 들어가라. 거기서 주전자 해라."

등등. 뭐 장난식의 비아냥일수도 있겠습니다만, 가끔은 정말 짜증났습니다.

저는 여자랑 말싸움 할 생각은 추호도 없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곤 했습니다만,

가끔은 굴욕적이었습니다. 특히 몇몇 아이는 조금 심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양은 저에게 예전처럼 하려고 부단하게
노력하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도 분명히 불편하고, 자존심 상하고,
굴욕적이었겠지만, 그래도 그런 티 안내려고 했습니다.

 

 제가 군대에 가서도 저에게 꾸준히 편지를 보내주더군요.
발렌타인 데이엔 엄청나게 푸짐한 초콜릿 셋트도 보내줬고,
항상 먹을것도 많이 보내줬습니다. 정성이 듬뿍 담긴 선물이었죠. 

 

 그래서, 저는 K양의 마음을 받아드릴까...하고 고민도 해봤습니다. 
전역한 후 같이 영화도 봐보고, 손도 잡고 걸어보고, 일부러 정드려고 노력도 하고, 

좀더 이쁘게 보려고 노력했고, 좀더 사랑스럽게 대하려고 노력해봤습니다.

 

 솔직하게 말해 힘들었습니다. K양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사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좀 아닙니다. 하필이면 나같은 사람을
좋아해서 그런 맘고생을 하나...라고 생각하니 안쓰럽습니다.

 

 그녀에게 더 이상 상처주기는 정말 싫습니다. 그렇다고, 계속
이런식으로 언제까지 잘지낼수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무조건 그녀를 감싸안아야 할까요?
아니면, 더 늦기 전에 좀더 분명히 해야할까요.
우유부단함과 결단,책임감 사이에서 아주 고민스럽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정리가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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