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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ray one's emotion-34

휘오리바람 |2006.05.11 14:18
조회 339 |추천 0

 

“누구...”

“저희는 동욱오빠 학교 후밴데요..”

“근데 무슨 급한일이에요?”

“... ...”


지은과 친구는 서로의 눈치를 보며 속닥댔다.

‘뭐하는거야...이것들이...’  점점 더 불쾌해지는 희주였다.

“이봐요. 무슨 용건인지 말을해야죠. 예의없이 불쑥 찾아와선

뭐하는 짓이에요?!!”

“그게요...앉아서 말씀드릴게요...”


쇼파에 앉아서도 둘은 한참을 미적거렸다.

답답해진 희주가 다시 다그칠 때쯤 지은이 말문을 열었다.

“동욱오빠한테 얘기 못 들으셨어요?”

“무슨 얘기요?”

“제가...음...그러니까...”

“지은이가 임심했어요!!”

옆에있던 친구가 말해버리고 말았다.

“네?”

“지은이가 동욱오빠 애를 가졌다구요...!”

“네?” 희주는 잘 못들은거라고 생각하고 다시 물었다.

“근데 동욱오빠는 연락도 없구...지은이가 불안해서 이렇게 찾아온거에요.”

희주는 멍하니 지은을 바라봤다.

“언제...”

거짓말 하는 것 같았다. 이 여자애가 뭔가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동욱이는 나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단 한번도 의심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었는데...

“두 달전 쯤에...오빠가 술에 취해서..그러니까 제가 전화를 했는데

포장마차 아저씨가 와서 데리고 가라고 해서..

집도 모르고 해서 그냥 여관에..”

말하다보니 그 날의 기억이 떠올라 지은은 얼굴이 빨개졌고,

더 이상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두 달전에...?”

희주는 두 달전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기억해 내려고 했지만

기억나는게 없었다...동욱은 종종 친구집에서 스터디를 했고..

그런 날은 전화를 미리 해줬는데...!

‘그 날이구나..유진이 찾아와서 싸운날...나보고 그 회사 가지말라고 한...’

이제 희주는 두 세 개의 피스만을 남겨둔 퍼즐을 완성했다.

딱딱 들어맞고 있었다.

며칠전에 차 안에서 받은 전화..생각해보니 지은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미친 듯이 뛰어나가더니 그 동안 그렇게 알 수 없는

행동을 하며 희주를 애태웠던 것이다.

‘하...그랬었군...임신이라고 하니까 미쳐서 날뛰었던 거야...’

어이가 없었다. 겨우 숨을 고르고 쇼파손잡이를 손톱으로 긁어댔다.

배신감은 차오르고...아직 자신이 누군지 모르고 지들끼리 속닥대는

이 어린것들이 귀찮아 졌다.

다시 냉정을 되찾고 희주가 물었다.

“얼마나 됐어요? 임신한지?”

“두 달 다돼가요...”

“동욱이가 뭐라던가요?”

“아직 아무말도..그치만 걱정말라고 했어요. 죄송해요..갑자기 찾아와서

이런말씀 드리는거 저도 힘들었어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혼자 많이 힘들었겠네요...”

희주는 자신도 모르게 동욱의 친누나처럼 말했다.


그 때 다시 초인종이 울렸다.

희주는 벌떡 일어나 인터폰의 화면을 봤다.

동욱이 서있었다.

‘한동욱...너 이제 어떡할래...’

문을 열었다.

“저녁 먹었어요? 난 아직...”

들어오던 동욱은 희주의 표정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쇼파에 앉아있는 지은과 친구를 바라봤다.

주저앉을 정도로 다리에 힘이 빠져나가는 거 같아 신발장에 몸을 기댔다.

표정은 없었지만 희주가 얼마나 화가 나있고, 아니 화난 것을 떠나서

말로 표현못할 기분이란 것을 알았다.

겨우 신발을 벗고 쇼파쪽으로 걸어왔을 때 희주가 말했다.

“이제 나도 알았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아이한테 안 좋아요...”

희주는 겨우 말하며 동욱을 쳐다봤다.

표정이 잔뜩 일그러져 금방이라도 울 것 같았다.

“이제 그만 돌아가 줄래요? 나도 동욱이랑 얘기좀 해야되니까...”

지은과 친구는 희주의 싸늘한 표정에 압도되어 일어섰다.

“동욱오빠 미안해요...연락이 없어서..”

친구는 지은을 끌다시피 데리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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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사랑은 욕구도 주체못할 정도로 가벼워...”

“... ...”

“그럴 정도라면 이런 뒷일도 예상 못하니? 피임기구 정도는 써야지...

나랑은 잘 만 챙기더니 너 정말 웃긴다.”

“... ...”

“뭐라고 말이라도 해봐!!!! 입이 붙었어? 더러워 한동욱!!!

너도 어쩔수 없는 남자야!!! 하고 싶어서 몸달아 있는 동물이랑 하나

다를게 없어!!!”

“그만해요...”

“너를 믿은 내가 바보지..누굴 원망해...이것밖에 안돼는 놈인걸 모르고..”

“... ....”

“당장 나가!!!”

희주는 미친 듯이 동욱의 물건을 집어던졌다.

책, 옷, 쿠션..동욱은 그저 맞고 서있었다.

한참을 소리지르며 난리치던 희주는 쇼파에 털썩 주저 앉았다.

동욱은 천천히 내던져진 물건을 정리하고 가방을 갖고와 짐을 싸기 시작했다.

“나머진 낮에 와서 가져갈게요...희주씨 없을때...”

동욱의 뺨에 희주의 손이 날라왔다.

잠시 멈칫했고, 다시 짐을 쌌다.


가방을 들고 나가려던 동욱이 말했다.

“변명같이 들릴지 모르겠지만, 난 희주씬줄 알았어요...

지은이가..희주씬줄 알았어요...미안해요.”


나가는 동욱의 뒤를 노려보는 희주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나쁜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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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미안 밤에 찾아와서...”

동욱은 누나에게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아니야...근데 너 저녁은 먹었어? 이 짐을 갖고 출근한건 아니지?”

“아니야...나 밥좀 주라. 매형은?”

“아직 안왔어..좀만 기다려 밥차려줄게..”


꾸역꾸역 밥을 떠넣던 동욱은 울기 시작했다.

“누나...어..흑...나 어떡해...누나...이제 나...”

“왜그래? 무슨일이야?” 누나는 놀라서 동욱의 곁으로 갔다.

“나...죽을거 같애...나 천하의 몹쓰고 나쁘고...그 사람은 나 없으면

그래도 ...??그 애는 나 없으면 안돼는데...내가 저지른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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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울었는지 잤는지 생각도 안난 상태에서 희주는 겨우 일어났다.

출근준비를 하려다 동욱의 말이 생각났다.

“나머진 낮에 와서 가져갈게요...희주씨 없을때...”

눈을 감고 감정을 추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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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

동욱은 지은의 집에 인사를 갈 준비를 했다.

얼굴은 푸석하고 몸은 찌뿌둥했다...하지만 주말의 날씨는 쾌청했다.

주소를 적은 쪽지를 갖고 집을 나와서 택시를 탔다.


“뭐?? 임신을 해??!!!!”

지은의 아버지는 벌떡일어나 동욱을 때리기 시작했다.

지은과 엄마가 말리기는 했지만 머리는 산발이 됐다.

죄지은 사람처럼 무릎꿇고 앉은 동욱은 이미 모든걸 초월했다.

될대로 되라였다.

“이렇게 된거..어떡해요..젊은애들이 철모르고 저지른걸...”

“에이!! 그게 지금 할 소리야!!”

“그럼 별 수있어요?!!!” 엄마와 아빠가 다투는 사이 지은은 동욱을 살폈다.

아무말도 없고, 아무 표정도 없다.

“그래..직장이 어디라고?”

“중앙증권입니다.”

그나마 엄만 동욱이 직장을 가진 사실에 안심하는 눈치였다.

“일이 이렇게 된거 어쩌겠나...어휴~속상해 증말...”

지은 부모님의 원한섞인 잔소리와 조만간 상견례를 날을 잡아

다시 찾아뵙기로 하고 나왔다.

동욱은 조여있던 넥타이를 풀었다.

정리가 돼가고 있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든건 시간과 함께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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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지 창 밖을 보던 희주의 어깨를 유진이 두드렸다.

“커피마셔”

“고마워...”

“희주, 무슨 일있어?”

“유진...넌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잘 수있어?”

“하하...갑자기 그런거 물으면 곤란해...음...그래. 원나잇 스탠드란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자나...”

“그렇구나...”

“Why?"

"그냥...사랑하는 사람이 뻔히 있는데..그럴 수가 있나해서...”

“사귀는 사람한테 안 좋은 일있니?”

“헤어지게 됐어...”

“헤어졌어 아니고 헤어지게 됐어? 말이 좀 이상하네...”

“...몰라 나도..그렇게 됐어..”

“희주!”

“응?”

“니가 하고 싶은대로 해...화내고 싶음 화내고, 용서하고 싶음 용서해.

가끔 사람들은 눈치를 봐. 감정을 드러내는데 규칙이나 상식이 있는건 아냐.

후회할 것 같다면..망설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런 얘기 왜 하는데?”

희주는 피식 웃으며 물었다.

“난 너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해..하지만 어느 순간 아니다 라고 느낄 때가 있어.

바로 네 감정을 숨길때야..희주는 언제나 침착해..믿음직 스러워...

그리고..안쓰러워...정말로 힘들땐 얘기안해...”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난 알고 있었나봐..처음 만난 날부터..그냥 느끼고 있었어..

운명까진 아니더라도..사랑하게 돼겠구나..많이 너무 많이 좋아하게 돼겠구나..

상처받게 될 거라곤 생각못 했어..나보다 약하다고 생각했거든...

상처주면 줬지..내가 받을거라곤 예상못했어..”

“그 사람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용서해줘...

실수는 용서해야 되는거야...그래야 너도 나중에 용서받을 수 있어...”

희주는 입술을 깨물고 울음을 참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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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끝나가네요...

그 동안 농땡이 치다가 다시 쓴 글 읽어주신 분들 고마워요..

기억하시느라 애쓰셨습니다 ㅋㅋ

날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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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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