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오랜만에 글 남기고 가려는 아로하입니다. 글이라고 했댔봣자 두세번 올렸었지만 어느새 외국에서~게시판이 너무나 정감이 가고 또 공감이 가고 있다는..아로하입니다.
오늘은 콜럼버스의 날씨가 오락가락..흐지부지..찌뿌둥..그 자체네요. 비가 와서 시원한 감은 있지만(솔직이 추위를 많이 타는 저로서는..해가 쨍쨍 눈이 부신 콜럼버스를 더욱 좋아한답니다.) 자칫 잘못하면 감기에 걸리기 딱 좋은 날씨네요.
얼마전 저 아로하는 버지니아를 다녀왔답니다. 저희 집 두 남정네와 함께..명목상으론 장보러가기..였지만서도 간만에 지루한(?) 일상을 벗어난 짧은 여행이었기에 기대 반..짜릿함 반..(타 주로 가는거라..ㅎㅎㅎ) 버지니아로 떠났더랬죠. 아..장을 보러 타 주까지 왜 가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겠네요. 실은..여기 한국 마켓이..조금..많이..작고..흠..또..가격도 좀 비싸고.물건도..별루 없고..(특히 삼겹살 같은 고기류는..참..) 무엇보다 이번엔..김치를 담궈볼려고 맘 먹은지라..고추장이며 라면..김치 만들 재료..사러 나선거죠. 여기 사시는 많은 분들이 그렇게 한달에,두달에 한 번씩 시카고쪽으로 장을 보러 가신다고들 하시더라구요.저희는 버지니아에 아는 친척분이 계셔서 인사도 할겸..겸사겸사..간거구요.
무튼..핑계없는 무덤 없다고 이래 저래 핑계거리 만들고 차까지 렌트해서 떠나자니(저희 차가 벤이라 기름을 겁나 먹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렌트했습죠.) 저뿐 아니라 울 남동생까지 들떠서 말이 많아집니다. 남동생 왈, 누나 버지니아는 뭐가 유명해?
아로하 왈, 응? 아...그거? 오빠 뭐가 유명해?(사실..저도 첨인지라..)
남친 왈, 음..뭐..한국 사람들 무지 많고..나무가 무지 많고..워싱턴DC..거 있잖아 포레스트 검프에 나왔던..곳..그것도..있고..바다도 있고..불라불라..
아로하,남동생 동시에..왈, 너 포레스트 검프 봤어?....아니..누난?...나도..아직..
남친 아직도 그 유명한 영화 못봤냐구 놀려댑니다.그것도 모르고 버지니아..워싱턴DC를 보러가냐며 은근 꾸준히 약을 올려댑디다. 그리고는 먹고 싶은 한국 음식 쭉...생각하라고 하더라구요. 거기 음식점들이 좀..맛이 괜찮다고..아니나 다를까..저희 거기가서 1박2일의 여행이었지만..보신관광 톡톡히 했습니다. 크랩부터 해서..짜장면, 양념통닭까지..
아무튼 이런 저런 이야기 도란도란 하면서 버지니아에 도착..콜럼버스에서 버지니아까지..6시간 걸리더라구요. 배가 고파 도착하자마자 토다이 가서 스시며,사시미..랍스터까지..꾸역꾸역 먹어주고..^^''
(나와 사니까 배가 더 고프더라구요..ㅎㅎ나름 변명..저희 가족 무지 잘 먹긴 잘 먹습니다.ㅎㅎ)
한인들 많이 모이는 곳에 가니 한국 가게들 엄청 많더라구요. 식당부터 노래방..사우나까지..저희 사우나 건물 앞에서 간만에 맡는 목간 냄새에 잠시 한국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는..간만에 모인 친척들과 노래방에서 신나게 놀다가 그 날 밤을 보냈더랬죠. 확실히 한국 교민들이 많긴 많더라구요. 길을 가다 눈에 채이고 걸리는 사람들이 주로 한인들..물론 저희가 그런 쪽으로 돌아다녀서 그럴수도 있지만요. 콜럼버스..콜로라도 덴버에 비하면 정말 많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을 맛나게 먹고 바다를 보러 나섰습니다. 거기 사시는 이모님은..저희가 가려고 하는 곳이 만(bay)이라고 바다도 아니지..하셨지만 바다의 바자도..구경할 수 없었던 콜로라도와 오하이오에서 온 저희들은 그저 그 만..안의 바다라도 보는것이 그리 즐거울 수 없었습니다. 개인 요트 선착장위에 크랩 가게가 있어서 게다리 뜯어가며 멀리 바다도 보고..바로 바다 위라 또 문득..강원도 대포항 바다위에서 회 먹던 생각이 났더랬지요..소주 한 잔에..매운탕..크악...거기까진 아니더라고 저희도 맥주 한잔에 크랩 겁나게 많이 쌓아놓고 열심히 먹다왔습니다. 수다 떨면서요.물론 사진도 많이 찍었죠. 마치 남의 요트가 내 것인 것 마냥..한번 태워주진 않을까..약간의 기대 심리도 가지면서..ㅎㅎ
다시 타운쪽으로 돌아오니..4시가 넘었더라구요. 장도 봐야해서..일단 장을 무지 열심히 봤습니다. 큰 한국 마켓이 여러개라 두어개 골라(H마트랑 그랜드 마트..) 그 안을 샅샅이 뒤지다시피 해서 세일품목 봐가며 장 봤습니다. 확실히 물건도 많고 싱싱하고..싸고..좋더라구요. 덴버에선 그나마 한아름마켓이 크게 있어서 조금이나마 나은편이었는데..콜럼버스는 그게 없어서리..그냥 작은 마켓 두 개만..있더라구요. 그래도 나름 미국 생활 2년 반..했다고 요령이 생겼네요. 가능한..한국 마켓에서만 살 수 있는 것..뭐..고추장,된장,쌈장같은 것들이나 냉면,냉면 육수..김치..같은 것들만 한국 마켓에서 사고 고기나 야채는 무조건 미국마켓서 사는..센스..그럼..장보는 비용도 많이 줄고 집에서 한국 음식 맘껏 만들어 먹을 수 있고..ㅎㅎ 다 살기 나름아니겠어요..(근데 아무리 찾아봐도..미국마켓에 삼겹살은 없더라구요..그래서 아이스박스 임시로 만들어 삼겹살이며 차돌백이..생선..등등..많이 샀네요.헤헤)
장보다 보니 두시간이 훌쩍..넘드라구요. 결국 우리의 목적은 장보러오기였다고..스스로 다독이며 워싱턴DC는 다음번에 가기로 했습니다. 친척분들과 맛있는 한국식 저녁 식사 하고..집으로 다시 돌아왔죠. 집에 도착하니 새벽 세시가 훨씬 넘었더라구요. 오는 내내 운전하는 두 장정 안졸게 하려구 어찌나 수다를 떨었던지..그래도 사온 물건들 다 냉장고며 냉동실에 쟁여놓고..(냉동실에 쌓아 둔 삼겹살과 차돌백이를 보니..맘이 뿌듯..하더이다..배추와 무를 보면서 다시 한숨이 나오긴 했지만서도..) 잠이 들었답니다.
그 담 날..엄마한테 부랴부랴..김치 담그는 법 여쭤보고..인터넷 뒤져보고..머릿속으로 여러 번 가상으로 담궈보고는..김치 담그기를 실행했더랬죠. 남친이 깍두기며 김치 다듬는 걸 도와주긴 했지만서도 양념 만들고 버무리고 김치 모양 나게 양념과 저린 배추며 무를 합체하면서 힘든것도 힘든거였지만 가슴이 무지하게 짠하더라구요.엄마 생각에..20년을 넘게 우리 가족..특히나 아로하네 가족은 김치 킬러들이죠..그래서 김치값이 만만치 않아 담글 생각을 한거구요..김치 킬러들 먹여 살리느라 고생 많이 하셨겠구나..싶은 맘에..솔직히 김장할때마다 아로하 도와준 적이 없었습니다. 아로하 지금은 요리..조금 하지만..므흣..유학생활 전엔 정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철부지..외동딸..(남동생 있는 외동딸..ㅎㅎ) 이었거든요. 제가 뭣 좀 도와줄까싶어 부엌으로 가면 늘 사고를 쳐서 꼭 한 대씩 얻어맞고 쫓겨났었다는.. 창피합니다. 제법 그럴듯 하게 담궈봤지만..저희 어머니 발톱에 때만큼도 따라가지 못할 실력인지라..맛이 참 어색합니다. 뭐..그냥..먹을만 하네..하지만서도..어머니의 그 맛난 김치맛은 나질 않네요. 제 나름의 경험과 그에 따른 노하우가 점점 축척되야 하겠지요. 아무튼..버지니아까지 가서 장봐오고 만든 김치..반은..성공..반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래도 냉장고에 김치통이 그득하니..부자 된 기분입니다.ㅎㅎㅎ
뭐든지..공부든..요리든..차분히만 한다면..절차를 잊지 않고..꾸준히..열심히 하다보면..언젠가는 빛을 보는 날이 오겠지..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휴..너무 길었죠..주저리 주저리 쓰다보니..스크롤의 압박이 심했습니다. 너그러이 봐주시구요..
오늘은..엄마가 한국서 보내주신 소포가..하나 더 왔네요..참..이전에 소포 잃어버렸다고 글 올렸었는데..님들 덕분에 찾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하나씩 하나씩..엄마가 보내주시고 계세요.
옷가지며..조그마한 살림도구들..그리고..정성스레 비닐로 여러번 쌓여진..젓갈이며 깻잎무침..고추가루..멸치..정말..또 가슴이..코끝이 찡..합니다. 미국 오기 전 찍은 가족사진도 몇 장 있네요.
정말..부모님의 내리사랑..따라가려면..전..아직 멀었나봅니다. 아마..제가 제 자식을 낳아봐야 그 맘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곁에 계실때..잘해야 하겠습니다. 가족만큼 소중한 것이 어디 있을까요..이상.아로하였습니다.
행복하세요. 꾸벅..
덧붙이기..동생과 저..결국은 포레스트 검프..디브디 사서 봤습니다.
담에 버지니아 가면..꼭 가볼겁니다. 그리고 말할겁니다. 이야..영화에서 본 그대로네..감동이 두배..세배다..그치 동생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