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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1-

붕어걸 |2006.05.18 14:51
조회 290 |추천 0

-로맨스는 아닙니다. 복수극이라면 복수극일지도.^^-

 

[ 한 남자가 제 눈앞에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칼자루는 제가 쥐고 있지요. 나는 이 남자를 죽일수도 있고 살릴수도 있습니다. 매우 공포스러운 상황입니다. 내가 이 남자라면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오금이 저려 오줌이라도 질끔 하겠지만 이 남자... 그 고통 속에서도 제가 앞에 있다고 좋다고 웃고 있습니다.]


"내가 너를 잘아는데..."

 

"......"

 

"너는 이런 짓 할 애가 아닌데, 왜?"

 

"형사님. 사람이 얼마나 잔인하다고 생각하세요?"

 

"뭐?"

 

"겉으로 표현안하는 그 한들을 얼마나 눌러 담을 수 있을가요?"

 

지윤은 미소를 짓는다. 그런 지윤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박형사. 오히려 취조하는 박형사가 더 괴로워 보인다.

 

"지윤아..."

 

"답 못주시겠죠? 제가 말씀드릴까요"

 

미동도 할수 없었다. 박 형사는 내내 두손으로 머리를 쥐어 짠다. 대체 이 아이가 왜? 내가 막을 수 있었던 일이 었는가? 그때 다 풀린 줄로만 알았는데... 지윤의 답이 아까 끝났음에도 둘은 그렇게 누군가 들어오기 전까지 그렇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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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 여름 어느 낮.)

 

신고가 들어왔다. 
지대가 높은 달동네 이곳은 빈부격차로 유명한 곳이 었다. 이 사실을 몸소 깨닫고 있는 박 순식(박형사의 본명. 당시 말단직) 은 살인더위에 눈살을 찌푸린다.

 

"워워. 왜이렇게 더운거야. 동네 높기도 엄청높네. 으이구 별일도 아닌것 같고 신고한거기만 해봐라. 휴... 그나 저나 얼른 가서 그 할망구 한테 물이라도 얻어 먹어야겠네."

 

산 24번지 많기도 많은 판자집 어느 집 할머니가 신고한것이다.

 

"아따, 냄새도 냄새도. 내가 생전 이런 냄새는 또 처음이란 말이여. 뭔 산송장이 있는가. 딱 그 냄새란 말이여. 뭐 그건 아니겠지만서도. 어디서 나는건지 도통 모르겠는디 한 일주일 전 부터 나기 시작 했다니까. 내 참다 참다가 이제 신고하는겨. 빨랑오더라고."

 

웬만한 산 타는 기분이다. 올라가면 갈수록 집들의 모양새가 처참하다. 이런데서 어떡게 살지 싶을 정도로. 대부분의 주민들이 노인네 아니면 애 많은 한부모 가정 그 마저도 없는 고아들이 태반이다. 간혹 조선족, 알수 없는 나라에서 온 이들도 있기도 하다. 사연도 저마다 가지가지다. 공사장에나 있어야하는 나무떼기로 비만 막을수 있게 대충 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나름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주 수도가 안나오기도 하고 전기 사정이 나빠서 초저녁인데도 동네가 어둠에 싸여 조용하다.

톡톡톡.
먼저 신고를 한 할머니집 부터 들린다.

 

"왜에 이제와. 자네도 이냄새 나지?"

 

"어유 할머니 냄새고 뭐고 물좀 주소. 나 이러다 숨차서 죽을거 같단 말에요."

 

잠시 기다리라며 부스럭거리더니 차가운 보리차를 내갔고 온다.

 

"숨좀 돌리고 찾아 보겠는가?"

 

"예, 그러지요."
       
숨을 좀 돌리고 나니 아니나 다를까 할머니 말대로 매케한 냄새가 나긴 난다.
흥.흥.흥.
점점 진하게 난다.

 

"이게 뭔 냄새지?"

 

"아 나도 첨엔 쓰레기냄샌지 알았지이. 앞전에도 요앞에 사람들이 쓰레기를 엄청 버려났는데 쓰레기차가 도통 와서 치워갈 생각을 안하는거여. 그때도 이렇게 냄새가 났지만 서도 이처럼 심하지는 않았거든. 이 냄새가 나지도 않았고. 어디 뒷간이라도 무너진거 아녀?"

 

"에이, 할머니도 참..."

 

"참이라니, 변소간 무너지는 것은 이곳에서는 다반사제. 세월을 못이긴 것이여. 처음에도 엄청 낡은 나뭇떼기였으니."

 

"에유, 그래도 이 냄새 거시기 냄새는 아니구만요.하핫. 자 물 잘마셨습니다. 오늘 부터 이 냄새와는 끝일테니까 여서 마음 푹놓고 기다리세요. 그럼 전 이만."

 

순식은 할머니 집에서 나와 제일 먼저 옆마당으로 가서 흥흥거리고 다시 앞마당에가서 흥흥거린다.

 

'이상하게 감이 안잡히네. 어데서 맡아 본 냄새 같기도 하고.'

 

이제 이 높은 곳도 절정에 달아 제일 끝 봉우리까지 올라왔다.
흥흥
흥.

 

"옳지, 이집 일세."

 

문제의 냄새는 유독 이 끝집에 제일 강하게 났다.
그런데 이집은.
여느 집과는 달랐다.
뭐가 다르지?
왠지 다른 집들 처럼 발길이 순순히 안떨어진다.

 

"흠.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지금까지 할머니의 집을 기점으로 이곳까지 냄새를 찾아 올라 올적에는 분명 집에 누군가가 있었다.
거즘 아이들. 노인들.
하지만 이곳은 그런 기척이 전혀 없다.

똑똑.

우선 사람이 없으니 인기척을 내어본다.

.......

 

"없나?"

흥흥.

 

"분명 이집인데."

 

"계세요. 요아래 서에서 나왔습니다."

.........

 

"안계신가요? 윽."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식은 그자리에서 멈칫 선다.

 

'아유. 여기 냄새가 와이리 지독하지.'

 

'대체, 무슨 냄새길래 이럴까?'

 

다시 문 밖으로 나가 숨을 고른다.

 

'휴우, 뭔 행려환자라도 사는가?'

 

'혹여 몸이 불편한 누군가가 집 밖을 나가지도 못한채 살고 있었던거 아냐?'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 하는데.
호흡을 크게 들이 쉬고 다시 문을 열고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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