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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 이야기 (16) -

의기충천 |2003.01.16 02:15
조회 78 |추천 0

 

 

 

 

* 겨울 이야기 (16) *

 

 


살아있는 것이건


죽어있는 것이건


자신의 거미줄로 덮는


지금은 흰 거미의 세계


삶의 내부에서 아우성치던


소리마저 갇혀 고요하다.

 

 


마치 잠 속으로 오는 꿈처럼


누구나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죽음이 아무도 모르게 찾아온다면


세상에서 제일 먼저 썩어 없어질


위로는 하늘보다 거룩하고


아래로는 땅보다 위대하며


무한 속으로 흘러가는 피와


근원의 구조를 지탱하는 뼈


쪼개지지 않는 살로 이루어진


환생하는 만물을 잉태한


생명보다 고귀한 사랑을


그저 육신의 관속에 넣어


슬프게도 매장하려 하는가

 

 


그것을 재빨리 알아차린


냉철한 머리의 흰 거미는


흰 거미줄이 들키지 않는 밤


흰 가루를 도시전역에 뿜었다.

 

 


밤사이 흰 거미줄에 갇힌 세계


전당포에 자신의 몸을 저당잡힌듯


더 이상 밖으로 활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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