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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제 >-7

네시사십오... |2006.06.13 09:12
조회 552 |추천 0


이현석 그는 장래가 촉망한 외과전문의였다.

누구보다 실력이 뛰어났던 그는, 전문의로서의 밝은 미래와 부잣집 외동딸과의 약혼등 남들이 부러워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이었다. 하지만 한순간에 그 모든 것들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교통사고 환자였다. 아직 10살밖에 먹지 않은 남자아이었다. 친구들과 롤러스케이트를 타다가 택시와 부딛히는 사고를 당해 현석의 병원으로 실려왔다. 큰 부상이었지만 현석은 당황하지 않았다. 예전에도 이런환자들은 수없이 격어봤기 때문이었다. 남들은 위험한 수술이 될 것 같다며 꺼려하는 걸 현석이 하겠다고 나섰다. 오히려 어려운 수술을 성공시킴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 보는 걸 즐겼다. 하지만 그 수술 이후로 사람들은 더 이상 현석을 존경하지 않게 되었다. 방심한 현석의 부주위로 인해 그 아이는 수술도중 사망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결국 의료분쟁소송으로 이어졌고, 그는 의사면허를 박탈당하고 말았다. 그리고 곧바로 약혼녀의 집에서도 파혼당했다. 자포자기 신세로 어느 한 여관방에만 쳐박혀지내던 현석은, 우연히 옆방에서 병원에도 가지 못한채, 피흘리며 쓰러져 가는 조폭을 구하게 되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에대한 자책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자신이 여전히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현석은 집무실이자 침실로 쓰고 있는 방에 들어왔다.

창문에 두꺼운 커튼이 쳐져 있어 빛이라곤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방이다.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현석도 왠지 이런 분위기가 좋았다.

그는 책상에 가서 앉더니 이내 머리를 감싸쥐었다.

연희에게 모든 사실을 말한 것에 대한 후회감이 밀려들었다.


‘과연 내가 잘한 걸까?’


그의 머릿속은 어느새 일주일전 민석의 그눈빛을 회상하고 있었다.



#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영훈앞에서 큰 소리를 치고 나왔지만, 민석은 앞이 막막했다.

다행히 영훈은 민석을 믿어주었고, 얼마간의 시간을 벌 수 있었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연희가 안전할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 어떻게든 영훈에게 연희가 자신에게 아무런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연희를 어디로 도망가게할까?


하지만 그것은 무모한 생각이었다. 연희는 절대 혼자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민석도 연희가 없어진다면 견디기 힘들 것이다. 비록 만나진 못해도 얼굴이라도 멀리서 지켜보고 싶은 맘이 있었다.


‘같이 떠나버릴까?


민석은 이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어디를 가든지 영훈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을 것이며, 자신을 지금까지 키워준 영훈을 배신 할 순 없었다.

그때 민석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형님..

홍기가 칼에 찔렸습니다.


-뭐? 어쩌다가.


-그때 우리가 입찰경쟁에서 따낸 기업 있잖습니까..입찰을 빼앗긴 조직에서 거기에 원한을 품고..홍기를....


-지금 어디로 옮겼나?


-삼화원입니다..


-알았어 곧 가지..



#


민석이 도착했을 땐 이미 수술이 끝나고, 막 수술방에서 나오는 현석이 보였다.


-어떻게 됏습니까?


-당신 부하 억세가 운좋은 인간이요..

세군데나 찔렸는데..

다행히 칼이 요리조리 장기를 다 피해갔더군..

걱정하지 마요. 곧 회복될 테니..


민석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를 햇다.


-감사합니다.


-됐어..공짜로 하는 것도 아닌데..


냉정히 그말을 받아치고 그의사는 자기 집무실로 향햇다.

순간 민석의 머리속에 무언가가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다행히…? 요리조리 장기를 피해?


곧바로 민석은 그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뭐요?


자신을 뒤따라온 민석의 행동에 당황한 듯 현석이 물었다. 남의 눈을 의식한 듯, 민석은 방문을 닫았다. 형광등이 켜져 있었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없어 어두침침한 방이었다.


-선생님..아까 하신 말씀중에 다행히..장기를 다 피했갔다고 말했죠?


-근데요?


-홍기가 칼에 찔린 부분이 정확히 어디입니까?


의사가 무슨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


-뭐요?


-그러니까 칼에 찔려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데가 정확히 어디냐구요..


-도통 무슨말인지 모르겠군..


민석은 상의를 걷어 올리고 배를 내 보였다. 그리고 책상위의 볼펜을 손에 쥐고 영훈에게 다가갔다.


-표시해봐요…어디를 찔러야 하는지..


-이봐..지금 뭐하자는 거지?

혹시 당신 부하 때문에 복수할려고 이러는 거야?

당한 대로 칼로 찔러주고는 싶은데..

잘못하다 죽으면 평생감옥에서 썩어야 되니까..

찔러도 생명에 지장 없는데를 알려달라?


-사례는 충분히 하겠소.


-미쳤군..당신 날 뭘로 보는거야? 내가 아무리 이런신세라지만 난 엄연히 의사야..

그런데..나보고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이거 왜이러실까..당신은 돈만주면 뭐든 하는 사람 아닌가? 갑자기 왜 좋은 의사인척 하지?


-당신 말이 맞아..나 나쁜의사. 하지만 당신 같은 나쁜 사람들한텐 나 같은 의사가 어울리는 거 아니야?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당장 이방에서 나가요..


기분나쁜 듯 현석은 책상에 앉아 차트를 거칠게 열었다. 민석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꼼짝 하지 않고 서있었다. 곧이어 현석의 귀에 민석의 잦아드는 음성이 들려왔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라면..

무슨 피치못할 사정이 있는거라면 알려줄래요?


처음과는 다른 민석의 감정적인 모습을 보자, 현석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여자야…내가 찌르려는사람..절대 다쳐서는 안되는 여자..

내가 사랑하는 여자란 말이야..

차라리..날 찔렀음 좋겠어..날찌르고 그녀가 안전하면 백번이라도 그렇게 할거야..

이봐..난 그녀를 살리려는 거라구..


현석은 민석의 눈에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보았다. 진심인 것 같았다. 아까의 단호했던 그의 마음이 약간은 누구러졌다.


-사람마다..몸이 다 달라요..그리고 여자랑 남자도 틀리고..

조금만 실수해도..죽을 수 있어요..


-난 절대실수 안해..

절대로..


민석의 말을 한번 더 생각하던 현석이 다시금 고개를 흔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사람의 생사가 달린 문제다..


-아무래도 안되겠어요..이건 미친짓이야..

다른 방법을 생각해요..


-나 그여자 처음 봤을 때..뭔가 느꼈었거든?

아무리 거부할려고 해도 마치 운명처럼..그녀에게 끌려들어갔어..

이제 알것같아..

그 느낌이 무엇이었는지..


난…날았던거야...

잠시나마...

연희를 통해서..


다시 날 수 없어도 좋아..

평생 등지고 살아도 좋아..

하지만 ..제발

나한테서 그 하늘마저 빼앗진 말아줘…


확실히 민석의 간절한 맘을 현석은 느낄 수 있었다. 어느덧 자신의 마음이 그를 도와주는 쪽으로 기울여졌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을만큼..


-그 여자 이름이 연희요?

이름이 아주 이쁘네요..

한번 연구해봅시다..




#


그뒤로 민석은 밤바다 삼화원을 찾아갔다..


-이부분이요..


현석이 연희와 비슷한 체격의 여자의 엑스레이를 가르키며 말했다.


-허리와 배사이의 이부분..

하지만 사람마다 장기위치가 다르니..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고..

본인의 엑스레이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건..안돼요..

절대 연희나 그 누가 알아서는 안되요..


-하지만 당신의 계획이 성공했다고 칩시다.

그럼 당신이 너무 억울하지 않겠소?

당신의 진심도 모른채 연희씨는 배신감에 몸소리를 칠텐데..


-어쩔 수 없어요..


-정말 다시는 그녀를 안볼 생각이오?


-안볼수는 없겠지…하지만 만나지는 않을 겁니다..


고통스런 민석의 눈빛을 보니 현석의 마음도 착찹하기만 했다.



#


모든 준비를 끝내고 드디어 계획을 실행시킬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다시한번 생각해보시요.


여전히 그리 마음에내키지 않은 듯, 현석이 마지막으로 민석을 설득했다.


-당신이 하는 행동은 너무 위험한 일입니다..


-알아요…하지만 절대로 잘못되지 않을거에요..


민석은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근데 어떤 상황에서 찌를거요?


갑작스런 물음에 민석이 현석을 쳐다봤다.


-연희씨가 옷을 입고 있다면 정확한 위치를 찾기 힘들텐데..

그러니까..내말을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민석이 계속 멀뚱 쳐다보고 있자, 현석이 약간 당황한듯 얼버무리며 말했다.


-아이..그러니까 내말은 당신애인이 자연스럽게 옷을 벗는 상황을 만들라는 말이에요..그래야 그 지점을 찾기 훨씬 쉬울테니까..


갑자기 민석이 훗 하고 웃었다.


-자연스럽게 옷을 벗는 순간이란..어떤?


-이사람이..지금 농담할때입니까..

내가 지금 그런말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어째 당신이 더 긴장한 것 같군..

하지만 그렇겐 안돼..이 모든 걸 보여줄 사람이 있어..

그리고 그건 나한테 다 생각이 있어요..


-다시한번 말하겠소..

바로 이부분이요..


현석은 마지막으로 손가락으로 정확한 위치를 짚어주었다.

벌써 열댓번은 더 햇지만, 아무리 해도 그의 불안은 달래지지 않았다.


-아..그리고 일이 끝난 후엔 이리로 데려오도록 해요..

내가 준비하고 있을 테니까..


-그건 장담할 순 없어요..

하지만 그렇게 될 겁니다.


민석은 유민을 생각했다.


‘제발 여길 기억해야 할텐데..


민석은 일부러 유민을 여기로 데리고 온 적이 있었다. 여긴 경찰을 피해 폭력배들이 자주 이용하는 병원이라고 얘기하면서..


-사례와 상관없이 고마웠습니다. 당신은 내 생명의 은인입니다.


-참..아직도 내가 무슨짓을 하는 지 모르겟소..

난 정말 나쁜 의사임에 틀림 없소..

어쨌든 행운을 빕니다.


민석은 진심으로 고마움이 담긴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


집에가서도 민석은 다시 한번 모든 것을 점검했다.

그의 책상에는 내일 연희에게 배달되도록 부친 택배증이 있었다.

민석도 미리 현석과 같이 옷 문제를 생각해..일부러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몸에 딱 달라붙는 드레스를 준비했다. 그리고 파티장에 데려가면서 자연스럽게 그 옷을 입게 했다.

민석은 그 옷을 입힌 연희와 비슷한 체격의 마네킹을 가지고도 수없이 집에서 연습을 했다.

이제 눈 감고도 그 위치를 찾을 수 잇었다.


‘냉정해..절대로 냉정해야해.


민석은 밤새 그말을 중얼거렷다.



#


다음날 민석의 계획대로 모든일이 진행되엇다.

연희는 그가 보낸 옷을 입고 나왔고, 그 옷은 그녀의 몸매를 확실히 드러내 주었다.

그녀의 아름다운 몸매보단 그의 시선은 계속 잠시 후 칼을 찌를 위치만을 생각하고 잇었다.

연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연신 행복한 표정만을 짓고 있었다.

민석은 그녀의 얼굴을 보는게 너무나 괴로웠다.


‘연희야..미안하다..


춤을 추는 도중에도 그녀의 허리를 감싸는 척 하면서 계속 민석은 그 지점을 손을 찾고 잇었다. 절대 연희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드디어 공원으로 들어섰다. 공원으로 들어서기전에 민석은 영훈과 유민에게 미리 전화를 해놓았다. 유민은 지금 여기에 와있을 것이다. ‘제발 유민이가 침착하게 행동해야 할텐데..

멀리 검은차가 들어서는 것도 보였다. 거기엔 영훈이 타고 있을 것이다. 이제 정말 때가 왔다. 결코 한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된다.

민석은 자연스럽게 연희가 자켓을 벗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그녀의 몸매를 감상하는 척하면서 그녀를 하나하나 훓어보았다. 그녀의 얼굴..목..허리..모든 것을 기억하려는 듯 그의 눈에는 힘이 들어갔다.


'이렇게 널 보는 것도 오늘도 마지막이겠지?


착착한 마음도 잠시, 민석은 다시한번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드디어 그의 눈길이 배..바로 그 부분에 닿았다..민석은 그분만을 뚫어져라 바로보았다. 민석은 먼저 그녀를 감싸안음으로써 자연스럽게 몸을 밀착시켰다.그리고 자신의 목숨 같은 계획을 실행했다.




#


완벽한 성공이었다.

집에 돌아오니 긴장의 끈으로 꽁꽁 묶여있던 마음이 풀리면서 허탈감과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만약 내가 생각햇던 것보다 더 깊게 찔렀으면 어떡하지?

그녀의 장기가 그쪽에 있는게 아니었다면..

제발…그녀가 무사해야..할텐데..

유민이 무사히 병원에 데려가야 할텐데.


잠이 오지 않아 이리저리 티브를 돌리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현석이었다.


-걱정할까봐 전화했어요.

다행히 동생이 이리로 연희씨를 데리고 와 줘서 지금 막 수술 끝냈어요..

생명에는 아무지장 없으니까, 연희씨 이제 곧 회복할꺼에요..

결국 성공했군요..

축하한다고 해야하나....씁쓸하네요.


민석이 아무말이 없자…그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느꼈는지 측은함이 느껴지는 말투로 물었다.


-괜찮아요?


-아니요...


-그렇겠죠..


-끝까지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희가 무사하다는 현석의 전화를 받자, 민석은 안도감이 들면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눈에서는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이엇다. 이렇게 자신이 울고있다는 것을 느낀적은..

민석은 쏟아져내리는 눈물앞에 아무런 자세도 취하지 않은채.

배겟잎을 다 적셔가며 꺼이꺼이 울기 시작했다.



#


차갑게 떠나는 유민의 뒤모습을 민석은 쓸쓸히 바라보았다.

다행히도 유민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유민까지 속을정도였으니, 연희가 모르리라는 것은 당연했다...

알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왔다. 그동안 마음속으로 의지해왔던 유민까지 떠났다고 생각하니..자신에게 아무도 없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영훈은 흐믓한 맘으로 박제를 바라보았다.



모니터로 읽는거 진짜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지금까지 읽어주신 모든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음편에 계속~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하다는 과찬을 남겨주신..(그거 칭찬맞죠? ) 수민맘님..이번편도..님의 맘에 들었음 좋겠구요...

1편부터 단숨에..읽어버렸다는 해녀님....거짓말 쪼금 보태서죠? 제가 쓴글인데도..저도..중간에 쉬었다 읽곤했는데..ㅋㅋ

어쨌든.. 감사합니다.~

그리고...전편에..이어..끊임없는..관심을..보여주신..

쩡이님,마쉬멜로 파스타님..이젠 가족같은거 알죠?

ㅋㅋ 언제나 감사합니다.~ 님들땜에 힘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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