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올라오는 글만 읽다가 처음 써봅니다.
너무 억울하고 황당해서..
잠이 안오고 밤 중이라 부모님 깨실까봐 전화도 못하겠고..
하소연할 곳이 없어서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직장다니면서 야간에는 공부하는 사람인데요...
대학생들 아시겠지만 요즘 기말고사죠?
오늘 기말 고사를 마치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이 학교에서 멀어서... 때마다 늘 지하철여행을 해야하는 팔자랍니다.
제가 타고 내리는 지하철역은 지상에 있어요.
지하철과 지하철 내리는 공간이 틈이 좀 넓은 곳이기도 합니다.
저녁도 못 먹고 허기진 배에, 지친 몸 이끌면서 내릴 때였습니다.
제가 오늘 샌들을 신었거든요.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발을 띄는데,
누군가 뒤에서 제 샌들 반을 밟았습니다.
무게 중심을 잃은 저는 이제 막 움직이려는 지하철 쪽으로 넘어질 뻔했어요.
지하철의 틈은 넓지... 제가 내린 지하철은 이제 막 움직이려고 하지..
넘어질 뻔 할 순간 정말 아찔하더군요.
넘어지면 크게 다치거나 잘못하면 죽었겠다 생각이 드네요.
겨우 중심 잡고 서서 뒤를 쳐다봤습니다.
왠 아주머니인지 할머니께서 제 발을 밟으셨더라구요.
솔직히 "괜찮아?" "미안해요" 이런 정도의 말 한 마디 기대했습니다.
제가 다친 것도 아니고..
어른이시니깐... 괜찮냐는 말 한마디면 저도 웃으면서 괜찮습니다 했겠지요.
물론 저는 정말 크게 놀랬지만서두요.
그런데... 정말 표정하나 안 변하시고...
저를 위 아래로 보시더니 그냥 가시더라구요.
잘못됐으면 크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그냥 가시더라구요.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입을 비집고 나오는 "허"라는 소리를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주머니인지 할머니인지를 솔직히 쳐다봤습니다.
저도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는 상황에서 좋은 표정은 아니었겠지요..
화내봤자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서
참자 이러고 지하철역을 내려갔습니다.
때 마침 친구에게 전화가 왔고, 너무 어이가 없어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고 있었지요.
내려가던 계단 중간쯤이었습니다.
그 아주머니께서-그냥 아주머니라고할께요- 갑자기 저에게
소리를 지르시면서 욕을 하시더라구요.
"젊은 년이 싸가지 없게 어디서 어른을 째려보냐.
18년 미친 년 어쩌구 저쩌구 저쩌구...!!"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고..이제는 화가 나더라구요.
"니 년이 전화 쳐받다가 그런 걸 니가 뭐라고 날 감히 째려보냐 어쩌냐"
그순간 별 소리를 다 들었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저도 목소리가 커졌지요.
"사람 발을 밟아서 사람이 넘어질 뻔했으면 적어도 미안하다는 말
괜찮냐는 말 정도는해야 되시는거 아닌가요? 그런 말 한 마디 안하고 가시더니"
저도 말을 하는데 들리시지도 않나봅니다.
계속 욕을 하고 삿대질에 어쩌구 저쩌구..
저도 정말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막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존대말도 사용했구요)
그러던 사이 그 아주머니랑 아시는 분듯한 분이 오시더니 무슨 일이시냐면서
얼핏 그 아주머니의 얘기만 들으시더니 그냥 가자고 그 아주머니를 끌고 가시더라구요.
분하고 어이 없었지만, 싸우기도 싫고 해서
그냥 친구한테 너무 화가 난다고 통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앞서 가시던 그 아주머니 다시 나타나셔서 또 욕을 하시더라구요.
진짜 열이 받아서 저도 말을 했습니다.
지금 누가 잘못하신 건데 욕을 하시냐구요.
"너 같은 딸이나 며느리 안 둔게 다행이다 이런 18년아
늙은이 걸음하고 젊은이걸음하고 누가 잘못된거냐.
어디서 어른한테 지랄이냐"
정말 험하게 사신 분 같더라구요. 어쩜 저렇게 욕을 잘하실까..
제가 차마 그대로 옮기질 못하고 있지만.. 쓴 욕보다 더 합니다.
저도 성격이 없는 사람은 아니어서, 상황을 계속 말했습니다.
지금 그쪽에서 잘못하신 거 아니냐구요.
근데 어디다가 대고 욕하시냐고.
그랬더니.. 같이 계신 분이 만류하심에도 불구하고
저를 이제 때리려고까지 하시더라구요.
손을 뻗어서 머리채 잡으시려고 그러시고
너 같은 년은 맞아야 된다면서 협박도 하시고..
같이 계셨던 분 아니었으면 저 맞았겠죠??
머리 채를 잡아서 얼굴을 뭉개야 된다는 둥, 살벌한 말도 정말 많이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와서 때리라고 했습니다.
같이 계셨던 분은 저보고 젊은 사람이 그냥 가라고 하시길래
대체 제가 뭘 잘못했길래 이렇게 욕을 먹어야 되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무말 안하시고 그 아주머니를 데리고 가시더라구요.
제가 거기 서시라고, 얘기 끝내고 가시라고 하면서
혼자는 안될 것 같아서 오빠한테 전화를 했습니다.
오빠보고 좀 나오라구요.
그랬더니 그 통화를 들으셔서인지 어쩐지 빠른 걸음으로
집쪽으로 가시더라구요... 아! 물론 계속해서 욕설을 하셨습니다.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지만...
피곤도 했고... 지쳐서 집으로 왔습니다.
오빠는 놀래서 무슨 일이냐고 묻고...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발 밟는 실수..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발을 밟았다는 것 자체에는 화가 안나요.
지하철만 10년을 넘게 타고 다니는 사람인데요.
발을 밟거나 하고서는 정말 나몰라라... 하시는 분들 많으세요.
그런데 사람이 많고 그러면 그럴 수도 있지요.
넘어갈 수 있습니다.
솔직히 넘어갔구요... 저 역시도 지하철이나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사람 발 밟을 때 있고-물론 저는 그 때 그 때 적어도 죄송하다는말은 합니다...-
그러니깐... 발을 밟은 사실 자체는 이해됩니다.
근데 오늘 제가 당한 이 일은 상황이 좀 다르다고 생각되네요.
사람이 움직이는 지하철 쪽으로 넘어질 뻔한 것인데...
뒤에 계셨으니깐 그것을 보셨을텐데...
어쩜 괜찮냐는 말 한마디 안 할 수 있는지..
너무 화가 나고 어이가 없어서 안 좋은 표정으로 쳐다봤다고...
어떻게 그냥 가는 사람을 잡고 욕을 하며.. 하다못해 폭력을 쓰려고 할 수 있는지.
제상식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황당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잠을 잘 수가 있을까요...
ㅠ.ㅠ
참, 적어도 남의 발을 밟았을 때 미안하다 말 한 마디 해주는 센스!
그 센스가 서로 웃을 수 있는 대중교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