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울 비 ![]()
사랑하는 사람아
비가 내립니다. 겨울비가
눈이 내리면 좋을 이 겨울에
청승맞은 겨울비가 내려
머리를 옷깃을 적십니다.
하늘이 잿빛으로 잔뜩 찌푸려
창공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잎이 푸른 상록수는 좋아하겠지만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낙엽수는
헐벗은 채 온몸으로
아무 대책 없이 비를 맞고 있습니다.
바람도 없는 공중에
가는 빗방울들이 소리 없이
주저함도 없고 빈틈도 없이
온 누리를 촉촉이 적시고 있습니다.
아직도 봄은 멀리 있는데
봄은 아직도 까마득한데
대한이 지난지도 얼마 안 되고
입춘도 보름이나 더 남았는데
봄을 재촉하듯 가랑비가 내립니다.
홀로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에도
마디마다 사연을 간직한 대나무에도
꽃을 피워 향기를 자랑하는 동백에도
새움을 준비하는 목련과 벗꽃 나무에도
소리 없이 소록소록 가만히 내려앉습니다.
지금 내리는 이 비는
사랑하는 당신이 계신 곳에도 내리는지
지금 내리는 이 비를 보면서
사랑하는 그대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감정을 갖고 비 내림을 보는지
이성으로 내리는 비를 보고 있는지
아니면 더 할 수 없는 사랑으로
내리는 비를 보고 나를 생각하는지
겨울에 내리는 이 비는
나에겐 그리움을 더하게 하고
슬픔을 가슴 가득 밀려들게 합니다.
하얀 눈을 기다리는 나에게
더 할 수 없는 그대 보고 싶음을
나의 마음에 아픔으로 안겨 줍니다.
오늘 내리는 이 비는
나에게 슬픔을 가져다주지만
땅속으로 스며든 빗물은
온갖 식물들이 사랑을 받겠지요.
나에게는 보잘것없고 싫은 비지만
자연에게는 더할 수 없이 소중하겠지요.
이렇게 때가 되면 비도 내리는 것을
사랑도 때가 되면 만나지겠지요.
그 사람을 그리워한다면...................
그 사람을 소망한다면......................
2003년 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