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엔 거리의 장애인에게 빵을 떼어 먹여주는 빵집 아가씨가 미담의 주인공이 되어 이슈가 되더니 요즘엔 대구 홈플러스의 페스트푸드점의 직원 청년이 자주 오는 장애인 고객에게 햄버거를 먹여주고 핸드폰도 들어주고 배웅까지 해주었다고 이슈가 되고 있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참으로 바람직하고 흐믓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지금 이러한 미담의 주인공들이나 이런 모습들을 찍어 올리는 분들에게 딴지를 걸 생각은 절대 아니다.
장애인을 돕는 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도 아니다. 장애인에게 음식을 먹여주는 일이 이슈가 된다면 의정부 홈플러스 식료품 매장의 무료 시식 코너 직원들은 다 미담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성당의 자매님들이나 내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모두가 미담의 주인공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인인 내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내게(장애인에게) 음식을 먹여주신 분들의 공(?)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챙겨주는 일. 어찌 보면 당연해야할 이러한 일들이 미담이 되고 이슈가 되어야 하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참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먼저 거리의 장애인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빵을 들고 나가 떼어 먹여준 그 아가씨와는 달리 그 대구 홈플러스 직원은 처지가 달랐다는 것이다. 손님에게 친절해야하는 것은 직원의 의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 그 직원이 베푼 친절이 단지 의무감에서만 기인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건 그렇고 이러한 미담들을 접하는 사람들이 내뱉는 소감들 중에는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인 것 같다.”는 표현이 많은데 이 표현은 좀 암울하지 않은가? 좀 더 세월이 지나면 전혀 살 수 없는 세상이 된다는 말인가? 좀 더 지나면 그런 사람을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된다는 말인가? 그건 아니다. “아직 세상은 살만한 곳.”이 아니라 “이제야 세상이 살만해지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