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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뿌키라 와쓰 #3]우리의 들을 빼앗기지 않겠습니다

이수유 |2006.04.18 12:46
조회 1,439 |추천 3

출처 : http://cafe.naver.com/ftakiller.cafe 
원문 : http://cafe.naver.com/ftakiller/54

 


용산 미군기지가 물러난 대신
세계 최대의 미지상군 해외기지가 평택에 건설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의미를 잘 모르고 있습니다.
용산의 미군기지는 주한미군의 기지였지만,
평택의 미군기지는 동북아 미군의 기지로 계획된 것입니다.

주한미군의 작전 범위가 커지고 유연성이 증대되는 만큼
우리도 안전해진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정말 바보입니다.
평택기지는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동북아의 모든 분쟁들에서
바로 우리 자신이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음을.
동북아 물류의 허브 노릇을 하겠다는 정부의 공언과 달리
한반도는 동북아 미군의 허브 노릇을 할 겁니다.

평택 대추리는
오랜 세월, 우리 사회에 대해 노래해 온 한 가수의 고향입니다.
그가 거기서 농민들과 함께 싸우고 있습니다.
싸우다가, 플랭카드에 목이 졸린 채 질질 끌려나오고
다친 목으로 다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그 곳에 다녀온 사람들이 다시 글을 씁니다.
그 곳의 싸움을, 아니 우리 모두의 싸움에 대해서요.
읽어주십시오. 퍼날라 주십시오. 이 싸움에 동참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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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들판을 보러 가고 싶었다.
미군 기지가 들어선다는 곳, 평택의 대추리와 나무리 들판 말이다.
그것은 순전히 가수 정태춘과 박은옥 부부 탓이다.
벌써 50줄에 들어선 정태춘이라는 가수,
그는 가끔씩 사람을 먹먹하게 만드는 데가 있다.
이번에도 그랬다.

지난 3월 말 명동, 그곳에선 자선 콘서트가 열렸다.
북녘에 나무를 보내자는 취지의 콘서트였다.
정태춘은 마지막 출연자였다.
모자를 눌러 쓰고 등장한 그.
그는 첫 곡으로 <북한강에서>를 불렀다.
기타 전주에 이어 너무나 익숙한 가사가 흘러나오자,
나는 또 어쩔 수 없이 그 마법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눈물이 비죽비죽 흘러나오는 거였다.

왜? 노래에 얽힌 무슨 사연 같은 게 있는가.
여기에서 이야기를 다 늘어놓을 수는 없으니 다만,
서정성으로부터 반대 극단을 향해 멀어져간 끝에,
가장 순도 높은 서정성이 되어 돌아온
한 놀라운 가수의 모습을 목격했던 적이 있다고,
1998년과 2002년 정태춘이 만들고 부른
<5.18><다시, 첫차를 기다리며>와 같은 노래들과의 만남이
그것이었다고만 말해 두자.
그때 정신없이 전율했던 내 마음의 현인지라
이제는 정태춘의 노래만 만나면 그저 무작정 떨리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건 좀 민망하고 난처한 일이 아닌가.
나처럼 싸늘하고 건조한 사람에게 눈물이라니.

그런데,
두 번째 노래 <떠나가는 배>의 고음부로 올라가던 정태춘이
마이크에서 고개를 돌려 버렸다.
관객들이 대신 불러 모양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문제가 있어 보였다.
노래를 마친 정태춘은
목을 잘 풀지 못하고 올라와 미안하다고,
노래를 대신해준 관객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좀 전에 걸렸던 대목부터 다시 노래를 이어갔다.
하지만 여전히 목의 상태는 좋지 않았고
노래하는 것 자체가 어딘가 모르게 지치고 힘들어 보였다.

예정에 없던 박은옥이 무대에 올라오고 나서야 사정이 밝혀졌다.
정태춘은 목을 풀지 않은 게 아니라
목을 다쳤다는 것이었다.

열흘 쯤 전,
평택의 대추리 도두리 들판을 둘러싸고,
농사를 못 짓게 땅을 파헤치는 경찰들과
그 굴삭기를 몸으로 막아선 사람들과의 싸움이 있었다는 것,
정태춘은 굴삭기가 헤쳐놓은 구덩이에 드러누운 사람 중의 한 명이었고,
플래카드에 목이 감긴 채 구덩이에서 질질 끌려나왔다는 것이다.
그때 심하게 다친 목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 했다.
미군 기지가 들어서면 사라지게 될 도두리 들판은
그의 고향이라고 했다.
그냥 고향일 뿐 아니라,
‘서정의 고향’이라고 했다.

정태춘은 그의 노래가 만들어놓은 길을 우직하게 가고 있는 중이다.
그 모습을 먼발치에서나마 한번 지켜보고 싶었다.
그의 아내 박은옥은 아무렇지 않은 어조로,
그저 평택에 한번 내려오시라고,
오셔서 봄이 오는 들판이나 한번 둘러보시라고 했다.
나는 박은옥의 초대장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 쥐었다.

조촐한 소풍이기는 이미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그곳 대추리와 도두리에서,
들판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함께 나눌
무언가 쓸만한 것을 내 안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그래서 잠시라도 함께 따뜻해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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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기초해부 ver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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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뿌키라 와쓰 #1]우리 모두가 소수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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