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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화

최재희 |2006.06.06 23:02
조회 62 |추천 0

 

         운동화

                    노연화

    나들 나들 헤진
    시집 한 권 있었다.
    헝클어진 마음
    마른 검불처럼 버석거릴 때
    눈 속에 핀 복수초꽃 보듯
    가슴 떨며 읽어가던 詩

    금방 왔다가 어느새 가버린 
    손등 위의 눈발 같은 애인
    째째하고 쪼잔한 사랑이 서러워
    가슴 큰 나무 둥치에 기대어
    억수 같은 소나기로 울었다.
    낡은 시집 동무 삼아 껴안고 울었다.

    질척거리는 세월의 늪을 건널 때
    걸레 되어 흔쾌히 나를 닦아주고
    느릿느릿 나를 일으켜 세우던
    닳아서 정겨운 시집 한 권 있었다.
    허리 굽혀 신발 끈을 매다가
    못난 표지 가만 가만 쓰다듬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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